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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지 않은 인간들이 있다

중요한 건 내 인생

by 글장이


정규수업도 다 들었고, 강의자료도 다 제공했고, 제목과 목차도 기획해 주었으며, 초고 집필간 검토도 다 했고, 1차 퇴고 안내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도 갑자기 환불을 요구하는 사람 있었습니다. 그것도 80퍼센트 이상을 말이죠. 이유인 즉, 자신은 아직 책을 출간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강료를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제가 할 건 다 했고, 그녀는 퇴고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환불을 요구할 만한 어떤 논리나 정황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막무가내 요구를 했으며, 결국에는 저를 향한 인격적 모욕과 비방을 카페에 남기고는 탈퇴했습니다.


몇 번이나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목이 아프다는 핑계로 전화를 받지 않고 카톡으로만 제게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속이 상하고 화도 났습니다. 도무지 합리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억지와 강제와 고집만 부렸습니다.


닷새 동안 죽을 힘을 다해 일했습니다. 철거 현장에는 석면가루가 먼지보다 많이 날렸고, 오래 된 건물은 나사 하나만 잘못 풀어도 무너지기 일쑤였지요. 안전모도 쓰고 마스크도 착용했지만, 두어 시간만 일해도 온몸이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어쨌든 다치지 않고 일을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업주가 일당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내일 준다, 다음에 준다 하면서 시간을 끌었고요. 나중에는 자기네들도 윗선에서 돈을 받아야만 줄 수 있다면서 아예 배짱을 부렸습니다.


노가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그런 걸 노리고 일당 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떼먹으려는 작자들이 있습니다. 사무실에 찾아가 사정도 해 보고, 빨리 돈 달라고 독촉도 해 보았습니다. 그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 돈 있는 걸 뻔히 아는데도,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끌었지요.


계약서에는 "업주 상황에 따라 지급 기한의 연장이 가능하다"는 깨알 같은 글씨의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연히 우리 일꾼들은 그런 계약 사항 꼼꼼히 보지 않았고요. 불합리한 업주들의 횡포에 하루 먹고 사는 우리 일꾼들은 매번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습니다.


세상에는 합리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이 도전하려고 할 때,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결정적인 때에,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려고 할 때에, 모임에 참여할 때, 사람들과 어울릴 때, 항상 나타납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 경험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배우고 익힌 교육 수준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속이 상하고 화가 납니다. 당장이라도 머리끄댕이를 잡고서 저 멀리 던져버리고 싶습니다. 더 큰 화를 입을까 봐 차마 그리 하지는 못합니다. 애만 타는 거지요.


그들은 뻔뻔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앞뒤 분간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 눈치도 보지 않습니다. 막무가내이고,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고, 기어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가지고야 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말이죠.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들 때문에 상처 입고 속상해하고 힘들어한 적 많습니다. 어떻게든 그들을 '합리적 근거'로 설득하고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적도 있습니다. 다 소용없는 짓이었습니다. 이후로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그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첫째,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들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기 다 빨립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 나타났다 싶으면 재빨리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둘째, 논리과 합리과 이성으로 그들을 대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머리에 꽃 꽂은 사람 대하듯이, 그저 불쌍하다는 마음으로만 그들을 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 다치는 일 없앨 수 있습니다.


셋째, 그들은 신이 우리에게 보내 준 선물입니다. 인내심을 키우고, 중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며, 감정의 파도를 잠재울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여겨야 합니다.


넷째, 자신은 혹시 그들처럼 비합리적인 말이나 행동을 하지는 않는가 성찰해야 합니다. '그들'은 내 인생에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삶에 중요한 것은 나 자신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섯째, 세상 모든 영화와 소설과 드라마에는 반드시 빌런이 등장합니다. 현실에 나타난 빌런은 우리 인생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요소입니다. 그들 때문에 피해 입지 말고, 그들을 활용해 자신이 성장해야 합니다. 적어도 나는 저런 사람 되지 말아야지!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로 빌런을 활용하는 거지요.


좋은 사람만 만나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꼭 희한한 인간 만나게 마련입니다. 사람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저런 인간이 다 있을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 있지요.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세상에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요. 속 태우며 괴로워하는 것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 되지 않습니다. 슬기롭고 현명한 태도로 그들을 내 삶에 활용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제 눈앞에 나타났던 모든 빌런들은, 제가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 내가 지금 하려는 말과 행동이 그때 그 인간과 비슷하구나! 당장 바꾸고 수정하고 보완합니다. 덕분에 제 삶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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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번 추석에도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 때문에 속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한 편 찍었다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제, 행복한 주인공이 되세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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