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일 만들지 맙시다
평소에는 친절하고 싹싹하고 유쾌한 사람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 무슨 속 상한 일이나 수 틀리는 일 생기면 전혀 다른 사람 됩니다. 예의도 사라지고 말도 함부로 하고 마치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밝고 유쾌한 모습 열 번이었어도 한 번의 막된 행동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란 걸 모르는 사람 없을 겁니다.
화가 나고 속상할 때 조금 다른 모습 드러나는 건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술 마시면 전혀 다른 사람 되는 경우나 다를 바가 없겠지요. 적어도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한결같을 수 있겠습니까. 슬플 땐 울기도 하고 기쁠 땐 웃기도 하면서 감정에 따라 표정과 말투와 행동이 바뀌게 마련이지요. 문제는,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과 달리 부정적이고 불쾌한 감정의 표현인 경우 상대방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상대방 기분에 따라 내 기분이 좌우되는 경우 허다합니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하면 나까지 행복해지고요. 짜증 부리고 화 내는 사람 곁에 있으면 나까지 어두워집니다.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상대방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천안에 강의를 간다고 하니 어머니께서 이리 말씀하십니다. "넌 어디 강의를 가면 간다고 미리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평소에는 강의 다녀온다고 하면 잘 다녀와라, 차 조심해라 등 따뜻하게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심사가 뒤틀렸는지, 아침밥 먹을 때부터 표정과 말투가 좋지 않습니다.
저는 제 어머니를 글에 담을 때마다 '짜증 많은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쓰는 저도 마음이 좋지 않지만,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적는 것이지요. 따뜻하고 인자하고 마음 넓은 어머니일 때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당신 감정에 따라 상대에게 말을 함부로 툭툭 던지는 습관은 최악이지요. 저한테만 그러시는 게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짜증을 부립니다.
제 어머니뿐만 아닙니다. 평소에는 양의 탈을 쓰고 지내다가, 기분이 나쁘거나 속 상하는 일 생길 때면 전혀 예상치 못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 많습니다. 어쩌면 저도 포함될 지 모르겠네요.
달라져야 합니다. 바꾸어야 합니다. 순간의 감정 풀이로 마구 던지는 말과 행동과 한 줄 글이 자신과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버립니다. 억울하고 분한 일이지요. 나 원래 그런 사람 아닌데. 백날 우겨 봐야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처님처럼 시종일관 마음의 고요를 유지하기는 힘들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지금보다 마음 파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할 겁니다.
첫째, 멈추는 시간 가져야 합니다. 말과 글은 결코 급할 게 없습니다. 3초만 있다가 말하고, 5초만 생각하고 글 쓰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불과 3초 5초에 불과한 시간만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둘째, 성질 더러운 거 티 내 봐야 자신에게 도움 될 것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나 화 나면 무서운 사람이야! 옛날 쌍팔년도 시대에나 통하던 얘기지요. 지금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이 제일 하수입니다.
셋째, 말과 글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돌이킬 수 없습니다. 후회를 하고 사과를 하고 아니라고 부정해도, 한 번 뱉은 말과 행동과 글은 '나'란 사람을 정의하고 말지요. 결국은 시간을 타고 돌고 돌아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말과 행동과 글, 절대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저도 성질이 참 못되어가지고, 감정에 따라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 많았거든요. 분명한 사실은, 그럴 때마다 돌아서면 꼭 후회를 했다는 겁니다. 후회할 거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매번 같은 말과 행동을 되풀이하는 사람치고 인생 잘 풀리는 경우 없지요.
완벽하자는 게 아니라 노력하자는 얘기입니다. 일전에 제가 아주 화가 났을 때, 또 후회할 게 뻔하니까 이번에는 감정을 좀 추스려 보자 하고 마음먹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수강생들과 카톡 주고받으면서 화를 줄이고 표현에도 신경 썼지요. 그 시간 지나고 나서 스스로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후회보다 훨씬 좋은 감정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인생 잘 살려면 좋은 감정 많이 느끼는 게 최고입니다. 좋은 감정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내면에서 생기는 겁니다. "무엇 때문에" 감정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좋은 감정을 느낀 덕분에" 무엇이든 잘 풀리는 것이지요.
말과 글과 행동 함부로 해서 실컷 상대방 기분 다 망쳐놓고, 시간 지나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일상을 보내는 사람 보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이미 세상은 자신을 '싸가지 없는 인간'으로 정의하는데, 혼자만 모른 채 아무 이상 없이 잘 사는 걸로 착각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말은 허공에 흩어지기 때문에 뱉은 사람은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상처 입은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합니다. 잘 잊어버리기 때문에 주의하지 못하는 때도 많지요. 말을 조심해야 하고,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감정 따라 말과 글과 행동 바뀌는 사람이 제일 쉽습니다. 그런 사람 파악하고 다루기가 가장 수월합니다. 얕고 가볍고 소란합니다. 신뢰 없습니다. 겉으로는 일도 잘하고 관계도 좋은 것 같지만, 힘들고 어려운 상황 닥치면 쉽게 무너집니다. 다시 일어서기도 힘듭니다. 기분 따라 감정 따라 휙휙 바뀌고, 말과 글과 행동 되는 대로 드러내는 사람. 이제는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아무 일 없는 평소에는 누구나 다 긍정적이고 착하고 열정 넘칩니다. 컨디션 좋을 때 그거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속상하고 화 나는 일 생겼을 때, 몸과 마음이 고되고 편치 않을 때, 그런 순간에조차 평정심 유지할 수 있어야 '다른 존재'가 될 수 있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