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아닌 일상을 글감으로 바꾸는 방법

나의 하루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다

by 글장이


대단한 일, 특별한 이벤트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부분의 날들은 평범하거나 일상적이다. 아들이 서울대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은 날에는 블로그에 글 쓰기가 쉽다. 남편으로부터 루이비통 가방을 선물 받은 날에는 누가 말려도 글 써서 공유한다.


문제는, 그런 날이 인생에 몇 번이나 있느냐 하는 거다. 매일 반복 되는 일상.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 아침에 일어나 회사 가고, 일하고, 퇴근하고, 소주 한 잔 마시고, 집에 와서, 스마트폰 쥐고 있다가 잠든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하루 일과가 비슷한 경우 쓸거리가 마땅찮은 것이 현실이다.


위대한 작가들이야 쓰는 습관도 배어 있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를 테니 평범한 일상에서도 참한 글감을 길어올릴 수 있겠지만, 우리 같은 초보 작가는 그럴 듯한 글감 하나 떠올리는 것도 고뇌에 가깝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 <어린 왕자> 중에서


이 문장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한 편의 글을 쓰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지금 저는 문장 하나로 시작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저 문장은 무언가에 공을 들이고 정성 쏟는 만큼 그 대상이 소중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만큼 대상이 내게 절실해진다는 말과 같겠죠. 내가 온마음으로 헌신하는 만큼 상대가 내게 귀한 존재가 된다고 써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소중하게 다루지 못한 탓에 뭔가 잃어버린 경험

정성 다하지 못해서 이별한 경험

온마음 다해 키웠는데 죽거나 잃어버린 반려견

몽당연필처럼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가치가 없지만, 자신에게는 더 없는 물건


<어린 왕자>에서 발췌한 문장 하나를 노트에 적고,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다음, 그 생각에 어울릴 만한 과거 경험을 떠올려 이야기 형식으로 글을 씁니다. 이렇게 하면, 주제나 소재 떠올리기도 쉽고, 한 편의 글 분량 채우기도 수월합니다.


자, 이제 범위를 넓혀 볼까요? 문장 하나만 있으면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문장은 책 속에만 있을까요? 영화나 드라마 대사, 친구의 한 마디, 직장에서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 광고 문구, 아버지나 어머니가 했던 말 중 기억 나는 한 마디, 거리 간판이나 SNS 한 줄 표현들.


'문장'은 일상 속 어디서든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기 때문에 마침맞은 글감을 놓치고 마는 것이죠. 글을 쓰겠다 작정했다면, 일상에서 나를 스치고 가는 모든 문장을 잡아채겠다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문장만 있으면 됩니다. 문장 하나만 있으면 거기에 내 경험과 지식을 얹을 수 있고, 그러면 한 편의 글도 무난하게 쓸 수 있습니다.


이 연습을 어느 정도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 적절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길에서 아이를 업고 가는 엄마를 보았다고 칩시다. "보호 받는 입장에서 보호하는 존재로 바뀌는 과정이 인생이다."와 같은 문장을 떠올릴 수 있겠지요. 없는 문장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언제 어디서든 글 한 편 뚝딱 쓸 수 있겠지요.


특별한 일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겁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소박하고 거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일상 모든 것들에서 문장과 메시지를 길어올리는 것이야말로 글 쓰는 사람으로서 최고의 가치 아니겠습니까.


관심 갖고 주변 돌아보면 모든 것이 글감입니다. 내가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주제가 결정되는 것이죠. 당장 멋진 주제 만들겠다 욕심 부리지 말고, 매일 한두 가지 일상에서 글감 찾는 연습을 반복하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쓸 수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렇게 노력해가면서 일상 글감 찾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수롭지 않게 살아간다고 느끼는 나와 내 인생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찐하게 살아내야 하는 게 인생인데, 많은 사람이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노릇이지요. 글 쓰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하루'가 없습니다. 모두가 글감입니다. 모든 날들이 의미와 가치로 가득 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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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엄청난 사람들이야 세상이 알아서 띄워주고 상도 주고 의미와 가치 팍팍 심어주지만,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면 아무도 눈여겨 봐주지 않거든요. 일상을 쓰는 힘. 전과자 파산자의 삶이 눈부시게 달라진 이유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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