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들면 그게 더 이상하다
초보 작가가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며 "잘 썼구나!" 감탄하고 흐뭇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글쓰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많이 써 본 경험도 부족하고, 독자들과의 소통에도 익숙지 않은 초보자가 어떻게 글을 잘 쓸 수가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자신의 글을 읽으면서 감동하고 만족해하는 것은 건방이고 오만이며 기고만장이라고 보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 아니면, 아예 글이라는 것에 대해 전혀 몰라서 부족하고 모자란 상태의 글을 보면서도 자아도취에 빠지는 경우일 수도 있겠지요.
글을 쓰고 나면, 항상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퇴고를 거듭해도 자꾸만 고칠 부분이 눈에 띕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수정한다고 했는데도 계속 틀린 부분 나오고요. 메시지는 고치면 고칠수록 점점 더 이상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구성도 애매하고, 표현도 상투적인 것 같고, 너무 내 얘기만 수다 떨듯 드러낸 것 같아서 민망하기까지 합니다. 초보 작가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 없습니다.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고, 펜을 놓을 필요도 없고, 재능이 없다며 한숨 내쉴 이유도 없습니다. 흔히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일컬어지는 수많은 기성 작가들도 똑같은 과정을 겪었습니다. 뭔가 방법이 있다는 의미겠지요.
첫째, 우리에게는 열두 척의 퇴고가 남아 있습니다. 초고는 흔히 쓰레기 혹은 걸레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아니란 뜻입니다. 고치고 다듬고 삭제하고 다시 쓰는 퇴고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글다운 글이 됩니다. 글쓰기 고쳐쓰기입니다. 초고가 엉망이라고 해서 기죽을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완벽이 아니라 완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끝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상태의 글을 끝까지 쓰는 것! 이것이 바로 초보 작가가 갖춰야 할 태도입니다.
셋째, 부족하고 모자란 점이 어떤 것인가 파악할 줄 아는 힘이 필요합니다. 공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완벽에 가까운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공부하는 태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단연코 독서를 해야 하고요. 기회가 있다면 강좌를 들어도 좋습니다. 공부하면 보입니다. 보이면 수정할 수 있지요. 초고를 다듬고 수정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넷째, "잘 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쓰는" 과정에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면, 한 걸음만 떼어도 부모는 기적이라 외치며 박수를 칩니다. 만약, 석 달 된 아기가 벌떡 일어나 점프를 하고 공중제비를 돌면 병원에 가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걸음! 우리는 A4용지 1.5매를 채우는 것만으로 기적이지요.
다섯째, 글 쓰는 목적이 타인을 돕는 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잘난 척하고, 돈 벌고, 성공하고, 인생역전하고, 많이 팔고, 베스트셀러 작가 되고. 그런 물질적 이익에만 가치를 두면 쓰는 행위는 노동이자 고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폐지 쌓인 리어카 끌고 가는 할머니를 보고 뒤를 밀어주는 사람이 그 대가로 돈이나 성공만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물질적인 성공은 본질과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부가적인 이익일 뿐입니다.
감옥에서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제가 쓴 글을 읽으면서 무슨 소린지 이해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글쓰기 재능 따위 아예 없구나 싶어서 다 때려치우려 했지요. 글마저 버리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때 생각 바꿨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글을 못 쓰는 작가가 되자!'
이렇게 마음먹고 글을 쓰니까 한결 자유롭고 편안했습니다. 고치고 다듬고 삭제하고 다시 쓰는 과정에서 아주 조금만 좋아져도 기쁘고 행복했지요. 결국 저는 여덟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못 쓰는 글을 많이 쓰는 것! 이것이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동시에 글쓰기를 즐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 과정에서 독서도 하고 배우기도 하면 글이 훨씬 좋아질 테고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 하나도 없습니다.
글을 잘 못 쓴다는 이유로 펜을 놓는 사람 많습니다.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다들 포기하니까, 이럴 때 내가 매일 꾸준히 쓰면서 실력 쌓으면 꿈을 이루기가 훨씬 수월하겠지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글쓰기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충분한 경험을 해 본 적 없는데도 어떤 일을 잘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겁니다. 평생 동안 말은 많이 했지만, 하나의 주제로 일정 분량 글을 쓰는 일은 거의 없었거든요. 이제부터 매일 한 편씩 꾸준히 쓰면서 경험도 쌓고 실력도 늘이면 됩니다. 글쓰기는 그 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말과 글은 표현의 수단이란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도움 될 겁니다. 생각을 바로 문자로 표현하려 들지 말고, 먼저 말로 중얼중얼 해 본 다음에 글을 쓰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바로 쓰는 것보다 훨씬 정제된 글 쓸 수 있습니다.
글 쓰는 행위를 사랑해야 글쓰기도 나를 사랑해줍니다. 내가 쓴 부족하고 모자란 글에 의미와 가치를 담아야 글도 점점 좋아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탓하고 자신의 글을 비하하는 것이 가장 나쁜 태도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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