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나이 오십쯤 되어 근사한 자기 사무실 갖춘 사람 많습니다. 저는 고작 여덟 평짜리 원룸에서 일합니다. 책상, 책장 등 집기는 모두 중고입니다. 책이 많은데, 정리할 공간이 마땅찮아서 테이블 위 혹은 방바닥에 마구 쌓아두고 있습니다. 바다 또는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통유리가 있는 사무실에서 근사하게 앉아 글 쓰고 강의하고 싶습니다.
몸도 건강하지 못한 편입니다. 감옥과 막노동 현장 등 지저분한 환경에서 머물고 일하다 보니, 면역력이 극도로 약해졌지요. 희귀암 판정도 받았고, 척추와 신경에도 문제가 생겨 일상을 살얼음판 걷듯 보내야 합니다. 툭하면 감기, 두통, 배탈, 저림 등으로 힘든 시간 보내야 합니다.
신용상의 문제로 계좌, 카드 등의 사용이 원활하지 못합니다. 송금 한 번 하려면 은행까지 가야 하고요. 실명을 증명해야 하는 곳과는 아예 거래조차 하지 못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금융 관련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건 상당히 불편한 일입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척척 업무 처리하는 사람들 보면 부럽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이라는 일인기업 대표로 9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암 환자라는 거지 같은 수식어들을 딛고 악착같이 노력하여 지금에 이르렀지요. 동기간 작가배출 1위라는 위엄을 달성했으며, 많은 수강생이 저와 함께 글 쓰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에 겪었던 참혹했던 시간들에 비하면, 저는 지금 매일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축복을 누리고 있거든요. 자칫 인생 바닥에서 여전히 개고생 하면서 가족까지 힘들게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운이 좋아 새로운 삶을 만났고, 풍요롭고 인정받는 하루하루 누릴 수 있게 된 겁니다.
예전에는 무슨 이런 개 같은 인생이 다 있나 싶었는데요. 요즘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과거 저처럼 힘들고 어려운 시간 보내는 이들에게 글쓰기/책쓰기 분야에서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저 자신에게 존재 가치가 있음을 매 순간 증명하면서 산다는 건 정말이지 더 없는 행복이거든요.
불행한 이유를 써 보았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이유도 함께 적어 보았습니다. 작정하고 쓰면, 불행한 이유 끝도 없이 더 나열할 수 있습니다. 마음 바꾸어서, 행복한 이유를 적겠다 해도 밤 새워 쓸 수 있습니다.
저는 불행할까요, 아니면 행복할까요? 네, 맞습니다. 저 많은 이유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저의 불행과 행복은 결정 됩니다. 아침에 눈 뜰 때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죠. '지긋지긋한 일상,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사람과 일에 시달려야 하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새로운 하루! 오늘은 또 어떤 사람들을 도우며 어떤 의미와 가치로 내 삶을 빛나게 만들 것인가!'라며 두근거릴 수도 있습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생각의 선택이고, 감정의 선택이며, 말과 행동의 선택입니다. 모두가 지금 당장, 순간에 가능한 선택입니다. 모두가 오직 나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어떤 환경이나 상황이나 조건이나 사람도 나의 선택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불행과 행복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지금 내 손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제가 불행하기로 선택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글 첫머리에 적었듯이,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불행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불행한 이유를 찾겠다 마음먹으면, 끝도 없이 갖다붙일 수 있습니다. 금수저 부모 못 만난 것부터 시작해서, 전과자 파산자 된 것도 그렇고, 매일 사람 상대하며 스트레스 받아야 하는 것도, 어느 새 인생 절반 넘게 살아버린 것도 불행이며, 누구처럼 베스트셀러 한 권 출간하지 못한 것도 불행이라면 불행일 테지요.
저뿐만 아닙니다. 세상 모든 사람은 자기 삶을 불행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마음먹기에 달렸지요. 아침에 눈 뜰 때부터 밤에 잠자리 들 때까지, 모든 순간을 불행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생각 한 번 불행으로 돌리면 모든 게 불행해지니까, 인생 불행으로 만드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행복도 똑같습니다. 불행이 생각 하나에 달려 있는 것처럼, 행복도 마음 하나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행복하겠다 작정하면, 모든 것이 행복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지요. 아침에 눈 뜰 수 있다는 사실부터 행복이고요. 밥 먹을 수 있고, 가족 있고, 걸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감옥에 갇혀 있지 않은 것만도 행복하고도 남을 일입니다.
행복을 선택이라 여기지 않고 외부 환경이나 사건 또는 상황의 영향이라 믿는 사람 많습니다. 그들은 행복한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언젠가 행복한 순간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행복할 만한 어느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은 평생 기다리기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돈 많으면 행복할 수 있어!'라고 믿는 사람 있다고 칩시다. 그런 사람은 어느 날 천만 원을 벌게 되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5분만 지나면 금세 이천만 원을 벌고 싶어집니다. 반짝 행복이 순식간에 지나면서 다시 행복을 '기다리는' 상태로 바뀌어버리는 것이죠.
행복을 외부 환경이나 조건 또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정의하는 사람은 영원히 행복할 수 없습니다. 나를 제외한 세상 모든 것이 '행복한 상태'로 바뀌지 않는 한, 결코 행복을 느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옷을 입고 있으며, 신발을 신고 있고, 주변 사람들이 있고, 음식을 먹으며, 또 무언가를 가지고 있겠지요. 그것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요? 태어날 땐 분명 빈손이었는데, 어디에서 그 많은 것들이 내게로 왔을까요?
감사하려고 마음먹으면 모든 것이 감사할 대상입니다. 처음에는 감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감사가 익숙한 일상이 되고, 그 다음에는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립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순간은 기적이지만, 기적이 유지되는 동안 일상으로 바뀌면서 감사와 축복을 잊게 되는 것이죠. 억지로라도 기억해야 합니다. 기를 쓰고 기억해내야 합니다. 타성에 젖어 모든 걸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 인생은 끝도 없는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됩니다.
매일을 '행복한 이유'를 찾는 날들로 정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매 순간을 '감사한 이유'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정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행복은 선택입니다. 난 이래서 행복하고, 이래서 감사하다! 매일 세 가지만 찾으려 노력해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생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