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과 원칙
글은 쉽게 써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독자가 이해할 수 없으면 쓸모가 없겠지요. 쉽게 써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어려운 한자나 외래어 섞지 말라는 뜻도 포함하지만, 평소 말할 때 사용하는 단어나 어휘 그대로 글을 쓰라는 뜻도 내포합니다.
"심적 고통으로 말미암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어려운 문장이 이런 것이죠. 의미야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겠지만, 훨씬 쉽고 간결한 표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게 어려운 단어를 나열할 이유는 없습니다. "마음이 아파 잠이 오지 않는다."
초보 작가 중에는 현란하고 수려한 문장을 쓰려고 애쓰는 사람 종종 있는데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더 잘 보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장하고 부풀리게 되는 것이죠. "38도가 넘었다"라고 써도 될 것을 "폭염 때문에 호흡이 곤란했다"라고 쓰곤 합니다. 쉬운 표현이 있을 때는 굳이 어렵게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문장은 짧게 써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많은 반대 의견을 만나곤 하는데요. 문장을 길게 쓰든 짧게 쓰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 다만, 초보 작가의 경우에는 빼도 되는 군더더기가 잔뜩 붙어 의도치 않게 문장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몇 가지 오류가 발생하는데요. 첫째,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수두룩합니다. 둘째, 주술 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많습니다. 셋째, 앞뒤 문맥이 맞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단문으로 짧게 쓰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짧게 쓰는 연습을 먼저 하고, 나중에 만연체 구사해도 늦지 않습니다.
형용사, 부사, 접속사 등 굳이 쓰지 않아도 될 꾸미는 말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담백하게 쓰면, 독자가 읽기에 훨씬 수월하고 가독성도 좋아집니다. 작가 본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전달력도 향상 되고요. 문장 짧게 쓰는 연습, 꼭 필요합니다.
쉽게 쓰기, 짧게 쓰기 등 글쓰기에는 기본과 원칙이 있습니다. 잘 쓰고 못 쓰고는 나중 문제이고요. 초보 작가는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익히는 게 먼저입니다. 글 쓰기도 힘들고 어려운데, 언제 기본과 원칙을 익히느냐고 불평하는 사람 있을 수 있습니다.
기본과 원칙을 익히면 시간이 지날수록 글 쓰기가 수월해진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쓰기 편한 대로 마구 쓰는 습관 들이면 나중에는 기본도 원칙도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부족하고 모자란 글밖에 쓸 수가 없겠지요. 잘못된 습관을 들인 후에 기본과 원칙을 익히려 하면 몇 배로 더 힘이 들 겁니다.
수요일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49명 예비 작가님들과 "책쓰기 온라인 155기, 1주차 수업" 함께 했습니다. 11월 첫 수업인 만큼 기본과 원칙에 대해 총정리하는 시간 가졌습니다.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분들, 쓰다가 막힌 분들, 마무리를 짓지 못한 분들, 모두에게 도움 되었을 거라 확신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과 원칙을 지킬수록 자기 인생에 당당해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바르다'고 생각하는 경향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틀렸고 자신은 옳다고 주장하지요. 이런 이유로 수많은 갈등과 오해와 다툼이 발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본과 원칙은 누구에게나 적용 되는 기준입니다. 그것을 어기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있지만, 구정물이 존재한다고 해서 구정물처럼 살아도 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미쳐 돌아가도 나 자신만큼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놓지 말아야 합니다.
사업 실패하고 인생 무너졌을 때,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돼라 식으로 살았던 적 있습니다. 그렇게 삐딱하게 살다 보니, 저 자신과 인생에 대한 회의만 느껴지고 좋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갈수록 부정적인 생각만 들고, 세상과 인생에 대한 분노와 원망만 쌓여갔지요. 두 번 다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초보 작가일수록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삶의 무게에 지치고 힘들수록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 글도 좋아지고 삶도 좋아집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