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지금에 충실하기
죄 짓고 해외로 도망가는 사람들 있지요. 그런 사람들에게 '도피'라는 표현을 씁니다. 국내에 그대로 있다가는 처벌 받고 감옥에 갈 게 뻔하니까, 해외로 몸을 숨겨 죄값을 피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향해 손가락질을 합니다. 나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는 '도피'를 전혀 하지 않고 살고 있는 걸까요? 저는 과거 아주 제대로 도피를 한 적 있습니다. 해외로 도망간 게 아니고요. 현실을 도피했다는 말입니다. 사업 실패 후, 도저히 현실을 견디기 어려워 '마음 도망'을 친 겁니다.
어떤 식으로 도피했느냐 하면요. 첫째, 과거를 돌이켜 후회했습니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둘째,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했습니다. 앞으로 내 인생 어떻게 될까. 셋째, 술을 퍼마시며 현실을 잊으려 했습니다. '지금'을 살지 않았던 거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우리가 마주하는 시간은 언제나 오늘과 지금 뿐입니다.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지금을 살아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이 어제와 내일을 살려고 합니다. 지난 일 후회하고, 미련 갖고, 집착합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합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습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바로 오늘, 지금을 충실히 사는 것만이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줄곧 어제와 내일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늘을 살아낸 게 아닙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 하더라도 생각이 어제와 내일에 가 있으면 그것은 인생에 집중한 게 아니라 현실을 도피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죄 짓고 해외로 도피한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그들이 마음 평온하게 인생을 즐길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평생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할 겁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과 지금에 집중하지 않고 현실 도피하여 어제와 내일에 연연하면 결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을 겁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37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217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우리 작가님들 이제 제법 글도 잘 쓰고, 문맥도 잘 잡습니다. 더 욕심이 나서 몇 가지 꼭 지켜야 할 점들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문장수업은 "라이브 퇴고 쇼"입니다. 작가님들이 쓴 초고 일부를 화면 상단에 띄우고, 그 아래쪽에다 실시간으로 수정/보완 하면서 해설을 덧붙이는 방식이죠. 글쓰기 공부에 더 없고, 문장력 향상에도 도움 됩니다.
아울러, 오늘과 지금에 집중하자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너무 많은 이들이 어제와 내일에 집착하여 소중한 오늘을 놓치고 삽니다. 인간은 하루에 딱 하루밖에 살 수 없습니다. 어제와 내일과 오늘을 동시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 한 편의 글을 쓰듯이, 오늘 하루만 살아내야 합니다. 세상은 이것을 '최선'이라 부르지요.
저는 글쓰기를 사랑합니다. 어제 있었던 아쉬운 일들, 내일 일어날지도 모를 여러 가지 일들. 글을 쓰다 보면 어제와 내일보다는 자연스럽게 지금에 집중하게 되거든요.
어제 후회 되는 일 많았지만, 글 쓰다 보면 "지금 시점에서 그때를 되돌아보며 재해석하게" 되므로, 후회보다는 더 나은 삶을 향한 건설적인 태도를 갖게 됩니다. 내일 일어날 일들에 대해 불안하고 두려운 경우 없지 않지만, 글 쓰다 보면 "내가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자존감 장착하게 됩니다.
글쓰기는 과거를 바꾸고 미래를 만드는, 그러면서 오늘과 지금에 집중하게 해주는 참한 도구입니다. 언젠가 삶이 다하는 날이 왔을 때 스스로 잘 살았다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건 모두 글쓰기 덕분일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죠.
팍팍한 인생입니다. 거칠고 험한 세상입니다. 환경, 조건, 상황, 사건, 사람, 무엇 하나 만만한 게 없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자기중심 잘 잡고, 하나뿐인 내 인생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하겠지요. 한 번에 하루씩! 이것이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태도라고 믿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