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받아들인다는 의미

문제가 생길 때마다

by 글장이


수강생이 많습니다. 재수강하는 기존 수강생도 많고, 매월 신규 입과하는 예비 작가들도 평균 열 명 넘습니다. 오픈채팅방에 가입하여 적극 활동중인 사람도 수백 명입니다. 카페 가입자는 천 명에 육박하고요. 수강생이 많다는 건 강사 입장에서 행복한 일이지요.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합니다.


자이언트는 글쓰기/책쓰기를 주제로 하는 모임입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들고, 또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글쓰기/책쓰기는 어렵습니다. 힘들고 지난한 길입니다. 그래서 빨리 지치고, 때로 포기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는 "힘들다, 어렵다"는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듣고 살까요? 일일이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한 번도 듣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날은 없는 듯합니다. 많을 때는 종일 하소연과 푸념을 들어야 하는 날도 있습니다.


한 사람 전화와서 이런저런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면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대부분 실제 문제라기보다는 글쓰기/책쓰기를 바라보는 관념의 문제인 경우가 많거든요.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제 이야기에 귀를 열고 조금씩 생각을 바꾸는 사람 있는가하면, 고정관념이 워낙 두텁게 쌓여 아무리 이야기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는 강사이자 코치이고, 리더입니다.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살아갑니다. 수강생들이 답답해한다면, 그것은 가장 먼저 저한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니 전화를 받을 때마다 무시하거나 모른 척할 수 없는 노릇이지요. 내 문제다 생각하고 진심 담아 조언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전화 한 통 겨우 끊고 나면 5분 뒤에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연락 옵니다. 이른 아침에도 전화가 오고 늦은 밤에도 전화가 옵니다. 주말에도 연락 오고 휴일에도 통화합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전화가 한 통도 오지 않는 '고요한' 날 과연 있을까.


다섯 식구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기력이 많이 약해졌고요. 아들은 고3입니다. 아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챙기고 아들 뒷바라지하느라 뼈가 휠 지경입니다.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온가족이 저만 바라보고 저한테만 의지합니다. 이런 게 가장이구나, 요즘 아주 절절하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조용하면 어머니 화를 내시고, 어머니 조용하면 아버지 불평하십니다. 아내가 조용하면 아들이 말썽이고, 아들 조용하면 아내가 지칩니다. 다섯 식구 어느 하루라도 잠잠한 날 없지요. 매일 툭탁툭탁 지지고 볶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했습니다. 수강생이 많으니 늘 문제가 발생합니다. 다섯 식구 그리 많지도 않은데 조용할 날 없습니다.


인생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첫째, 지금까지의 삶이 그럭저럭 괜찮았다는 착각입니다. 둘째, 인생이 고요했으면 좋겠다는 착각입니다.


먼저, 지금까지의 삶이 그럭저럭 괜찮았다는 착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살아온 시간 모두 기억하기 힘들지요. 사건과 사고는 떠올릴 수 있겠지만, 그 순간의 감정까지 생생히 기억하기는 힘듭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업 실패하고 전과자 파산자가 되는 참혹한 경험을 했으면서도, 지금 돌아보면 제법 잘 견뎠다 싶거든요. 스무 번 가까이 자살 시도까지 했으면서 잘 견디긴 뭘 잘 견딥니까. 고통과 시련의 한가운데에서 죽지 못해 살았습니다. 우리는 지난 삶에 대해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침몰의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여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인생이 고요했으면 좋겠다는 착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저 단순한 상상 정도라면 괜찮겠지만, 대부분 사람은 실제로 '고요한 인생'이란 것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고요한 인생'이란 게 있습니까? 그런 건 절대 없습니다. 있지도 않은 삶을 동경하니까 매 순간 더 힘들고 지칠 수밖에요.


결론은 이렇습니다. 지나온 삶도, 앞으로도, 아무 일 생기지 않는 평온하고 고요한 날은 없다는 얘기지요. 그러니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에는 늘 문제가 있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 문제를 마주하고 넘어서는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겁니다.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말에 다름 아닙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았습니다. 덕분에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지금 눈앞에 닥친 문제가 해결되어도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날 거라는 사실입니다. 문제가 없는 평화로운 인생을 추구할 게 아니라, 어떤 문제가 와도 껴안고 살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전화가 온다는 말은 고민하고 연구하고 쓰는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섯 식구 시끌벅적한 이유는 모두 건강하다는 뜻이지요. 문제 하나에 마음 한 뼘 자라납니다. 지난 6년간 전화 상담한 내용만으로도 저는 글쓰기/책쓰기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덕분에 노인 심리를 알게 되었고, 아내와 아들 덕분에 부부생활과 자녀 성장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삶의 끝에 이른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하지요. "마음 편안하게 많이 웃으며 살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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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문제를 환영하는 마음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거부하고 싫다고 해도 문제는 어차피 생기게 마련이니까요. 싫은 내색 해봐야 피할 수 없습니다. 인생이라는 말은 '문제와 함께 살아간다'는 뜻이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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