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줄이는 방법

서로 다른 세상

by 글장이


하루 세 끼 꼬박 챙겨 먹으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듣고 살았습니다. 지금 제 나이 오십이 다 되었는데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밥은 먹었냐?"는 말을 시시때때로 하십니다. 소식이 건강에 좋고 하루 한 끼 또는 두 끼만 먹는 것이 더 낫다는 전문가들 이야기까지 들리는 세상인데, 아버지와 어머니는 여전히 밥 한 끼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시는 겁니다.


두 분은 6.25 전쟁을 겪은 세대입니다. 없이 살았던 시절에 보릿고개도 경험하셨지요.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라는 인사를 당연하게 사용했던 나이입니다. 그런 두 분한테 '밥'은 세상 가장 귀하고 반드시 챙겨야 할 생존의 무엇인 거죠.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밥 많이 먹어라 하시고 어머니는 밥심으로 사는 거라고 강조합니다. 제가 아무리 요즘 세대 음식에 관한 논리를 펼쳐도 두 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어제, 누군가 올린 블로그 포스팅을 읽었습니다. 서평 쓰는 사람들을 향한 질책 비슷한 글이었지요. 독서의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광고성 서평만 즐비하다며 꼬집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서평 함부로 쓰지 마라"고 덧붙이고 있네요.


평소에 글을 쓰지 않고 책도 읽지 않던 사람이 어떤 이유로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서평은 독서와 글쓰기를 아우르는 최고의 방법이지요. 물론 경험이 부족한 탓에 서평이 다소 서툴고 불완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쓰지 마라 이러면 과연 누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쓸 수 있을까요?


광고성 글을 지적하는 부분도 그렇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유튜브, 인터넷, TV 등 세상 모든 광고를 다 접어야지요. 기업하는 사람이나 책 쓰는 작가나 자신이 생산하는 제품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고방식입니다. 과잉 광고가 문제라면 어찌 책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습니까.


서평 함부로 쓰지 말라는 그 사람의 포스팅. 결국 그 사람도 서평 쓰는 사람을 "평"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렇다면 저는 "서평 쓰는 사람들의 진심과 본래의 목적이나 취지를 곡해하며 그들을 깎아내리는 글 절대로 쓰지 마라!"로 경고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서로 다릅니다. 40년대생 아버지와 어머니는 입만 떼면 밥 이야기를 하시고요. 고3인 제 아들은 연예인과 게임 얘기만 합니다. 아내는 드라마 줄거리와 주인공 이야기에 푹 빠집니다. 저는 글쓰기와 강의 관련 주제에 관심 많고요. 태어난 시대가 다르고, 서로의 관심사가 다르고, 성장 환경이 다릅니다. 불과 다섯 식구도 이토록 다른데 세상 사람 오죽하겠습니까.


'화'는 주로 서로 다름에서 비롯됩니다.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생각이 분노를 일으키지요. 상대가 내 말에 설득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툼이나 갈등이 생겨 오래도록 마음 고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화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겠지요. 저 사람은 세상을 세모로 보고 나는 세상을 동그라미로 보는 겁니다. 아무리 소리 지르고 윽박지르고 악을 쓰며 논리를 펼쳐도 세모와 동그라미는 엄연히 다른 모양이라 인정하기 힘든 겁니다. 정치판에서야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끝까지 고집해야 하지만, 평범한 우리가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사람은 세상을 세모로 보는구나. 여기서 끝내면 가볍습니다. 기어이 저 사람 눈을 뒤집어 세상을 동그라미로 보게 만들 필요는 없겠지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밥 얘기를 하시면, 그냥 네 많이 먹겠습니다 하면 그만입니다. 같은 얘기를 또 하시면, 그럴 때마다 네 잘 먹고 다니겠습니다 하면 그 뿐이지요. 이렇게 몇 번 해 봤더니 무엇보다 제 마음이 편안합니다.


서평 쓰는 것은 그 사람 자유입니다. 서평 쓰지 않는 것도 그 사람 자유입니다. 자신의 생각대로 글을 쓰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그래서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움 주고받고...... 이러면 될 일이지요. 써라 쓰지 마라 누구 마음대로 그런 말을 함부로 합니까. 책을 그렇게 많이 읽고 독서의 본질을 꿰뚫고 사고를 깊이 한다는 사람들이 '초보 작가들의 블로그 서평'을 그렇게밖에 지적하지 못하는가 그 수준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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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물었을 때 답변을 해 주는 걸 조언이라 합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이러쿵저러쿵 지적질하면 그것은 조언이 아니라 오지랖이지요. 비판하기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다. 자기가 무슨 대단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양 구구절절 논리를 늘어놓지요.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기본적인 내용조차 모르면서 무슨 비판을 하고 비평을 하겠습니까.


그러고보니, 저 또한 비판하는 사람을 비판하고 있네요. ^^;;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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