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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중에 피드백 하지 마라

초고, 퇴고, 탈고, 투고, 계약, 퇴고, 출간

by 글장이


글 쓰는 사람은 자기 글이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가 궁금하게 마련이다. 이렇게 계속 써도 책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걸까. 그 마음 충분히 공감한다. 나는 감옥에서 글을 썼고, 내 글을 읽어 주고 피드백 해 줄 만한 사람 없어서 답답하고 괴로웠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피드백을 할 거면 다 쓰고 하라는 것.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거면, 일단 초고 다 쓰고 난 후에 구하라는 것. 글 쓰는 행위에는 창조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무리 건설적이라 하더라도 '비판'은 창조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지난 9년 동안 수많은 이들과 글 쓰는 삶을 함께 했다. 초기에는 한 꼭지 쓸 때마다 피드백을 해 준 경우도 많았는데, 그 사람들 전부 중도에 포기했다. 그만두었다. 다시 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내가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였다.


첫째, 초보 작가는 피드백을 받는다 하더라도 다음에 쓰는 글에 즉각 적용하지 못한다. 부족하고 미비한 부분을 지적 받아 다음 글을 더 낫게 쓸 수 있다면 얼마든지 피드백 받아도 된다. 허나, 글이란 게 어떤 기준이나 노하우를 배운다 하여 즉시 달라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지적만 받고 멘탈만 무너질 뿐이다.


둘째, 퇴고는 한 번에 진행해야 한다. 초고 집필중에 계속 고치고 또 고쳐 봐야 나중에 초고 완성 후 처음부터 다시 퇴고해야 한다. 초고를 아무리 야물딱지게 쓴다 하더라도, 퇴고는 엄연히 별개의 작업이다. 나중에 싹 다 고쳐 써야 하는데 뭐하러 초고 붙잡고 씨름하는가.


셋째, 기꺼이 고치고 다듬는 퇴고 작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초고 잘 쓰면 나중에 퇴고 덜 힘들겠지 생각하는 사람 간혹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글 쓰는 작가가 글 고치는 걸 싫어하면 어쩌란 말인가. 백 번 천 번 고치고 다듬겠다는 기꺼운 마음과 태도가 진짜 작가를 만든다.


쓰는 도중에 자꾸만 "이렇게 쓰면 되나요" 묻는 사람 있다. 당연히 그렇게 쓰면 안 된다. 그러니까 퇴고 작업이 존재하는 거다. 검사 받고 확인 받고 점검 받고 체크 받고 "이제 됐다!"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난 후에 계속 집필하고 싶은 심정이야 얼마든지 이해한다. 그러나, 한 꼭지 됐다 싶어도 다음 꼭지 또 엉망일 게 뻔하다.


'안전빵'으로 진행하려는 심보를 뜯어고쳐야 한다. 글쓰기/책쓰기에는 원칙과 순서가 정해져 있다. 엉망진창의 초고를 쓰고, 몇 차례 퇴고를 거치며 다듬고 보완하고, 어느 정도 수준이 되었다 하면 탈고하고, 출판사 투고해서, 계약 체결하고, 마지막 퇴고 작업을 추가로 거쳐, 출판하게 된다.


누구도 위 과정을 건너뛸 수 없다. 헤밍웨이가 와도 마찬가지고 하루키도 다르지 않다. 책 한 권 빨리 내고 싶은 얕고 가벼운 마음 내려놓고, 진득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정성을 품어야 한다. 그런 작가를 독자도 인정하는 것이다.


한 꼭지 적정 분량은 A4용지 기준 1.5~2매 정도이고, 원고지로 환산하면 대략 12~15매 정도이다. 초보 작가에게 결코 만만한 양이 아니다. 하나의 주제로 원고지 열 장 이상 글을 써 본 경험도 없고, 어떻게 써야 하는가 배운 적도 없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조급한 마음 버려야 한다. '빨리 쓰고 다른 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는 한 꼭지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원고를 검토해 보면, 글이 '급하다'는 느낌 드는 경우 허다하다.


정성껏 글을 쓰겠다는 게 아니라 "빨리 쓰고 끝내겠다"는 마음으로 썼다는 게 훤히 보인다. 독자들이 이런 느낌 갖는다면 그 작가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묵묵히 한 줄씩 써내려가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떠올리며 메시지를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 모든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해야만 글이 글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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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 편이든 책 한 권이든 목적한 바 초고를 모두 완성하고 나서 한꺼번에 피드백을 받고 퇴고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직 미완인 상태의 초고는 가족에게조차 보여주지 않는 편이 좋다. 삼성 전자가 다음 세대 스마트폰에 관한 모든 정보를 철저히 비밀 유지하듯이, 초보 작가도 자신의 원고에 긍지와 자부심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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