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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오늘은 행복할지도

명절은 어떤 의미인가

by 글장이


20년 넘게 전 부쳤습니다. 설과 추석을 포함하여 일 년에 제사 네 번. 바쁜 일상 속에서 모처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연휴인데도, 음식 장만하고 먼 거리 이동해야 하는 탓에 늘 피곤하고 힘들었지요. 아내와 가족을 위한 마음? 글쎄요. 그런 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해야 하기 때문에 했는데, 너무 힘들고 피곤하니까 늘 마음 불편하고 불행했습니다.


설날입니다. SNS에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음식 장만하느라 지쳐서 힘이 하나도 없다는 내용도 있고, 먼 거리 이동하느라 고달프다는 얘기도 있고, 그 와중에 가족 갈등 겹쳐 명절 엉망 되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이게 무슨 명절인가 싶은 중에, 또 몇몇 사람은 즐겁고 행복하게 음식 장만하고 가족간 웃음소리 끊이질 않았다면서 환하고 밝은 내용을 올리기도 합니다. 명절은 어떤 의미일까요? 설과 추석이 무엇이길래 어떤 사람들은 괴로워 죽을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웃음꽃을 피우는 걸까요.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에 선험적 의미는 없다.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당신이고 당신이 선택한 의미가 곧 인생의 가치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에 의미는 없지만, 우리 스스로 선택한 의미로 삶을 채울 수는 있다는 뜻입니다.


명절이 어떤 의미인가를 찾는 것은 별로 재미 없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뿐일 테니까요. 다만, 우리 스스로 명절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렇게 하루를 채울 수는 있다는 말에 대하여는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은 채 그저 힘들고 고통스러운 날이라고만 고집 부리는 것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살면, 어쩔 수 없이 일 년에 최소한 두 번은 극도로 불행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배우자의 탓으로, 가족 탓으로, 환경 탓으로, 조상 탓으로, 신세 한탄으로 소중한 날들을 보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힘들어 죽겠는데 의미는 무슨 죽을 놈의 의미냐!"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힘들어 죽겠다는 사실에만 연연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생각입니다.


감옥에 갔을 때, 제 인생 이제 다 끝났는데 무슨 희망이 있고 무슨 자기계발이 필요하며 무슨 긍정이 필요하겠느냐고 생각했었지요. 절망과 좌절은 저를 계속 힘들게만 만들었습니다.


큰 꿈을 안고 생각을 바꾼 게 아닙니다. 하루하루 제 마음 좀 편안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 읽고 글 쓰기 시작한 거지요. 다 끝장 난 인생이지만,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를 지금에 이르게 만든 겁니다.


시시포스 왕은 바위를 언덕 꼭대기까지 밀어 올리고 나서 다시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온 힘을 다해 바위를 밀어올리지만, 바위는 매번 아래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희망 없는 고행. 최악의 저주라 불리는 시시포스의 바위지요.


그럼에도 알베르 카뮈는 "누군가는 시시포스가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는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합니다. 그 의미는 부여하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고요.


파산하고 알코올 중독에 걸리고 감옥에 갔을 때,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저를 보며 부럽다고 말한 이도 많았습니다. 가족이 있고, 몸 건강하고, 아직 나이가 젊고, 형량도 많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보는 시각에 따라,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종이 한 장 차이란 사실을 그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고향 공원묘지에 모신 할아버지 산소 찾아뵙고 절 올렸습니다. 오늘 날씨가 얼마나 매서운지 잠시 절하는데도 턱이 오들오들 떨릴 지경이었습니다. 그 춥고 황량한 곳에 할아버지 누워 계신다 생각하니 제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게 선명하게 느껴지더군요.


문제도 많고 고민도 많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살아 있으니 또 내일을 기대해 볼 만한 겁니다. 매체를 통해 매일 접하는 사건 사고 소식 한 번 떠올려 봅시다. 가족 건강하고, 몸 뉘일 곳 있고, 끼니 걱정 하지 않고, 곁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끔찍한 사고 당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평하고 불만 터트릴 수 있습니다. 조금만 줄이자는 얘깁니다. 옆에서 툴툴거리는 사람 있으면 좋은 말로 위로해 주고, 힘들고 고된 일 있으면 같이 좀 도와주면서, 그렇게 '함께'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살아 있음'을 느끼다 보면 기분도 나아지지 않을까요.


지금껏 살면서 신세 한탄도 누구 못지않게 해 보았고, 불평과 불만 입에 달고 산 적도 있으며, 모든 걸 잃고 감옥살이에 파산까지 엉망 된 시절도 있습니다. 제 입에서 아무리 모진 욕설 나와도 그것이 제 삶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시궁창으로 빠져들게 했었지요.


천만 원 가지고 있다가 백만 원 남으면 다 잃은 것 같지만, 일만 원 가지고 있다가 백만 원 손에 쥐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습니다. 똑같은 백만 원이라도 어떤 의미인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겁니다.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이나 상황이 저 위에서 보면 애처로울지 몰라도 저 아래에서 보면 부럽기 짝이 없는 인생일 겁니다. 나보다 잘난 인생 쳐다보면서 사는 것만큼 불행한 인생도 없습니다. 늘 아래를 보며 살아야 지금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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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도로 답답한 마음으로 이동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지지고 볶고 무치고 뒤집느라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어른들 눈치 보느라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애 많이 썼고 수고 많았습니다. 그런 노력하는 사람들 덕분에 수염 휘날리며 갓 쓰고 폼 잡는 어르신들 살 맛 나는 거겠지요. 좋은 일 하신 겁니다. 당신의 수고를 진심으로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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