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쫓기듯 살지 말아야지

나만 그런 게 아닙니다

Feb 5. 2025

글 쓰다 보면 뭔가 꽉 막혀서 한 글자도 더 이상 쓰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정리가 안 되고, 과거 경험도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나중에 다시 써야겠다 생각하게 되는 거지요.

이런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면 글 쓰기가 싫어집니다. 재미도 없고, 기존에 썼던 글도 형편없게 보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언제고 다시 쓰면 된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꾸 미루고 건너뛰는 날 많아집니다.

이럴 때, 너무 쫓기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초보 작가라면 누구나 겪는 현상입니다. 심지어 기성 작가들조차 슬럼프를 겪게 마련이지요. 빨리 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힐수록 글은 점점 더 쓰기 힘들어집니다.

방금 말씀드렸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책을 쓰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행위입니다. 빨리 혹은 잘 써야 한다는 강박으로 스스로 옥죄는 것은 자신과 독자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 되지 않습니다.

쫓기듯 쓴 글이 독자들에게 무슨 용기와 희망 따위를 줄 수 있겠습니까. 마음을 좀 여유롭게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겠지요.

오늘은 초보 작가들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글 쓰는 행위가 신나고 재미 있고 즐겁고 유쾌하면 좋겠는데, 대부분 "힘들다, 어렵다"라고 하니까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이번 기회에 슬럼프 잘 극복하고, 다시 열정 지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째, 잘 써야 한다는 강박부터 내려놓아야 합니다. 우리는 초보 작가입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게 당연합니다. 글쓰기에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진정성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도움 주겠다는 태도면 충분합니다.

둘째, 글 쓰는 시간 못지않게 배우고 공부하는 시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초보작가가 무턱대로 쓰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경향 있습니다. 하루이틀 공부하고 연습한다 해서 실력 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학습하는 습관 들여야 글도 좋아집니다.

셋째, 매일 책 읽어야 합니다. 초보작가 슬럼프의 대부분은 독서량의 부족에서 비롯됩니다. 입력한 내용이 부실하고 적으니까 출력할 만한 내용도 마땅찮은 거지요. 한 시간 쓰기 위해서는 열 시간 읽어야 합니다. 한 페이지 쓰기 위해서는 열 페이지 읽어야 합니다.

넷째, 글을 쓰지 않을 때도 글을 쓰고 있어야 합니다. 하늘 보면서도 메시지, 동네 편의점 가면서도 스토리텔링, 회사 업무 보면서도 글쓰기. 매 순간을 작가의 모드로 살아야 책상 앞에 앉았을 때도 쓸거리가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다섯째, 고민도 쓰면서 해야 합니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하여 아예 키보드에서 손을 떼는 초보작가 많은데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 쓰면서 고민도 하고 걱정도 해야 합니다. 생각, 기획, 정리, 구상 등 머리로 다 끝낸 다음에야 글을 쓰겠다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입니다. 적어도 글쓰기만큼은 다른 분야와 달리 "준비 후 시작"이 아니라 "계속하면서 생각"이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잘 써진다 하는 작가가 있다면, 아마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자기 글에 대한 애착이 없든가. 아니면, 아예 글에 대한 개념이 없든가. 그러니, 고민도 하고 걱정도 하는 자기 모습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사실부터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지요.

다만, 고민과 걱정도 정도껏 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매몰되면 생각 자체가 부정적으로 흐르게 됩니다. 글 쓰는 행위는 선하고 아름다운 일인데, 생각이 삐딱해서 자꾸만 멀리 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겠지요.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일상 연습과 생각 훈련을 반복하여 글 쓰는 삶을 놓지 말길 바랍니다. 긍정적인 생각 습관, 사고력, 통찰력, 공감 능력, 문제 해결력, 감정 다스리기, 철학과 가치관 정립 등 자기계발 분야에서 강조하는 대부분 능력을 글쓰기를 통해 키울 수 있습니다.

잘 쓰지 못하는 자신을 학대하는 행위. 어떤 일이든 잘하지 못하는 자신을 가혹하게 대하는 행위. 썩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는 행위. 그야말로 최악의 태도입니다.

죄 짓고 감옥에 갔습니다. 죗값 치르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나, 스스로 못난 인간 취급하면서 자책하고 자신을 못살게 구는 것은 결코 마땅한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과거 잘못을 반성하는 만큼 앞날을 다르게 살겠다는 각오과 결심, 그리고 실천하는 태도가 훨씬 중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