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해야 할 일
사업 실패하고 감옥에 갔을 때, 제 머릿속에는 오만 가지 부정적인 생각 가득했습니다. 가족, 절망, 좌절, 비탄, 슬픔, 괴로움, 무기력, 두려움, 불안함, 초조함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 동안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은 다 무엇인가.
무엇 하나 손에 잡히는 줄기가 없으니 매일 매 순간 괴롭고 힘들기만 했습니다. 가족 엉망 되고, 앞길 캄캄하고, 거기다 감옥에 앉아 있었으니 아무런 답을 낼 수가 없었지요.
강의할 때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면 우선 종이를 꺼내 사실 관계부터 정리해 보라고 권합니다. 이 별 것 아닌 행위가 제게 큰 도움 되었거든요. 채무관계, 가족, 직업, 돈, 희망 등 하나하나 낙서하듯 적어 본 것이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알아차리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혼란에 빠지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게 되고,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헛짓만 하면서 세월 낭비하게 됩니다.
복잡한 생각을 종이에 적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구분한 후, 다른 모든 생각을 뒤로 하고 오직 그 일만 추구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당장 무언가 달라지는 게 없다 하더라도, 어차피 복잡한 잡생각 하느라 세월 낭비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요. 매일 어떤 일을 반복 지속하면 어느 순간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36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63기, 2주차" 함께 했습니다. 글 잘 쓰고 책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 스트레스와 걱정 근심으로 머리 복잡한 상태에서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겠지요.
무조건 '책만' 쓰려고 덤벼들 게 아니라, 자기 삶을 돌아보면서 지금 이 순간 머리를 맑게 하고 평온하고 고요한 마음 갖도록 연습과 훈련 반복하는 습관 들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매일 꾸준히 글을 쓰면서 동시에 책도 써야 쓰는 행위 자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무작정 책만 쓰려고 덤벼들면, 쓰는 순간이 힘들고 어려운 부담스러운 숙제가 되어버려서 재미 하나도 없습니다. 작가가 억지로 쓴 책이 독자에게 무슨 의미와 가치를 줄 수 있겠습니까.
마구 어지럽혀져 있는 방에 앉아 있으면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몰입하기 힘들겠지요. 우리 정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이리저리 뒤섞여 있으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힘듭니다. 공부를 하려면 방부터 정리해야 하듯이,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이나 도전을 시작하려면 가장 먼저 머릿속부터 정돈해야 합니다.
문제와 고민이 뒤죽박죽 얽혀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글로 적어 보면 뚜렷하게 보이는 문제는 서너 가지에 불과합니다. 다른 고민거리들은 죄다 핵심 문제에 곁들여 있는 가지에 불과하지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 봅니다. 그 중에서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뽑아냅니다. 내 힘으로 통제 불가한 영역의 일들은 과감하게 내려놓습니다. 그런 다음, 최종적으로 뽑아낸 그 일을 우선순위에 놓고 매일 꾸준히 반복 실행하는 거지요. 고도의 집중과 몰입 상태로 한 가지 일을 실천해 나아가다 보면 실타래 풀리듯이 해결책을 잡아낼 수 있을 겁니다.
글쓰기는 더 없는 생각 정리 도구입니다. 걱정도 쓰면서 해야 하고, 고민도 쓰면서 해야 하고, 화도 쓰면서 내야 합니다. 쓰는 행위가 격한 감정을 가라앉혀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게 해 줄 겁니다. 생각을 정리해야 인생도 정돈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