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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를 쓸 줄 아는 작가가 되길

세상에는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by 글장이


세상에는 약자가 많다. 힘 없고 돈 없고 빽도 줄도 없는 사람들. 억울한 일을 당해도 무엇 하나 해결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 작가는, 적어도 글 쓰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슨 현장에 출동해 인터뷰를 하고 개인의 뒤를 좇으며 사연을 받아 적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자는 얘기다. 쓸거리 마땅찮다는 어린 아이 같은 투정은 고만 부리고, 세상의 약자를 살피는 마음 가졌으면 좋겠다. 나부터도.


눈이 많이 내렸다. 길이 축축하다.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에는 만지기도 싫을 만큼 지저분한 이불떼기를 잔뜩 짊어지고 오늘 밤 몸 하나 뉘일 곳 찾는 노숙자가 많다.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는, 족히 일흔은 되어 보이는 아저씨들은 빗자루와 밀대를 힘겹게 들고 눈을 밀며 치우고 있다.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막노동꾼들의 일거리는 반으로 줄었을 터다.


노동운동을 하자는 얘기도 아니고, 거창하게 사회 정의를 구현하자는 말도 아니다. 나는 그럴 만한 짬도 못 되고 능력도 이르지 못한다. 박스와 신문지 깔고 덮고 아스팔트 위에서 노숙도 해 보았고, 막노동판 전전하며 일당 받고 산 적도 있어서, 그런 삶이 얼마나 서럽고 서글픈지 잘 알기 때문이다.


사건 사고 끊이질 않고, 대통령 자리가 비고, 야당 대표가 구속이 되네 마네 온 나라가 시끌벅적한 이 와중에 국회의원 급여는 언제 또 인상을 했단다. 국민 세금 가지고 해외 연수라는 명목으로 골프 치고 여행 다니다 적발된 정치인 얘기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그들에게 폭설이 눈발이 비바람이 무슨 방해가 되겠는가.


대구 동성로에 임대 현수막이 이토록 셀 수 없을 만큼 나붙은 적이 내 인생 50여년 통틀어 처음인 것 같다. 자영업을 하는 친구들과 통화할 때면 잠시도 한숨이 멈출 때가 없다.


나는 어떠한가. 형편이 좀 나아졌다 하여 내 삶을 즐기기 바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 여전히 많은데, 내가 그 울타리를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전혀 딴 세상 만난 듯 그들을 잊고 살았다. 싸락눈이 내려 길에 눈이 소복히 쌓이고 찬바람 휑하고 불어오니 그제야 약자들의 삶이 떠오른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 갖자는 말을 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반론이 몇 가지 있다.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남 도울 생각마저 사치 아니냐는 얘기. 나 한 사람 그들에게 관심 갖고 돕는다 하여 세상이 바뀌지는 않을 거란 얘기. 그들을 돕는 것이 오히려 그들을 더 약하게 만드는 건 아니냐는 주장.


나쁜 의도로 하는 말도 아니고, 또 전혀 틀린 말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여전히 거창해졌다는 느낌 지울 수 없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관심은 가질 수 있다. 세상 바꾸자는 게 아니라 한 사람 돕자는 뜻이다. 그들을 약하게 만들거나 강하게 만들자는 게 안라 오늘 힘든 사람 있다는 사실 잊지 말자는 얘기다.


지금 이 순간 나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당장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오직 나의 이익과 나의 성공과 나의 명예만을 생각하며 살아갈 때보다 조금은 넉넉한 마음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자신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가 세상에 알리는 데에만 급급하고, 또 자신이 얼마나 성공했는가를 전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는 초보 작가가 많다. 백지를 마주한 경험 없으니 온갖 자기 이야기 쏟아내고 싶은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그랬다.


글 쓰는 사람은 항상 타인(독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내 삶의 경험과 지식과 철학과 가치관으로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 주는 존재가 작가다. 생각할거리를 제시하고, 함께 고민해 보자는 식의 글을 쓰는 것도 작가의 책무 아니겠는가.


힘들고 어려운 사람 떠올리며 생각과 말과 행동에 사랑 품어야 한다는 식의 글을 읽으면, 읽는 사람 마음까지 푸근해진다. 인간의 마음속에 선함이 자리잡고 있는 덕분이다.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글보다 그런 따뜻한 글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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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되 그늘을 바라지 말라.

신발이 없어 울고 있는데 발 없는 사람을 만났다.


책 읽다가 밑줄 그은 두 문장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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