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답게
[자이언트 북 컨설팅] 말고도 각자 몸담은 조직이나 모임 등 영역이 있겠지요. 나름의 수업이나 강좌,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할 겁니다. 자이언트만 중요하고, 오직 자이언트만 함께 하자! 이렇게 강요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자기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을 겁니다. 어떤 사람은 자이언트를 우선으로 삼을 테고,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다른 조직이나 모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요.
문제는, 항상 매번 늘상 자이언트를 뒷전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제가 서운함을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거든요. 어떻게든 글 쓰게 해주고 싶고, 책 내도록 도와주고 싶고, 그 외에도 인생 공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저는 모든 걸 바쳐 매일 매 순간 노력하는데, 누군가는 자이언트를 그저 뒷전으로 여겨도 되는 별 것 아닌 존재로 취급한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공허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들이 우선으로 여기는 모임의 리더를 흉내내 볼까. 그들이 좋아하는 모임 분위기로 자이언트도 바꿔야 하는 걸까. 아니면 무슨 불이익 조건을 달아서 나도 그들이 자이언트를 무조건 우선으로 삼도록 강제로 만들어야 하는 걸까.
요 며칠 별 생각을 다 해 보았습니다. 제 욕심인 걸 압니다만, 어떻게 한결같이 매번 늘상 항상 그네들의 모임은 최우선으로 중요하고 자이언트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만만한 존재로 여기는 것인가 이 말입니다.
제가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많이 참고 마음을 개방하고 모든 걸 허락했는데, 그것이 저의 배려임을 알지 못한 채 오히려 만만하고 쉬운 존재로 생각하게 만든 것이지요. 평생을 당하고 살았으면서 또 이렇게 당하고 맙니다.
저를 믿고 따르는, 자이언트를 최우선으로 삼아주는 여러 사람들 덕분에 견디고 버티는 겁니다. 그럼에도, 저와 자이언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감출 길이 없습니다.
방법은 없습니다. 사람 마음을 강제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저보다는 그 리더가 좋고, 자이언트보다는 그 모임이 좋고, 제 강의보다는 그들의 행사가 더 좋다 하니 뭐 어쩌겠습니까.
갑자기 몸 상태가 엉망이 되는 바람에 이쯤에서 생각 접기로 했습니다. 갈 테면 가라 해야 하고요. 그들이 좋으면 그들과 함께 하라 해야겠지요. 저는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제가 강의하는 목적이 그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함은 아니니까요. 어쨌거나 제 강의와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 된다 하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 살아가는 것이 저의 소명입니다.
제 강의와 행사를 뒷전으로 여기고 다른 모임이나 강좌에 우선순위를 둔다 하여 그것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탓할 이유도 없고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따르게 마련입니다. 당연한 이치입니다.
저는 오늘 이 포스팅에서 그저 저의 기분을 표현하고자 할 따름입니다. 법이나 도덕만이 인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나를 더 좋아해주길 바라고, 나를 더 우선으로 삼아주길 바라는 마음. 아마 저만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지는 바람에 마음도 약해졌나 봅니다. 사소한 일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걸리고, 평소 같았으면 웃고 넘길 일들도 사사건건 가시가 되어 심장에 꽂힙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흔히 멘탈이 붕괴되었다고 표현하곤 하지요.
황금 멘탈에 관한 책을 쓴 저자가 이렇게 멘탈 무너져도 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시시때때로 왔다 갔다 움직이고 혼란스럽지요. 저는 솔직한 글을 최우선을 여깁니다. 제 마음이 복잡하고 어수선한데, 황금 멘탈에 관한 책을 썼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은 듯 글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의 이 기분도 거뜬히 이겨낼 겁니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강의도 할 테지요. 순간적인 감정에 불과하겠지만, 제가 이런 기분을 느꼈다는 사실 자체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는 약한 존재일 뿐이란 사실이 아이러니하게도 삶을 견디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강하고 거침 없는 존재로서 10년을 버텨왔지만, 매일 매 순간 저도 넘어지고 다치고 흔들리면서 살아왔습니다. 스스로 강한 존재라는 자부심만 갖고 살면 어느 순간 부러지고 부서집니다. 때로 약한 존재이기도 하고, 때로 삐지기도 하고, 때로 화를 내기도 하며, 그러면서도 하루하루 해야 할 일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 사람처럼 살면서 아주 조금 더 견디고 버티는 인생이 결국 성장을 가져온다고 믿습니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기분. 참 드릅습니다. 내가 우선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는 일 따위는 없을 겁니다.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계속 살아갈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