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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세상 만들기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이은대 서평특강 후기

by 글장이


서평은 말 그대로 책에 대해 평가하는 글이다.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장점 및 단점 등을 있는 그대로 적어 독자들로 하여금 그 책에 대한 짐작을 미리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글이다. 혹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할 지 제시하는 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독후감이나 리뷰와는 성격이 다르다. 독후감이나 리뷰는 개인적인 느낌이나 소감이 우선이다. 좋았다, 별로였다, 감동적이었다, 슬펐다, 흥미진진했다 등등 책을 읽은 사람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과 반응을 담은 글이다. 따라서, 독후감이나 리뷰를 썼다 하여 누군가가 반드시 내 글을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반면, 서평은 철저히 객관적이어야 한다. 서평은 독자를 전제하는 글이다. 책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저자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이 책이 지금 시대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서평은 독자를 위한 글인 만큼, 서랍 속에 넣어두고 보관하기만 할 거라면 쓸 필요조차 없는 글이다. 반드시 공유하고 드러내야만 가치를 발한다.


책 한 권 읽고 SNS에 관련 내용을 적어 올리는데, 서평이면 어떻고 독후감이면 어떠하랴. 우리가 무슨 전문 비평가도 아니고, 그냥 편하게 책 읽은 느낌이나 소감이나 평가를 아무런 제약 없이 올려도 무슨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니다.


다만, 명확한 구분과 정의를 제대로 아는 상태에서 편하게 쓰는 것과 아예 개념조차 모른 채 그냥 쓰는 글은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왕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읽고 쓸 거라면, 글의 종류와 개념 또는 의의 정도는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이 마땅하리라.


특히, 서평처럼 독자를 전제하는 객관적인 글은 바로 알고 쓸수록 글쓰기 실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점에서 권할 만하다. 아울러, 다른 글과 달리 서평은 독서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독서량이 현저히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쓰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금요일 밤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102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서평 특강"을 진행했다. 생각보다 많은 작가님이 참여해주어서 서평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사실 확인할 수 있었다. 어깨 무겁게 강의했다.


서평의 특징, 서평 쓰는 요령, 주의할 점, 서평을 쉽고 빠르게 쓸 수 있는 세 가지 템플릿 등 초보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엄선하여 전달했다. 충분한 동기가 부여되었길 기대해 본다. 이후로 온라인에 우리 작가님들이 쓴 서평이 자주 올라오길 바라 본다.


한 가지 당부를 하였는데, 우리는 전문 비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책을 '평가'하는 데에만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이왕이면 "이 책 한 번 읽어 보세요!"라는 뉘앙스의 서평이면 좋겠다. 별로다, 읽지 마라, 시간 낭비다 등등 부정적으로 평가한 책이라면 차라리 그냥 서평을 쓰지 않는 편이 낫겠다. 안그래도 독서량 떨어지는 현실에서 굳이 읽지 말라는 서평을 쓸 이유 뭐가 있겠는가. 책 읽는 세상 만들기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더 많이 읽을 수 있는' 서평 써 주길 요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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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저자의 경험과 생각과 지혜가 담겨 있다. 독자인 내가 살아오면서 직접 겪은 경험 혹은 배우고 익힌 지혜 말고 '다른 사람의 그것'이 가득하다는 얘기다. 나 혼자만의 경험과 지혜로 험한 세상 살아가는 것보다 여러 사람의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훨씬 이겨내기가 수월하지 않겠는가.


독서야말로 인생에 꼭 필요한 샘물과도 같은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SNS 등 시대 흐름의 변화에 따른 자극적인 볼거리가 넘쳐나는 이 상황이 안타깝고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텍스트와 함께 하며 읽고 생각하는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


즐겁고 유쾌하고 자극적인 쾌락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허나, 빠르게 스며들고 금세 사라지는 자극만 계속 섭취하다 보면, 삶에서 마주하게 될 힘들고 어려운 시간 절대로 이겨낼 수가 없을 거다. 뭘 제대로 알아야 견디고 버티고 극복할 게 아니겠는가.


서평 쓰는 재미를 익혀서라도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소망한다. 절망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제 삶을 바꿔 준 책이다. 더 많은 이들의 삶에 닿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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