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기분 어때요?
일을 많이 하면 피곤하고 지칩니다. 그런데, 정신노동자의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자신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종일 일을 했을 때에도 피로하겠지만,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걱정만 한 날에 더 지치고 힘들었던 경험 말이죠. 일 자체가 피로의 원인이라면,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에는 지치지 않아야 말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일을 많이 한 날보다 걱정과 염려로 스트레스 받은 날에 더 피곤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입만 뗐다 하면 불평과 불만을 쏟아붓는 사람 있다고 칩시다. 그런 사람과 3킬로미터를 산책한다고 가정하면 글쎄요, 저는 자신 없습니다. 반면, 늘 밝고 유쾌하게 웃으며 행복한 이야기만 하는 사랑스러운 연인과 함께라면 10킬로미터를 걸어도 하나도 힘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리적인 거리는 훨씬 길어도 '기분이 좋기 때문에' 피곤하지 않은 것이죠.
인생은 생각하는대로 된다는 말 많이 들어 봤을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말대로 살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잘 되지 않았습니다. 매 순간 어떤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강박으로 자리 잡아 제 스스로를 더 괴롭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책에서 생각이 아니라 기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나의 기분이 어떠한가 관심 갖는 것은 생각 자체에 집중하는 것보다 한결 수월했습니다. 기분의 종류는 뻔한 거였죠. 좋다, 나쁘다, 그저 그렇다.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것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믿고, 계속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관심과 정성을 쏟았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옆에서 확 끼어들면 순간적으로 예민해집니다. 그럴 때마다 내 기분을 망치면 안 된다는 중얼거림으로 심호흡을 하곤 했습니다. 속상한 일이 생겼을 적에도 "좋은 기분!"이라는 네 글자 만트라 덕분에 웃을 수 있었고요. 가만히 있을 때조차 과거 부정적인 생각이 마구 떠오르는데요. 그럴 때에도 내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 다른 좋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좋은 상태가 꽤 오래 유지되니까 인생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첫째, 걱정 근심에 사로잡혀 마음 괴롭히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어차피 걱정해 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사실을 마흔 중반에서야 깨닫게 된 것이죠.
둘째,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심보로 살았거든요. 누가 나한테 욕을 하면 몇 배로 욕설을 돌려주어야 하고, 누가 나를 공격하면 나도 똑같이 그를 못살게 굴어야만 분이 풀렸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엄청난 에너지 낭비이며 내 자신을 위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세상은 원래부터 내 마음 같지 않은 곳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기분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셋째, 좋은 기분은 어떤 일이 일어나든 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힘든 것은 대부분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 때문이거든요. 지금에 집중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근심이나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에 몰입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의 기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좋은 기분을 가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좋지 않은 기분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이익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감정과 부정적인 생각이 우리 인생에 털끝만큼이라도 이롭다면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냉혹합니다. 조금이라도 삐딱한 생각은 인생에 일도 도움되지 않습니다.
간혹, 비판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비판적 사고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건전한 비판과 악의적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허다하다는 사실이지요.
건전한 비판이란, 더 나은 세상과 인생을 위한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한 주장과 의견을 뜻하는 말입니다. 반면, 악의적 비판은 비판 자체를 목적으로 합니다. 정치판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잘한 건 잘했다고 하고 못한 건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이 건전한 비판이지요. 잘해도 욕하고 못해도 지랄하면 그게 무슨 건전한 비판입니까. 그냥 험담일 뿐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 보니, 역시 어떠한 경우에도 기분을 더럽힐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더 나은 나를 만들고, 더 나은 인생을 꿈꾸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이나 기분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 기억해야겠지요.
그렇다면, 좋은 기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렵지 않습니다. 딱 두 가지만 하면 됩니다.
첫째, 지금 내 기분이 어떠한가 수시로 챙겨 보는 관심을 가지면 됩니다. 둘째, 기분이 별로일 때 당장 웃을 수 있는 사진이나 이야기 하나쯤 준비하고 있으면 됩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떠올리기 위해서는 또 생각이란 걸 해야 하지만, 어떤 기분인가 하는 질문에는 금새 대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분을 알아차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런 다음에는 그저 웃기만 하면 충분합니다. 이 단순한 행위를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데 한 번 해 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기분 어떻습니까? 웃어 봅시다. ^^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