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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하나, 행복 백 개

지금 가진 것들의 소중함

by 글장이


작년 5월부터 넉 달 동안 아파서 죽을 뻔했다. 죽을 병은 아니었다. 아픈 채로 살아갈 수 있었다. 목숨이 위태로운 중병에 걸린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그렇게 아파도 좋으니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 않겠는가.


부모님 살아 계시고, 처자식 있고, 나 말고는 아픈 사람 없고, 먹고 살 만큼 돈도 벌고, 비록 원룸이지만 어엿한 내 사무실도 있고, 채권자들한테 빚 독촉 시달리지도 않고, 얼마 안 있다가 감빵 가야 한다는 두려움도 없고, 내가 쓰고 싶을 때마다 얼마든지 글 쓸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나를 믿고 따라주는 수강생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아프다는 불행은 하나. 그 외에 내가 누리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은 백 개도 넘었다. 그럼에도 나는 아프다는 불행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수많은 행복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돌아보면 내 삶은 늘 그러했다. 멀쩡하게 잘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무엇 하나 조그만 불행이 생기면 오직 그 불행이 내 삶의 전부인 것처럼 바들바들 떨었다. 백 개도 넘는 행복이 나를 지켜주고 있는데도, 그 작은 단 한 개의 불행 때문에 마치 내 삶이 불행한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족 포함해서 나를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내 뒤통수를 치는 단 한 사람 때문에 힘들다 괴롭다 징징거리며 살았다. 마음 아픈 나를 위로해주는 수많은 이들에게 오히려 톡 쏘는 말만 하면서 너희는 내 마음 모른다 비수만 꽂았다.


입만 떼면 상식과 기본과 태도를 주장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상식에서 벗어난 생각과 말을 하면서 살았던 거다. 어떤 한 가지 일이 삶을 뿌리뽑는 경우 여간해선 잘 일어나지 않는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암 환자가 되었어도 이리 멀쩡하게 잘만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만 내게 일어나는 안 좋은 일 한두 가지 때문에 못살겠다 하소연 푸념 입에 달고 산다. 정말로 그리 힘든가. 이미 주어진 행복과 축복과 기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른 척만 할 것인가.


사지 멀쩡한 것도 복이고, 눈 코 입 정상인 것도 행복이고, 걸어다니고 말하고 밥 먹는 것도 축복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잃었다 생각해 보면 차마 생생하게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끔찍하지 않은가. 이런 소중하고 귀한 삶을 부여받았으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 있다며 종일 속상해한다.


내가 신이라면 짜증 폭발할 것 같다. 행복 백 개를 넘치도록 주었는데, 고작 한두 개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삶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는 인간. 내가 신이라면 꿀밤이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을 거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하면서. 그 만큼 줬으면 됐지 뭘 그리 더 바라기만 하는가! "으음~ 씨X!"


나보다 못하 사람들에게 초점 맞추며 살아야 한다. 이미 내게 주어진 복에 집중하며 살아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만 관심 가진 채 살아야 한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없나 살피며 살아야 한다. 내가 넘치도록 많은 걸 가졌다는 사실 잊지 말고 살아야 한다.


그럼에도 한 번씩 속이 뒤틀리는 일 생긴다면, 그런 때는 차분하게 앉아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적어 보는 것이 도움 된다. 더 가지려는 마음, 이기려는 마음, 내가 옳다는 마음. 바로 이 세 가지가 불행의 씨앗이다.


혹시 지금 짜증이 나고 속상한 상태라면, 위 세 가지 중 어느 것에 해당되는가 살펴 보아야 한다. 더 가지려는 마음은 이미 충분히 가졌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이기려는 마음은 인생이 무슨 시합이나 경기가 아님을 알아차리는 데에서 풀어낼 수 있다. 내가 옳다는 마음은 과거 기어이 내가 옳다는 주장을 펼쳐 상대를 꺾었음에도 내 인생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극복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불행이 좀 더 많다고 느끼는 사람도 없지 않을 터다. 그럼에도 가만히 살펴보면 역시나 불행보다는 행복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내가 가진 많은 행복을 자꾸만 '당연한 것들'로 여기는 생각 습관 때문에 행복을 행복으로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지금 당장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고 상상해 보라. 오늘 저녁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오늘 밤에 잠은 어디에서 잘 것이며, 주변 모든 사람 사라졌으니 이제 누구와 삶을 나눌 것인가.


감옥에 갔을 때, 일상에서 누리던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다. 커피 한 잔 마실 수 없었고, 한여름에 시원한 물 한 잔 먹질 못했다. 달이 떠도 볼 수 없었고 비가 와도 만질 수 없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게 아니라 잃으면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거다. 그러니, 잃기 전에 그 소중함을 잘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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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마음 불편하고 괴로워서 어디 하소연할 때도 없고 혼자서 끙끙 앓았다. 이제 다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핀다. 내가 품은 걱정과 근심은 하나지만, 내가 누리는 일상 행복은 백 개도 넘는다는 사실. 마음을 돌리고 이제 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 생각을 거듭하기로 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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