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상담, 가만히 들어 주는 것만으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투실 때는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기기 애매합니다. 때로 아버지 판단이 옳다고 여겨질 때도 있고, 어머니 생각이 맞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여전히 즐겨 입는 옷을 어머니가 허락도 없이 버린 적 있습니다. 아버지는 불 같이 화를 내셨지요. 어떻게든 빨리 진정을 시켜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버지를 위로하기 시작했는데, 대화를 하면 할수록 어머니가 멀쩡한 옷을 버렸다는 데 대해 저까지 점점 화가 나는 거였습니다.
두 분 중요한 약속 있었는데, 아버지가 복지관에서 바둑을 두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어머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요. 아무래도 어머니를 좀 달래야겠다 생각하면서 대화를 나눴는데요. 말을 하면 할수록 바둑 두느라 약속이 다 깨진 상황에 저까지 화가 났습니다.
위로 혹은 상담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요. 상대의 감정에 휩쓸리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이 냉철한 감각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객관적 거리를 유지할 때뿐입니다. '내'가 '당사자'가 되는 순간, 모든 감정은 1인칭이 되고 맙니다.
내 감정을 당사자의 그것과 동일시하면 위로도 상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같이 속상하고 같이 화를 낼 뿐이죠. 일시적으로는 편을 들어주는 거라 기분이 괜찮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 되지 않습니다.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상대와의 객관적 거리를 유지해야만 나의 차분함과 담담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런 나를 들여다보는 당사자도 점차 마음의 평정을 되찾을 수 있는 거지요. 같이 화 내는 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이미 화가 난 사람은 세 가지 반응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상대를 비난하거나, 상황을 불평하거나, 자신이 억울하다는 사실만 강조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미 감정적으로 격해 있는 사람은 객관성과 냉철함을 잃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의 감정이 차분하게 가라앉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편을 들어 준다고 해서 이미 화가 나 있는 사람의 감정을 더 부추기는 일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가만히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너의 이야기를 이렇게 귀담아 들어주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면 됩니다.
격하게 화를 낸 사람은 반드시 후회하게 마련입니다. 격앙된 감정을 오래 유지할수록 후회는 더 커질 수밖에 없고요. 따라서, 우리는 상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며 이제 그만 기분을 가라앉혀도 된다는 신호를 주기만 하면 됩니다.
혼성그룹 코요테의 일화를 들은 적 있습니다. 김종민과 신지가 자주 싸웠다 하네요. 그 가운데에서 빽가는 항상 갈팡질팡 불안했다고 고백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빽가는, 신지한테 가서는 김종민 욕을 하고, 김종민한테 가서는 신지 욕을 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미 충분히 친하고 서로 신뢰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빽가의 욕'이 진짜 욕설이 아니라 자신을 달래기 위함이란 사실을 서로가 잘 알았던 겁니다. 이런 경우에는 일종의 '쇼'를 해서 성공한 것이죠.
하지만, 만약 빽가의 욕이 도를 넘었더라면 김종민과 신지의 사이는 더 악화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관계가 탄탄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경우에는 편 들어주고 기분 맞춰주는 게 효과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적정선이라는 건 꼭 필요하겠지요.
위와 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편 들어 욕한다 해서 상대의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상황 파악 제대로 하고, 너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신호만 보내주는 걸로 충분합니다. 서로의 감정에 휩쓸리게 되면, 계속 감정적인 생각과 말과 행동만 되풀이하게 됩니다. 나아질 게 없다는 소리입니다.
최고의 위로는 가만히 들어주는 겁니다.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백지는 아무런 딴지도 걸지 않고, 내 감정에 휩쓸리지도 않고, 함부로 욕을 하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줍니다. 한 시간 정도 글을 쓰고 나면 감정이 가라앉고 평온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감정이 격해 있는 사람에게는 앞뒤 상황을 파악하여 옳고 그름을 제시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편을 들어주기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인 노력을 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는 것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지난 삶에서 실수하고 실패한 순간 돌이켜보면, 모두 감정 탓이었단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감정에 휩쓰리느냐 마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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