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축복, "일기 쓰기"

삶이 콘텐츠가 되는 세상

by 글장이


1년 6개월째 매일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저보다 더 오랜 시간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는 사람도 많겠지만, 저는 조금 특별한 규칙을 정하고 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하루도 빠트리지 않습니다. 둘째, 매일 똑같은 분량을 채웁니다. 셋째, 제가 쓴 일기를 매일 읽습니다. 이 세 가지 규칙 덕분에 저는 일기 쓰기를 신이 내린 축복이라 부를 만큼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맨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 습관 잡기가 힘들었습니다. 누구한테 보여 줄 것도 아니고, 어떤 평가나 성과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럴 듯한 재미를 붙일 필요가 있었지요. 그래서 일기라는 말을 '모닝 저널'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었습니다. 사람 마음이 참 신기하지요. 일기를 쓴다고 생각했을 땐 재미도 없고 지겹기만 했는데, 모닝 저널을 발행한다 생각하니까 마치 제가 근사한 저널리스트가 된 것마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일기 쓰기는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정리해 봅니다. 오늘 이 포스팅을 통해 많은 사람이 일기를 쓰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첫째, 고민을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보스턴 의료원에서 주 1회 진행하는 의학 강좌 고문인 로스 힐퍼딩 박사는 고민을 극복하는 최상의 방법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정화법'이라고 부릅니다. 혼자서 고민하고 가슴 속에만 간직하는 한, 그 고민은 지나친 신경성 긴장을 초래할 뿐입니다. 누군가와 나누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지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바쁩니다. 각자 저마다의 고민과 문제를 안고 살아가지요. 다른 사람 사소한 고민까지 다 들어줄 여유가 없다는 말입니다. 설령 그럴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 하더라도, 매번 고민이 생길 때마다 누군가를 붙잡고 하소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일기 쓰기는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 누군가는 백지일 수도 있고 가상의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고민을 털어놓는 이유가 그 사람으로부터 명확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만은 아니거든요. 그저 털어놓는 행위만을 통해서 충분히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어떤 조직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의 경우, 자잘한 고민을 털어놓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그래서인지 꾸준히 일기를 쓰다 보니 마음이 얼마나 가볍고 홀가분한지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디톡스를 통해 몸 속 독소를 쫘악 뽑아낸 느낌이라 할까요.


둘째, 매일 일정한 분량을 채우다 보니 필력이 강해졌습니다.


글을 쓰는 데 있어 내용이나 문장력도 중요하지만 분량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책을 낼 때도 마찬가지고, 어느 기관에 기고할 때도, 하다못해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때도 분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해진 분량에 맞춰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일정한 분량에 맞춰 글을 쓰면 논리가 정연해집니다. 쓸데없는 말로 양을 채우면 정작 쓰려고 했던 말을 쓸 공간이 남지 않거든요. 의도하지 않아도 서론, 본론, 결론이 딱딱 자리를 잡게 됩니다. 정해진 분량에 맞춰 글 쓰는 습관이 생기고 나니까, 한 가지 주제로 두 장을 채우는 것도 어렵지 않고 석 장을 채우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이왕에 일기를 쓸 거라면 반드시 분량을 정해두고 쓰기를 권합니다. 혹시 필력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많이 없거나 아직 습관이 들지 않아 힘들다 하시는 분들은 조그만 일기장을 마련하시면 됩니다. 얼마나 많은 분량을 쓰는가 하는 것보다 매일 꾸준히 쓰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메모 수준이라도 아무 상관 없으니까 '매일 쓰기'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지금을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책 읽는 것보다 일기 읽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자신이 쓴 일기니까 그 내용 다 알 것 같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석 달만 지나도 전부 잊어버립니다. 마치 타인의 일기를 읽는 것처럼 낯설고 새롭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힘들었구나, 결국 이렇게 극복했구나......


두 가지 명쾌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첫째, 참 별 일 다 겪으며 용케도 견디며 살고 있구나. 둘째, 결국은 모든 상황과 사건은 해결되고 나는 극복하고야 마는구나. 그래서 저는 깨닫습니다. 이토록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살고 있다는 것. 따라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져도 나는 또 견디고 버티고 이겨낼 거라는 사실.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염려하고 걱정하는 습관 대신, 한 번 붙어 보자! 도전 정신과 자신감이 붙습니다. 열정이라고도 하고 의지라고도 하지요. 일기를 쓰면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 살 맛이 납니다.


일기 쓰기의 효과 세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디 이것 뿐이겠습니까?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일기 쓰는 습관만큼 좋은 것이 없고요. 과거 실수나 실패를 거울삼아 성장하고 발전할 기회를 갖게 되고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힘들고 아플 때마다 스스로 안아주는 위로와 위안 효과 말할 것도 없지요. 속상하고 분한 마음 오래 끌지 않고 차분하게 풀어낼 수 있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오늘 하루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하며, 내 주변을 스쳐 지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좋은 점을 일일이 말하자니 끝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신이 내린 축복이라는 수식어를 입에 달고 살겠습니까. 저는 작가입니다. 글쓰기/책쓰기 코치입니다. 강연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일기를 쓴다고 해서 저한테 득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누구 만나기만 하면 일기 쓰라고 권합니다. 제가 써 보니까 좋아서 그럽니다.


이쯤 되면 아마도 질문 하나가 나올 것 같은데요. "네! 일기 써 보겠습니다! 그런데, 일기는 어떻게 쓰는 게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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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내 멋대로 쓰는 것이 일기지요. 일기마저도 마음대로 못 쓰면 어찌하겠습니까. 무엇을 써야 하는가,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런 생각 전혀 하지 말고 그냥 막 씁니다. 횡설수설도 좋고, 편지도 좋고, 욕도 좋고, 반성도 좋고, 계획도 좋고, 소설도 좋습니다. 아무 기준도 정하지 말고, 어떤 부담도 갖지 말고, 그냥 씁니다. 일기의 최고 장점이 자유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권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이 일기를 밤에 쓰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새벽에 일어나 쓰거든요.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엔 저도 잠자리 들기 전에 썼는데요. 자꾸만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맨날 반성하는 게 마땅찮아서 새벽에 쓰기로 했습니다. 새벽에 쓰니까 반성이 아니라 희망과 용기와 자신감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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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누적된 성과를 보여줄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콘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매일 똑같은 분량의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제가 쓴 일기장을 손에 들고 "모닝 저널 인생 혁명"이라는 주제로 책도 쓰고 강의도 할 예정입니다.


머리를 쥐어짜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일상을 쓰는 것이고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삶이 곧 콘텐츠가 되어야 합니다.


매일 일기를 쓰십시오. 매일 뭔가를 반복하십시오. 반복과 꾸준함이 탁월함을 만듭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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