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마음이 있으면 오는 마음도 있어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하늘의 인연이라 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이들과 인연 맺게 됩니다. 어떤 사람과는 끈끈한 정을 나누고, 또 다른 사람과는 갈등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요. 인간관계 문제만 해결할 수 있어도 삶의 큰 불행 절반은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 관계는 크게 "나와 너" 혹은 "나와 너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거나 중심은 '내'가 되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은 객체가 되는 것이죠.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 것인가. 그리고, 그 혹은 그들의 말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이것이 관계의 핵심입니다.
나는 그 혹은 그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 혹은 그들도 내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런 관계는 무너질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어느 한 쪽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소홀하게 되면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이죠.
오래 전 누군가 제게 이런 말을 한 사람 있습니다. 제가 물었거든요. 우리는 대체 어떤 관계냐고 말이죠.
"그냥 좋은 사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하늘도 보고 좋은 말도 해주고. 그러면서 행복하면 되는 거 아냐?"
저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즉시 정리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거 먹고 하늘 쳐다보고 좋은 말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많습니다. 누구라도 상관없지요. 그녀에게 저는 그저 있으나마나한 존재였던 겁니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말의 의미는, 간절한 필요와 애틋한 정과 "너가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랑을 뜻합니다. 내가 아니라도 되는 자리에 내가 서 있는 것을 '땜빵' 혹은 '부속품'이라 말합니다. 그런 존재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빨리 정리하는 게 맞습니다.
저는 강의에 진심입니다. 대충 준비한 적도 없고, 자료를 급하게 만든 적도 없고, 어쩔 수 없어서 강의한 적도 없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철저하게 준비한 후 리허설까지 마친 뒤에야 강의합니다. 제가 이렇게 치밀하게 준비하고 강의하는 이유는, 수강생들을 위하는 마음 크기 때문입니다.
사업 실패로 전과자 파산자가 되었던 제가, 우리 수강생들 덕분에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되었으니 죽는 날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보답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아쉽게도, 수강생들 중에는 제가 그들을 위하는 마음과 달리 저를 단순히 도구 정도로만 여기는 사람 없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데 뭘 어쩌겠습니까. 그런 이들과는 최대한 빨리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낫겠지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는 서로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온 마음을 다하고, 상대는 그저 그런 정도의 반응이라면, 이 두 사람의 관계는 빨리 정리하는 게 맞고요. 의도적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사이입니다.
사랑, 우정, 강사와 수강생. 그 어떤 관계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만약 누군가 이 원칙을 무시한 채, 상대가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계속 일방형 사랑을 주기만 하면 그 사람은 결국 상처투성이가 되어 떨어져나오게 될 겁니다.
관계란 오고 가는 정이 있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거래 같기도 한데요. 어감이 좀 거칠어서 그렇지, 실제로 인간관계는 거래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상 어떤 사람이 짝사랑을 좋아하겠습니까. 저도 오직 수강생들 위하는 마음으로 주면서 살기로 작정했지만, 수강생 한 사람 한 사람의 반응에 따라 진심을 느끼기도 하고 서운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가 큰인물 못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람 관계라는 게 기본과 도리 갖추어야 오래 가는 건 분명한 사실인 듯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이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않는 인간'입니다. 사랑 받으면 좋지요. 그거 모르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받은 사랑 돌려주려니 귀찮고 힘들고 마음 안 가는 거지요. 그냥 받기만 하는 겁니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돌려달라는 기색 보이면, "너 갑자기 왜 이러냐"는 식으로 반응합니다.
사람 마음은 억지로 돌려세울 수 없습니다. 두 시간 강의 마치면 허리가 끊어질 듯하고 목이 아프고 눈이 파르르 떨립니다. 바로 일어설 수 없어서 한동안 의자에 앉은 채로 심호흡을 합니다. 그럴 때, 우리 수강생들이 올려주는 후기를 찬찬이 읽습니다. 방전된 배터리가 충전되듯이 다시 힘을 얻곤 하지요.
죽어도 후기 안 쓰는 사람 많습니다. 저는 두 시간 강의를 위해 열 시간 준비하는데, 다 듣고 나서 고작 몇 줄 후기와 감상을 적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요. 인생 바닥친 사람도 작은 동정이라도 받으면 쉴 새 없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무언가를 받았으면 그에 보답하는 인사 몇 마디 남기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지금 후기 몇 줄 적느냐 안 적느냐 그거 말하는 거냐고 묻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정성껏 후기 남겨주시는 분들이 수업이나 행사 참여도 열정적으로 하고, 실제로 글도 꾸준히 쓰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다는 걸 말이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딱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어딜 가서 무슨 강의를 하든, 후기를 참하게 잘 적어주는 사람 찾아보면 주변 사람들 평도 좋고 반듯합니다. 받은 만큼 나눌 줄 아는 사람. 강의를 듣는 행위가 강사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는 시간임을 인정하는 사람. 감사할 줄 알고 기본과 도리 갖춘 사람. 적어도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수강생들이 후기를 적어준다 하여 제가 그 후기를 어디 가서 돈 받고 파는 것도 아닙니다. 또 제가 그 후기를 무슨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마음입니다. 강의를 지속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저한테는 수강생들의 후기만큼 강력한 에너지가 또 없습니다.
우선, 내 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고, 그 사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 다해 대해야 합니다. 상대도 나와 같은 마음과 태도로 응해야 하고요. 그래야 관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이라도 소홀해지거나 마음 떠난다면, 잠시 그 마음 되돌리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안 되면 정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래야 내 마음 지킬 수 있습니다. 상처와 아픔만 지속되는 관계, 나 자신을 망쳐가면서까지 계속 이어가야 하는 관계란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진정한 사랑이네 뭐네 하면서 매번 상처를 뒤집어쓰면서까지 한 사람을 죽도록 사랑하는 비련의 주인공 자주 등장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극본 쓴 작가가 그런 사랑 정말로 해 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사랑이 얼마나 아프고 괴로운지 한 번이라고 겪어 보았다면, 그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사랑이란 것도 잘 알 테니까요.
수업은 듣겠다. 후기는 안 쓰겠다. 사랑은 받고 싶다. 그런데, 내 사랑 주는 건 싫다. 무슨 양아치도 아니고. 사람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면, 그 진심에 반의 반이라도 마음을 내주는 것이 도리 아니겠습니까.
인간관계 어렵다 힘듭니다. 다들 내 마음 같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일 테지요. 사람 대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덜 다치면 좋겠습니다. 덜 아프면 좋겠습니다. 뒷통수 치지도 말고 맞지도 말고, 사람만 생각하면 기분 좋은 세상. 너무 이상적인 생각일까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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