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이는 마음
가족은 제외합니다. 나 자신도 제외합니다. 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고 행복이고 기적이며 행운입니다. 한평생 살아가면서, 가족을 제외한 누군가로부터 진심으로 사랑과 존중을 받는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그 누군가의 존재를 업신여기거나 그 사람의 말을 도통 듣지 않는 습성을 가진 이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떠나거나 사라지면 그 때서야 땅을 치며 통곡하는 것이죠.
겉으로만 위하는 척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런 사람들도 당연히 제외합니다. 온마음을 다해 나를 아끼고 존중하며 사랑해주는 이가 분명 한 사람 정도는 있을 겁니다. 다만 우리가 그런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것이 문제일 뿐이지요.
수강생 중 한 명이 외국으로 공부하러 떠나겠다 합니다. 떠나는 것이 마땅한가 저한테 상담을 청했지요. 저는 그의 상황과 집안 사정을 대략 알고 있습니다. 그가 외국에 가서 공부하겠다고 결심한 내력도 다 알고 있고요.
분명히 말했습니다. 가지 말라고요. 돈도 돈이지만, 그가 말하는 외국 교육은 제가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교육생들 등에다 빨대 꽂아 쪽쪽 빨아먹고는, 무슨 대단한 혜택이라도 주는양 광고를 해대면서, 실제로는 아무런 실질적인 이득을 주지 않는 곳입니다. 말 그대로 교육생들을 "이용만 하는" 업체입니다. 돈벌이에만 눈이 먼 전형적인 강의팔이죠.
이러한 사실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낱낱이 알려주었습니다. 입에 침을 튀겨가며 설명 다 했는데, 마지막 그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네, 잘 알아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저는 그를 아끼고 존중합니다. 인생 후배이기도 하고, 잠재력도 탁월하고, 성실하고, 저를 잘 따릅니다. 아직 나이도 많지 않고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친구이며 제가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존재입니다. 형님 형님 하면서 따르는 그 친구 인생이 진심으로 좋아지길 바랍니다.
이런 제 마음을 담아 귀하게 조언을 건넸는데도, "알아보겠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이미 그의 마음속에는 떠나기로 결정 끝난 거라고 봐야지요. 절대 안 된다고 그렇게 강조를 했음에도 제 말은 귓등으로도 듣질 않습니다.
인생 절반쯤 살고 나면, 서로가 말의 뉘앙스라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 "알아본다"라는 말은, 결국 다 알아보고 나서 별 거 없다 싶으면 기어이 외국으로 떠나겠다는 뜻이지요. 외국 가는 거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던 저의 경고는 오간데 없는 겁니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있을 겁니다. 자주 만나는 사람도 있을 테고요. 대화 많이 나누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 하여 무조건 그들의 말에 솔깃하고, 자신을 진정 귀하게 여겨주는 이의 말을 무시하면, 인생 결코 좋아질 수 없습니다.
제가 천지도 모르고 그냥 하는 말도 아니고, 이미 잘 아는 분야라서, 그 외국 교육 기관에 가면 돈만 날리고 아무것도 남는 것 없이 지금과 똑같은 인생으로 돌아올 게 뻔한데. 이 사실을 너무 잘 알아서 붙잡는 것인데. 모르긴 해도 그 친구 아마 분명히 외국으로 떠날 것 같습니다.
누구 말을 들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진심으로 자신을 아끼고 귀하게 여겨주는 이의 말을 들어야지요. 진심으로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나중에 어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제 말을 들어서 좋을 수도 있고, 외국 다녀와서 더 좋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앞일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하고요. 이것은 확률 문제가 아닙니다. 어쨌든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그리고 미래를 전혀 알 수 없다면, 마땅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겨주는 이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인생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입니다. 어떤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선택과 결정한 내용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기회가 있다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이의 말을 듣는 것이 그저 곁을 오가는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그 친구는 제게 말합니다. "대표님은 글쓰기/책쓰기 분야에서만 전문가이지 않습니까? 다른 분야에 대해선 참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생 전반에 걸쳐 제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줄 알았던 그 후배가 제게 그런 말을 던지니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더군요. 이제 그에게 저는 별 쓸모가 없는 모양입니다. 외국 가서 교육 받기 시작하면, 이제 그 쪽 사람들에게 상담을 청하고 도움 받겠지요. 그 친구 잘 되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저는 이제 그만 손을 놓습니다.
인생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기대와 실망의 연속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이었는데, 그 친구가 제 손길을 거절하고 나니 허탈하고 공허합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 중년의 품격!! <나이 오십은 얼마나 위대한가>
이은대 열 번째 신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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