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떠나보내는 놈이 이긴다

오늘, 그리고 지금

by 글장이


남북전쟁 직후 로버트 리 라는 장군이 어느 대저택에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 집에 살고 있던 미망인은 실의에 빠져 있었지요. 리 장군은 미망인의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전쟁 폭격으로 마당에 있던 크고 아름다운 나무가 처참하게 망가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한 번 보세요. 예전에는 이토록 아름다운 나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기 흉할 정도로 엉망이 되어버렸어요. 매일 마주할 때마다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모릅니다."


미망인의 하소연을 끝까지 들은 로버트 리 장군은 짧게 충고했습니다.


"이 나무를 베어 버리세요. 뿌리는 뽑아 버리세요. 그리고 사진도 찢어 버리세요."


마음을 괴롭고 힘들게 만드는 상황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사건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사건에 관한 해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요. 상처와 아픔은 폭격으로 망가진 나무와 같습니다. 계속 되새김질하면서 힘들어할 게 아니라 뿌리째 뽑아 버려야 합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뒤에서 제 험담을 했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팍 상하거든요. 당장은 그 사람 찾아가 멱살이라도 잡고 싶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아무것도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서 머릿속으로 계속 그 사람 떠올리며 혼자 씩씩거린다는 사실입니다. 팩트만 떠올리는 게 아니라, 점점 부풀려 상상하면서 분노를 키우기도 합니다.


행복하고 좋은 상상은 지속하기가 참 어려운데, 화가 나고 속상한 상상은 어쩜 이리도 자연스럽게 오래도록 잘도 하는지. 실제보다 상상으로 화가 나는 경우가 더 많을 지경입니다.


부정적 생각은 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분노와 원망은 마음을 갉아먹는 독약과 같지요.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일을 망치거나 아예 의욕까지 잃게 됩니다. 산에 오르다가 눈앞을 가로막는 나뭇가지가 나타나면 치우고 갑니다.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뭔가가 나타나면 당연히 치우고 가야 합니다. 그것이 부정적인 생각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누구나 할 것 없이, 지나간 인생에는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많았습니다. 좋은 일이야 뭐 굳이 어떻게 처리해야 할 필요 없을 겁니다. 문제는 나쁜 기억입니다. 바로 이 나쁜 기억이 우리로 하여금 지금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막는 벽입니다. 처리해야 합니다.


첫째, 좋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런 다음, 지금은 어떤가 생각합니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합니다. 틀림없이 나아졌을 겁니다. 털끝만큼이라도 달라졌을 테지요.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고요.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성장과 발전에 집중하는 게 좋겠지요.


둘째, 신이 우리에게 나쁜 경험을 하게 만든 데에는 필시 무슨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이 바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입니다. 실수하지 말라는 경고일 수도 있고, 사람 대할 때 이런 점 조심하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고, 겸손하라는 충고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경험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 나쁜 경험에서 찾는 메시지야말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비법이라 할 수있겠지요.


셋째, 굳이 상상하고 싶다면, 나쁜 기억과 정반대되는 상황을 떠올리는 연습이 도움될 겁니다. 큰 실패를 겪은 적 있다면, 큰 성공을 한 모습 떠올리고요. 많이 아팠던 기억은 건강한 모습으로 바꿉니다. 이별에 관한 아픔은 최고의 사랑으로 바꿔 상상하고, 지독한 가난 때문에 힘들었다면 풍요로운 인생을 떠올리는 것이죠.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긍정적인 상상을 위한 신호로 삼으면 생각습관 바꾸는 데 효과적입니다.


지나간 일에 매달리는 것을 집착 또는 미련이라 합니다. 좋지 않았던 일을 자꾸 떠올리면서 자신을 못난 사람 취급하고 불편한 감정 일으키는 것도 모두 집착이고요. 성취와 성공 떠올리며 영광에 취해 사는 것도 모두 미련입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오직 지금 뿐입니다.


제리 스택하우스 라는 농구 선수가 인터뷰에서 한 말을 소개합니다. 프로 농구팀에 발탁되기까지 어떤 자세로 시합을 했느냐 물었더니 그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승리하고 잊어버린다. 져도 잊어버린다." - 제리 스택하우스,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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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떠나보내는 놈이 이깁니다. 실패에 발목잡혀 원망과 회한 품고 사는 사람은 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과거 성공에 취해 그 영광이 계속될 거라 믿고 현재를 소홀히 사는 사람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겠지요.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 우리가 살아내야 할 인생은 오늘, 지금 뿐이란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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