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보다 중요한 것

나를 돌아보는 시간

by 글장이


온라인 줌(ZOOM)으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지역별 오프라인 특강도 계획 중입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글쓰기/책쓰기 강의를 하고, 많은 이들의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9시에 강의 시작이라면, 적어도 6시에는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매 강의 때마다 두 시간 리허설을 합니다. 텅 빈 모니터를 보면서 말이죠. 중간에 말이 막히는 부분은 없는가, 지나치게 과한 표현은 없는가, 요약 정리가 잘 되는가, 이 정도면 수강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영상은 이상없이 잘 돌아가는가, 시스템은 문제없는가.


6년 넘도록 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한 달 평균 20~25회입니다. 이제는 눈 감고도 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리허설을 소홀히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수강생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믿고요.


수강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9시 수업이면, 적어도 8시 55분까지는 입실해서 음향도 체크하고 수업 들을 준비도 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그렇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기본을 지키지 않고 있어서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5분 정도 늦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9시가 넘었는데 저한테 링크 달라고 카톡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 수업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 중요하다는 뜻인가요. 오프라인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각하는 사람 매번 나옵니다. 시간에 대한 관념이 없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화면을 켜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 특강의 경우, 반드시 화면을 켜고 입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면 참여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도대체 왜 화면을 켜지 않을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첫째,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화면을 켜고 수업을 들으면 집중해야 하거든요. 화면을 끄고 들으면 이것저것 왔다갔다 다른 일 하면서 들어도 되고, 자리에 누워 과자 먹으면서 들어도 되고, 심지어 다른 일을 하면서 곁들어도 됩니다. 글쓰기/책쓰기를 우습게 여기는 것이죠. 초집중을 하고 수업 들어도 열 개 중에 세 개 얻기 힘듭니다. 화면을 끄고 참석하는 것은 집중하지 않겠다 선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자신을 드러내기가 마땅찮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얼굴과 자신의 방 뒷배경을 보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꺼려지는 심리를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심리는 과대망상과 과소평가 두 가지가 복합 작용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볼 거라는 과대망상이지요. 아무도 쳐다보지 않습니다. 또 그들이 자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흉을 볼 거라는 생각도 하는데, 이는 스스로를 지극히 업신여기는 태도입니다. 아무도 누군가를 이유없이 깔보지 않습니다.


셋째, 화면을 켜고 끄는 것이 수강생의 자유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제가 화면 켜지 않으면 퇴실된다고 공지했더니, 한 남자분이 어이가 없다며 그 자리에서 나가버리더군요. 왜 어이가 없다고 했을까요? 정작 어이가 없는 사람은 전데 말이죠. 자유란,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만 생기는 권리입니다. 강사는 당연히 화면을 켜야 하고 수강생은 화면을 꺼도 된다, 어쩌다가 이런 사고방식이 지극히 당연하게 자리잡았을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출간계약을 체결하고, 출간을 하고, 그 후에 초대특강 자리도 마련합니다. 열 명 진행하면, 그 중에서 세 사람 정도에게 감사 인사를 받습니다. 나머지 일곱은요? 전화 한 통 없습니다. 자신이 책을 냈으니 당연한 권리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혹은, 제게 비용을 냈으니 마땅히 받아야할 혜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요.


한 때는 사람들의 이런 모습에 진저리가 났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기본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책을 내면 뭐하나.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참 없구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북 컨설팅을 진행할수록 사람이 미워졌습니다. 그래서 다 때려치우고 강의없이 글이나 쓸까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글 쓰고 책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의미 있고 가치로운 일이지요. 삶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 돕는 것만큼 보람있고 행복한 일은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글쓰기/책쓰기보다 더 중요한 것들도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시간 약속을 지킵니다.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약속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들 향해서 손가락질 하지 않습니까? 손가락 방향을 한 번쯤 바꿔 볼 필요가 있겠지요.


서로 지켜야 할 기본 예의라는 게 있습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강사와 수강생이 눈을 마주하고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이 강의 무대에 섰는데, 모든 수강생이 등을 돌리고 앉아 수업을 듣는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입으로만 감사", "감사일기에만 감사", 감사하지 않는 감사" 들이 너무 많습니다. 감사의 남발로 인해 생겨난 사회 풍조입니다. 덕분에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진심 담아 감사하고 있는가?


나름의 원칙을 갖고, 적어도 제 자신의 원칙을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6년 동안 강의했습니다. 501호 작가가 탄생했습니다. 온갖 우여곡절 있었습니다. 행복한 적도 많았고, 상처받은 날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작가탄생 500호라는 숫자가 우습게 여길 결실이 결코 아니란 사실입니다.


어제 모 작가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제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더니, 그 작가님 목소리가 격앙되더군요.


"세상에! 500호라고요 500호! 500호가 무슨 장난입니까? 이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 지 모르세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진심으로, 온마음 다해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신념과 확신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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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결과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점수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승리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본'이라 부릅니다.


놓치고 살았던 기본들을 하나하나 찾아 볼 생각입니다. 삶을 지탱하게 해 주는 것은 영광의 순간이 아니라 작은 기본들이란 원칙을 잊지 않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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