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망설여지는 현실적인 이유들

나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

by 글장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가장 솔직한 저의 시작 동기입니다. 바꿔 말하면, 글을 쓰지 않으면 달리 살아갈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문학 작품을 쓰고자 했던 것도 아니고, 역사에 길이 남을 문헌을 집필하려 했던 것도 아닙니다. 글이라도 써야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돌이켜보면,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6년간 전국 수많은 이들에게 글 쓰는 삶을 전하고자 노력했는데요.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쓰지 못했고, 다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유를 댈 수조차 없었습니다. 쓰지 않으면 안되니까, 계속 쓸 수밖에 없었지요. 덕분에 지금의 삶을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언제 글 쓰고 앉아 있냐고 말하는 사람 많이 만났습니다. 틀린 말 아닙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이지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매일 일해야 합니다. 피곤하고 지칩니다. 그런데 글까지 쓰려니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꼭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업 작가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당장, 빨리 책을 내라는 소리도 아니고요. 틈 나는대로 조금씩이라도 자신만의 글을 써 보라고 권하는 것이지요.


잃고 살아가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강의 시간에 수강생들한테 지난 주에 뭘 했느냐고 질문할 때가 종종 있는데요. 대부분 대답을 못하거나 한참을 생각합니다. 10년 전의 일도 아니고 바로 지난 주 일을 물었는데 말이죠. 그만큼 우리,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말, 그리고 팍팍한 현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때 하루 세 끼 밥 먹을 걱정까지 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먹고 사는 것 외에도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어떤 의미나 가치가 틀림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강제할 수 없습니다. 쓰지 않는다고 해서 탓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진심 담아 권할 뿐입니다.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이야기를 글에 담아 보는 것이 얼마나 가치롭고 의미 있는 일인지 꼭 한 번 만나 보시길 바랍니다.


글을 쓰지 못하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잘 쓰고 싶은데, 잘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글재주가 없는 사람이 굳이 뭣하러 글을 쓰는가. 이렇게 형편없는 글을 써서 어디다 쓰겠는가. 자신의 글을 지나칠 정도로 낮게 평가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겸손일까요? 글쎄요. 제가 볼 때는 겸손이라기보다는 핑계나 변명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6년 동안 엄청난 양의 수강생 글을 읽었습니다. 특별히 잘 쓴다 싶은 사람? 한 명도 없었습니다.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제 수업에 찾아올 리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요.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손에 꼽을 만큼 형편없이 못 쓰는 사람? 글을 가장 못 쓴다고 평가할 만한 사람? 그런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지요. 탁월한 사람도 없었지만, 최악인 사람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전부 적정한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왜 자꾸 스스로 글을 못 쓰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걸까요? 그것은 우리 안에 타인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초조함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경쟁 상황에 노출되어 등수를 매기는 교육을 받았지요. 그러다보니 무슨 일이든 남들보다 잘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강박이 자리잡게 된 겁니다.


못 써도 됩니다. 누가 당장 책 내라고 했습니까? 그냥 글을 쓰자고 권했지요. 어떤 글도 좋습니다. 일기도 좋고 독서노트도 좋고 그냥 습작도 좋습니다. 이런 글을 한 편씩 쓸 때마다 일일이 점수를 매기고 평가하고 분석합니까.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픕니다. 그냥 쓰는 거지요.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를 쓰고, 거기에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덧붙이고, 이왕이면 세상 사람들한테 도움될 만한 한 마디까지 정리하면, 그것으로 이미 훌륭한 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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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문제, 그리고 남들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초조감. 바로 이 두 가지가 글을 쓰지 못하게 막는 현실적인 요인입니다. 웬만한 이유들은 전부 여기에 속합니다.


결국은 마음 문제라는 말이지요. 꾸준하게 글 쓰는 사람은 먹고 사는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 걸까요? 그렇다면 글 쓰는 사람은 전부 갑부라는 소리인데...... 또한, 글 쓰는 사람은 모두 다른 사람보다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존재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런 평가나 계산 없이, 그저 쓰는 행위만으로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글쓰기를 지향하고 또 전하고 싶습니다. 이상적인 얘기라고요? 그럼 지극히 현실적인 삶을 추구한 결과는 어떤지 묻고 싶습니다.


글 쓰는 삶은, 그 자체만으로 더 없이 현실적이고 자신의 삶을 직시할 수 있는 투명한 과정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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