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이 누리는 두 가지 축복

온갖 일이 다 일어나도 버틸 수 있는 이유

by 글장이


감옥에 있을 때,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도 글 한 번 써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한 적 있습니다. 그 안에서는 마음 힘들고 괴로운 때가 많거든요. 나 때문에 힘들어할 가족, 막막한 앞길, 죄책감, 인생이 무너졌다는 절망감. 온갖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눈물로도 마음을 닦아내지 못하는 때가 많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 하도 힘들어하길래, 당신도 글 한 번 써 보면 좋을 것 같다 조심스레 권했는데요. 그들의 답변은 한결 같았습니다. "내가 무슨 글을. 난 그런 거 할 줄 몰라요."


글 쓰는 사람들에게 첫 번째 축복은,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에는 글쓰기 자체를 모르고 사는 사람도 많고, 쓰고 싶어도 쓸 줄 모른다 하는 사람도 많으며, 실제로 몸이나 마음의 장애 때문에 글을 쓸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와중에 나는, 쓰고 싶을 때 마음껏 쓸 수 있으니 얼마나 축복인가요.


어머니 얘기를 글로 쓴 적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무슨 사고를 칠 때마다 "괜찮다" 해주시던 어머니 이야기 말이죠.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이 다들 공감해주고, 자기도 어머니 생각 난다면서 눈시울 붉히곤 했었죠.


저는 그저 제 이야기를 쓴 것뿐인데, 사람들이 제 글을 읽으면서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양 감정이입을 했던 겁니다. 글이란 게 이런 거구나 처음 느꼈지요. 내 경험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 다른 사람들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 벅찼습니다.


글 쓰는 사람이 누리는 두 번째 축복은, 내가 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혼자 쓰고 혼자서만 읽는 거라면 아마 글쓰기의 의미와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겁니다. 아무 의미 없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 덕분에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힘 가질 수 있는 거지요.


글을 쓴다고 해서 당장 큰돈이 생긴다거나 인생 역전하는 일 없습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시간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보상도 꽤 오랜 세월 흘러야 조금씩 생기기 시작합니다.


요즘처럼 빨리 휙휙 바뀌는 세상과는 조금은 결이 맞지 않은 분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인공지능이 일상을 지배하고, 변화 속도가 엄청난 시절일수록 차분하게 앉아 자기 안으로 침잠하는 시간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야말로 큰 실패로 인해 인생 절망과 좌절 속으로 떨어졌던 사람이거든요. 겉으로만 보면 저 같은 사람은 두 번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했어도 아무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감옥에서부터 읽고 쓰는 삶을 만났지요. 물질적인 풍요도 물론이지만, 그보다는 지난 상처와 아픔으로 다른 사람 도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벅찬 기쁨인지 모릅니다.


각자가 누리는 행복의 정도와 방법이 다 다를 겁니다. 저는 글을 쓰면서,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마냥 허둥대던 삶을 접을 수 있었습니다. 늘 바쁘게 무언가에 쫓기듯 살았고,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항상 뭔가 부족하고 모자라단 생각 지울 수 없었거든요.


책 읽고 글 쓰면서 텅 빈 마음 하나씩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은 쓸데없다 여기는 생각들. 예를 들면, 왜 살아가는가, 나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이런 류의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습니다.


당장 돈이 되는 생각들은 아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든 휘둘리지 않고 평온하게 나 자신과 내 인생에만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지요.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또 일어나더라도 무릎 꿇거나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러한 확신이 매일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지요.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도 축복이고,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축복입니다. 이런 축복을 받으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서, 더 열심히 글 쓰면서 나누려 하는 거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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