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위크, 나는 감옥에서 사업 구상 다 했다

혼자 고요히 생각하는 시간

by 글장이


약 3년간 막노동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신분으로 일자리 구하기 힘들었고, 당장 다섯 식구 먹고 살 길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육체 노동을 해 본 경험 없었기 때문에 저에게 막일은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곰방'이라고 해서, 시멘트와 모래 혹은 그 외 건설 자재를 신축 건물 층별로 날라 옮기는 일 자주 했었는데요. 정해진 시간 동안 물량을 다 옮겨야 일이 끝나기 때문에 힘들다고 해서 마음 대로 쉴 수 있는 상황 아니었습니다.


이미 충분히 단련된 선수(?)들이야 어지간한 물량을 날라 옮겨도 거뜬했겠지만, 저는 몇 번만 오르락 내리락 해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 쉬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때 저를 좋게 봐 준 한 어르신이 이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알아서 쉬어야 해. 자기 몸은 자기가 잘 알아. 무리하면 내일 일 못한다. 돈 못 벌면 자기만 손해야."


KTX가 처음으로 운행을 시작했을 때, 대구에서 서울까지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예전 새마을호 타면 4시간 족히 걸렸는데, 이제는 서울까지 출퇴근도 가능하겠구나 싶었지요.


그렇게 이동 시간이 확 줄어들면, 당장 일상에 여유가 가득할 줄 알았습니다. 착각이었죠. 고속 열차가 줄여 준 그 시간에 우리는 또 다른 일을 꽉꽉 채워 더 바쁜 일상을 살게 되었습니다. 문명의 발달이 '쉼'을 가져다 준 게 아니라, 더 빼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한 겁니다.


열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또 어떤가요? 편안하게 등을 기대고 창밖을 바라보며 '여행'을 즐기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노트북을 꺼내 못다 한 업무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상대와 통화하며 계속 일을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 시대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휴식을 취하는가 궁금할 지경입니다.


사업 실패로 채권 채무 관계 정리하지 못해 감옥에 가게 되었습니다. 지은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며 머리 숙인 채 고생해야만 하는 곳. 네, 맞는 말입니다. 저는 그 안에서 눈물도 많이 흘렸고 참회도 많이 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통스러운 곳 분명히 맞습니다.


그럼에도 제게 감옥은 두 가지 변화를 준 곳이기도 합니다. 첫째, 사람들과의 연이 끊어져 혼자 고요히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요. 둘째, 지난 10년 동안 제가 일으킨 모든 사업과 성과는 모두 감옥에서 구상한 것들입니다.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번 미국 서북부에 있는 별장에 머무르면서 일주일씩 '씽크 위크(생각 주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모든 외부 연락을 끊고, 가족 방문도 사절한 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하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중요한 사업 구상은 모두 이 때 만든 거라 합니다.


바쁘고 힘들면 쉬어야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일하다가 과부하가 걸리면 오히려 더 많은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힘들어 보여서 좀 쉬라고 권하면, 마치 휴식이 무슨 대단한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 팔을 휘저으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말라는 듯 거절합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은 에너지를 품고 있습니다. 이 에너지의 특성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지요. 지치지도 않고 과부하도 걸리지 않은 채 영원히 힘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도 충전이 필요하듯, 사람도 몸과 마음 충전하는 시간 꼭 가져야 합니다.


충전이라고 해서 반드시 어디 피서를 가거나 산꼭대기 사찰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 있으면서 하루 20분 정도만이라도 혼자 가만히 있는 시간 가지면 충분합니다.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머리를 최대한 비우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멍때리는 시간을 갖는 것이죠. 바로 이 재충전의 시간이 몸과 마음의 활력을 더해줍니다.


오래 전 직장에 다닐 때, 저는 매일 매 순간 "뭔가 더 해야 한다"라는 강박을 품고 살았습니다. 늘 가만 있질 못했고, 긴장했으며, 조급함과 조바심으로 정신적 스트레스 가득 안고 살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니 망할 수밖에요.


물론, 휴식의 당위성을 핑계로 매 순간 쉴 궁리만 해서는 안 되겠지요. 주어진 소임을 최선을 다해 실행하고, 자기 일에 책임감 느끼며 일하는 게 마땅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몸과 뇌를 재충전하는 시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자신이 꿈꾸는 인생을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쉬지 않고 일만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과가 좋은 건 아닙니다. 아이디어 고갈, 체력 소진, 뇌 과부하, 스트레스 증가. 결국은 몸과 마음 다 망치고, 성과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건전한 휴식,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습관이야말로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스크린샷 2025-07-06 091101.png

일요일입니다. 뭔가 다른 일을 자꾸 하려고 덤비지 말고, 고요하게 앉아 심호흡 크게 하면서 지금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가지길 바랍니다. 오늘의 휴식이 내일의 질주를 보장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KakaoTalk_20250108_153504199.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