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만 하는 일이 너무 많다
글을 쓰려는 사람 중에는 조급한 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빨리 쓰려 하고, 빨리 책을 내고 싶다 하고, 빨리 성과를 내어, 빨리 성공하고 싶다 합니다. 아이러니하지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글쓰기든 뭐든 조급한 마음을 갖게 되는 이유는 성취 강박증 때문입니다. 성장 과정에서부터 "공부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 된다!"는 말을 우리처럼 많이 듣는 민족은 없을 겁니다. 성적표 한 장을 보고 "아이고 잘했다!" 또는 "너 진짜 어쩔려고 그래!"라는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이것이 조급한 마음을 갖게 된 이유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테지요.
애매한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책쓰기 코치인 제가 수강생들한테 천천히 쓰라고 강조하는 것도 우습지요. 열심히 쓰고 있는 사람을 방해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한 번쯤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도 말고 딱 하루만 봅시다. '해야 하는' 일이 몇 가지쯤 됩니까? 크든 작든 오늘 해야만 하는 일을 한 번 적어 보세요. 아마도 작은 수첩 한 페이지 정도는 금방 채울 수 있을 겁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이제 전부가 아닙니다. 이미 해야 할 일이 차고 넘치는데, 거기다가 또 해야 할 일을 스스로 만듭니다. 독서모임에 나가고, 글쓰기 강좌에 등록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자격 취득을 위해 공부를 시작하고, 각종 사교 모임에도 나갑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모두 잘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몸도 마음도 지칠 수밖에요.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은 있습니다.
첫째, 하루 딱 5분만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빈둥거린다고 해도 좋고 나태하다고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우리에겐 그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절대 죄책감을 갖거나 엉덩이를 들썩이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는 것도 안 됩니다. 그냥 의자에 털석 주저앉아 멍하니 허공을 보면서 빈둥빈둥거리는 것. 뇌를 식히고 몸과 마음에 휴식을 취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둘째, 조급한 마음 없애는 데에는 산책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핑계와 이유로 실천하기 어렵다는 사람 많습니다. 산책에는 준비도 필요없고, 오래 해야 한다는 기준도 없습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 먼저 내리기만 해도 퇴근 시간 산책 충분하고요. 마트 장 보러 갈 때 터벅터벅 걷는 것도 충분한 산책입니다. 언제 어디서 걷든 머릿속을 텅 비우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걷는다, 이것이 딱 맞는 표현입니다.
셋째, 자신을 격려해야 합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열심히 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쓸데없는 일을 많이 행할수록 사람 마음은 황폐해지게 마련입니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할수록 마음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 속으로 자신을 감싸안아주고, 토닥여주는 시간을 꼭 가지면 좋겠습니다.
저는 마치 글쓰기가 인생의 전부인 듯 강의합니다. 뭐 실제로도 그렇다고 할 수 있고요. 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글쓰기보다는 제 인생이 더 중요합니다. 당연한 얘기지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글을 쓰면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스트레스 받습니다. 차라리 쓰지 않는게 낫겠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옵니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말, 이제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어떠한 경우에도 스스로 위로하고 아껴주고 격려해주는 마음은 가질 수 있습니다. 연습하기 나름이고, 반복하기 나름이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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