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이 전부다
생각없이 던진 상처를, 이제 돌려받는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을까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린다. 나는 그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생각조차 하질 못했었다. 가끔은 그저 '실수'라는 말로 내가 준 상처를 덮어버렸다. 나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을 곪아가고, 나는, 잊어버렸다.
인생 절반을 넘어 이제 깊은 중년이 되고 보니, 젊은 시절 마구 날렸던 화살이 고스란히 내게로 되돌아오는구나 느끼는 때가 잦다. 그들은 '실수'라고 말하는데, 나는 계속 아프다.
"어떻게 나한테 이런 상처를 줄 수가 있어!"라며 따지기라도 할 수 있으면 답답하지나 않겠지. 굳이 일일이 언급하며 얼굴 붉힐 만한 일도 아니라서 그냥 넘어가고 만다. 문제는, 내가 계속 아프다는 사실이다. 자구 아프니까, 내가 아픔을 준 건지조차 모른 채 살아왔던 지난 날들이 자꾸 떠오르는 거겠지.
어디 가냐?
친구들이랑 놀러.
술 마셔?
응.
항상 말 조심해라.
아들이 외출할 때마다 술 조심 차 조심 주의 준 적 별로 없다. 내가 하는 말은 한결같다. 말 조심. 말은 도로 담을 수 없다. 기껏해야 사과 정도. 한 번 들은 말은 평생 귓가를 맴돈다.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잊혀질 뿐.
아들의 입을 통해 허공으로 흩어진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기를. 그 상처가 모여 언젠가 아들에게 되돌아오지 않기를. 아들은 아직 젋고 어려서, 자신이 뱉은 말이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줄도 모를 테고, 그 상처가 모여 나중에 되돌아올 아픔이 얼마나 큰 줄도 모를 터다.
한 마디 말이, 한 줄의 글귀가 사람을 살리고 죽일 만큼 묵직하다는 사실을 얼마나 빨리 깨닫는가에 따라 아들의 인생이 달라질 거다. 허튼 말을 주의하고, 생각 끝에 말을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은 하지 않으며, 쓰지 않아도 되는 표현은 쓰지 않기를, 아빠인 나는 바라는 것이다.
이제 나는, 지난 세월 내가 쏘았던 화살을 모두 거둬들이며 살아가려 한다. 누군가 모진 말을 내게 던지는 것은, 그가 나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 과거를 주워담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덜 아프기보다, 언제인지도 누구인지도 모르는 내가 쏜 상처의 대상이 얼마나 아팠는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런 마음으로 살다 보면, 적어도 남은 삶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고작 이런 걸로 뭘 그렇게 화를 내냐." 나도 많이 했던 말이고, 또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속이 좁아 터져서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상대가 기분 상할 정도의 말이라면 그냥 내가 하지 않으면 그만인 것을. 나는 말했으니 너는 상처 받지 말아라. 억지 논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라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았으니 다들 잘 알았을 테지.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그 정도는 잘못도 아니다"라고 우기는 인간들이 우리 국민의 대표라는 사실. 서민들은 돈 백만 원 가지고도 울고 웃는데, 그네들은 수백 억 수천 억을 가지고도 두 번 언급하지도 않는다.
서민들의 자녀는 시험 보다가 옆으로 고개만 돌려도 부정행위로 즉시 탈락하는데, 그네들은 교수 부모가 시험을 대신 쳐주고도 가석방을 떠든다. 이런 소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접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는 속에서 천불이 난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도, 나는 고작 몇 푼으로 1년 6개월 징역살이까지 했는데, 그래서 인생 바닥을 쳤는데, 그네들은 어찌 그리도 멀쩡하게 당당하게 잘만 살아가고 있는가. 이런 것이 권력이라면, 나는 정말로 권력을 증오하고 싶다.
"성질이 더러워서 암에 걸린 겁니다."
"그래도 대표님은 당장 죽는 암은 아니잖아요."
어떤 생각으로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난 세월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상처를 주었으면 저런 부메랑을 맞아야 하는가 한참 생각하게 된다.
말을, 좀, 조심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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