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인생
아들은 4주간 병영훈련 떠났습니다. 8월 22일에 돌아옵니다. 군사훈련이라고는 하지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사고 소식 때문에 요즘은 그렇게 "빡세게" 훈련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을 학군단측으로부터 전해들었습니다. 예전에 저나 제 아버지 때 군대 훈련과는 차원이 다르겠지요. 매일 휴대전화 사용 가능하다 하니 더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문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주 군대 간다고 아주 노심초사 오만 걱정을 다 한다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괜찮다고 설명을 해도 소용 없습니다. 꼴랑 4주 훈련 다녀오는 건데, 무슨 6.25 전쟁 나가는 것처럼 눈물바람에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정작 훈련 받으러 가는 아들 녀석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서 음료수라도 사먹으로 돈을 몇십만 원씩 쥐어주셔서 그걸로 싱글벙글이었습니다. 녀석도 이번 훈련이 그다지 고되지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아무 걱정 없이 가는 거지요. 집안 분위기는 거의 초상집입니다.
아버지는 일 년 365일 산에 다니십니다. 덕분에 여든 다섯 나이에도 아직은 정정하신 편이지요. 오늘 아침 산에 가셨다가 정상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합니다. 산에서 집까지 돌아오긴 했는데, 왼쪽 허벅지가 계속 쿡쿡 쑤시고 아파서 견디기 힘들다 하시네요.
정형외과 수소문해서 모시고 갔습니다. 의사가 딱 보더니 근육 파열 같다면서 바로 초음파 검사를 했지요. 아니나다를까, 의사 말대로 근육 파열된 시커먼 부분이 두 군데나 보입니다.
"한 달 동안 산에 가면 안 됩니다. 절대 안정 취하시고, 처방해드리는 약 잘 드세요. 2주간 지켜보고 다시 오세요." 의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엄하게 말하는데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는 또 다음 달 산행 계획을 말하고 계십니다. 제가 아주 미쳐버리겠습니다.
이 더위에 어머니는 또 무슨 파룬궁 수련회 가신다고 시내버스를 타고 왕복하십니다. 다리도 불편하신 분이 버스에 올랐다가 내렸다가 보통 일이 아닌데도, 가지 말라고 아무리 말려도 소용 없습니다.
어머니는 한 번씩 외출했다 돌아오실 때마다 꼭 먹거리를 사가지고 오십니다. 집에 먹을 게 천지고, 냉장고 자리가 부족할 지경인데도 가족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꾸만 쓸데없는 음식을 사가지고 오시는 거지요.
그런 어머니와 아내는 허구한 날 부딪칩니다. 마구 싸우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두 사람 신경전 펼치면 중간에서 제일 괴로운 게 저입니다. 이젠 아주 지긋지긋해서 꼴도 보기 싫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 아들까지. 가지 많으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꼴랑 가지 다섯 개뿐인데 문제 없는 날 하루도 없습니다.
사무실 와서 책 읽고 글 씁니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으면 졸릴까 봐 은은하게 켜 놨더니 글 쓰는 동안 등에 땀이 흥건해졌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으면 근심 걱정 싹 사라집니다. 읽고 쓰는 삶을 만나 참으로 다행이지요.
인생은 문제의 연속입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평온하고 고요한 날은 일 년에 며칠 되지 않습니다. 늘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 또 새로운 문제를 맞닥뜨립니다. 그러니, 문제가 없었으면 하고 바랄 게 아니라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지혜롭고 현명한 태도이겠지요.
문제는 그냥 발생하는 겁니다. 도대체 내 인생 왜 이러나 한숨지을 필요도 없고, 문제 많다고 툴툴거릴 일도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문제는 발생합니다. 그게 그냥 인생이라서, 우리는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지요.
비교는 좌절을 낳고, 기대는 실망을 낳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잘 사는 것 같다 겉모습만 보며 어림짐작하면 내 인생만 비참해지고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란 기대를 할수록 문제 하나 생길 때마다 주저앉게 됩니다.
다른 사람 인생과 비교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도 다 속속들이 살펴보면 온천지 문제 투성이입니다. 문제 없기를 기대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인생 자체가 문제인데 무슨 바람을 갖겠습니까. 그저 내게 주어지는 모든 순간이 나의 인생이려니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행복을 위한 태도라 할 수 있겠지요.
문득 저의 영원한 멘토 두 사람이 떠오릅니다. 다산 정약용은 누구보다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도 책을 오백 권이나 집필하고 후세에까지 도움 될 어록을 남겼지요. 토니 라빈스는 싱크대가 따로 없어 욕실에서 바퀴벌레와 함께 그릇을 씻다가 세계적인 동기부여가가 되었습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반드시 도약의 디딤돌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종일 속시끄러운 일 치닥거리만 하다 보니 벌써 오후 4시가 다 되어갑니다. 아직 오늘이라는 인생 많이 남아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오늘을 살아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 책쓰기 무료특강 : 7/29(화) 오전&야간
- 신청서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3923717200
★ <요약 독서법> 무료특강 : 8/30(토) 오후 2시~5시! - 천안 소셜캠퍼스ON충남 5층!
- 신청서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3926537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