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계속합니다
석 달 전, 어머니는 골반이 부서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 후로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았지요. 여든 가까운 나이에 뼈가 부러지고 신경이 손상되었으니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두 곳의 병원에서 수술 받았는데, 담당 의사 두 명이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도 줄어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여든의 어머니에게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매일 새벽, 잠에서 깨자마자 어머니와 함께 걷기 연습을 했습니다. 매일 밤마다 달빛 아래에서 어머니와 걷기 연습을 했습니다.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보행기를 잡고 걷는 당신의 모습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겉으로 눈물을 흘리지 않을 뿐, 속마음은 아마 오열을 했을 테지요.
그만 쉬고 싶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냥 이렇게 살면 되지 뭐.
한 번씩 약한 소리를 하실 때마다, 저도 그만 포기할까 망설이곤 했습니다. 남은 인생, 어머니가 두 다리로 걷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습니다. 모진 자식이라는 욕 먹을 각오를 하고, 다시 어머니를 일으켜세웠지요.
오늘, 2차 외래 진료 다녀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엑스레이 결과를 보더니, 많이 좋아졌다 하면서 허리 보호대를 풀어도 된다 합니다. 어찌나 기쁘고 감사한 지, 어머니와 저는 의사 선생님 앞에서 몇 번이고 허리를 굽혀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하루 세 번 먹던 약도 두 번으로 줄였고, 2주마다 하던 검사도 한 달에 한 번 하라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아직 완쾌까지는 아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았습니다. 어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요.
오늘 외래 진료, 어머니는 가벼운 지팡이 하나 짚고 두 다리로 당당히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이들에게 매일 쓰라고 강조합니다. 제 말을 듣고 매일 쓰기 연습을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답답합니다.
쓰는 과정이 힘듭니다.
잘 못 써서 제 자신에게 실망스럽네요.
이렇게까지 글을 써야 하나요.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설거지가 훨씬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회사 업무가 더 바쁘게 여겨집니다. 지금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멘탈이 무너진다는 말이지요.
유일한 실패는 "그만두는 것"입니다. 그만두는 것은 자기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모든 부정적 생각과 불평과 불만을 긍정하는 행위입니다. 힘들다는 말을 긍정하는 것이고, 어렵다는 말에 승복하는 것이며, 약해 빠진 정신 상태를 인정하는 꼴입니다.
다리가 아프고 걷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걷기 연습을 그만두었다면, 두 번 다시 두 발로 걸을 수 없었을 겁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셈이죠. 그 후로는 어떻게 될까요? 인생의 다른 모든 부분에서도 지고 말 겁니다.
글 쓰기가 힘들다고 해서 포기해버리면, 작가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을 찾고 중심을 잡는 모든 기회까지 잃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가치마저 놓아버리는 것이죠.
유일한 실패는 포기입니다. 그만두지만 않으면, 계속하기만 하면, 결국은 뭔가 이룰 수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설령 포기를 했더라도 다시 일어나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면 됩니다. 힘들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막막하고 답답할 수 있습니다. 일이 꼬이고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절대 멈추지 마십시오. 어떤 경우에도 그만두는 것은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도 어머니와 함께 걷기 연습을 하고, 오늘도 글을 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