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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최고도 최악도 아니다

언제나 중심은 '나'여야 한다

by 글장이


챗GPT, Gemini, 뤼튼, GROK 등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과 함께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인공지능을 마치 자신처럼 활용하기도 하고요. 또 다른 사람은 골치 아프다며 인공지능을 외면하기도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인공지능 예찬하며 살아가는 사람 있는데요. 그는 자신의 업무와 사적인 일에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합니다. 다만,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눠 봐도 "그 자신의 이야기"는 한 마디도 들을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인지, 인공지능이 그를 활용하는 것인지 분간하기 힘듭니다.


반면, 아예 인공지능 따위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마치 인간을 정복하려는 '나쁜 기계'인 것처럼 취급합니다. 지금까지도 잘 살아왔는데, 무엇하러 굳이 어렵고 복잡한 인공지능을 배워 활용하려는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말하는 거지요.


두 가지 측면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인공지능 없이는 못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경우인데요. 그런 사람은 자칫 자기만의 생각이나 철학 또는 가치관을 상실할 우려가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인공지능의 힘을 비는 거지요. 이렇게 살면, 결국은 '나'는 사라지고 인공지능만 남게 될 겁니다.


다음으로, 인공지능 따위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의 경우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문명이 자리를 잡을 때는 기본적으로 사용법을 익히고 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처음 출시되었을 때, 그런 거 필요없다 우기던 사람들도 지금은 손에 하나씩 다 쥐고 있지요. 적극적으로 배우고 익힌 다음에야 선택할 자유도 생기는 법입니다.


인공지능 자체는 최고도 최악도 아닙니다. 슬기롭고 현명한 태도로 잘 활용하면 최고가 될 수도 있고, 휩쓸리거나 외면하면 최악이 될 수도 있는 거지요. 시대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습니다. 이왕 인공지능 세상이 된 거라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배우고 익혀 우리 삶에 적절하게 잘 활용하는 것이 마땅한 태도겠지요.


저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요즘 인공지능 활용해서 짧은 시간에 정확하고 훌륭한 글 쓰는 법 대유행이라 할 만한데요. 저도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해서 몇 편의 글을 뽑아 본 적 있습니다. 완벽하다 할 수는 없겠지만, 아주 편리하게 좋은 글을 만들 수 있구나 부정할 수 없었지요.


다만, 인공지능이 작성한 글을 읽다 보면 '인공지능이 쓴 글이구나'라는 느낌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떤 언어를 기반으로 어떤 시스템에 의해 이런 글이 나오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무리 적절한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글에서 나는 '쇠 냄새'를 어쩌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인공지능 이용해서 한 편의 글을 쉽고 빠르게 뽑아낸다 하더라도, 반드시 자신의 힘으로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 '내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인공지능을 활용하더라도, 기계는 그 특유의 중복과 어설픈 표현을 드러낼 수밖에 없거든요. 다듬지 않으면 인공지능의 글이란 게 다 티가 납니다.


나이 팔십 넘은 어머니가 외출하는 나를 부르더니 한참 얼굴을 쳐다본다.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요즘 날도 더운데 너 얼굴이 좀 못하다 싶어 그런다고. 저녁에는 고깃국 좀 끓여먹자고. 오십 넘은 중년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팔십 넘은 어머니는 오늘도 걱정과 염려로 한숨을 내쉰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인공지능이 과연 이런 식의 글을 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어제와 오늘, 내가 보고 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메시지를 전하는 글을 쓴다면, 인공지능의 단순 명료한 글을 굳이 바랄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반면, 문법과 문장력이 약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깔끔하고 명확하게 풀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기본 전개에 있어서 인공지능의 도움 받는 것이 효율적이라 하겠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기계가 뽑아주는 글을 얼씨구나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자기 힘으로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지요.


인공지능 다음은 또 어떤 세상일까요? 아마 지금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그런 어떤 시대가 올 것이 분명합니다. 어떤 문명이 도래한다 하더라도, 인간은 반드시 인간다움을 지키면서 세상을 상대해야 합니다.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종속되지 말아야 하며, 귀찮고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배우고 익혀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더 없이 유용한 도구를 손에 쥘 수가 있는 거겠지요.


그러면서도, 사람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온정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는 누구라도 집에서 한 발짝 나서지 않은 상태로 평생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사람 손 한 번 잡아보지 않은 채로 기계와 마주하며 사는 인생을 과연 인생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뿐만 아닙니다. 그 어떤 문명이나 사람이나 상황이나 사건도, 그 자체로 최고나 최악은 아니지요.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중심은 항상, '나'여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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