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도 철학이 필요하다

경험, 그리고 메시지

Aug 11. 2025

맨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제가 살아온 이야기로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가슴 벅찼습니다. 이미 큰 실패를 통해 모든 걸 다 잃었음에도, 아직 여전히 내가 '나'로써 존재할 수 있다는 현실이 기쁘고 행복했지요.

문제는,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는 제가 쓰는 글에다 "경험+메시지"를 장착해야 한다는 거였지요. 경험이야 제가 겪은 이야기 그대로 다 쓰면 되었지만, 도대체가 이놈의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런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수감생활을 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글에다 메시지를 장착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만한 길이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오직 하나뿐인 길, 독서를 택했던 거지요. 이미 글을 오랫동안 써온 선배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이럴 때는 이런 식으로 메시지를 장착하는구나 하나하나 배우고 익혔습니다.

제 안에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마구 지껄이는 사람 많았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오직 하나밖에 없습니다. 제 삶의 경험으로 다른 사람 인생 돕겠다는 마음. 그 마음 하나로 글을 쓰고 책을 썼던 겁니다. 남들이야 믿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책을 읽을 때도 생각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이 작가는 어떤 식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있는가", 어떤 책을 읽든 이 사실 한 가지에 집중했었지요. 1년 6개월 동안 감옥에서 지독하게 책을 파고든 덕분에, 저는 비슷하게나마 메시지를 장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저만의 메시지 장착법을 연구하고 고민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오직 남을 돕기 위함이기 때문에, 메시지도 무조건 "쉽고 분명하게" 정리해야 했습니다. 글 쓰는 방법이 수 백 가지 있다 하더라도, 저는 저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경험을 담고 메시지를 장착했지요.

매일 책을 읽습니다. 그 책을 쓴 작가가 메시지를 장착한 과정과 결과에 집중하며 읽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명확한 메시지를 쓸 수 있을까. 만약 나라면 이 메시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읽고, 메모하고, 다시 생각하고, 정리하고. 매일 이 과정을 반복하며 독서하고, 그에 따른 결과물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이죠.

최근에 출간한 <요약 독서법>이란 책은, 바로 이러한 저의 의도와 노력의 결실입니다. 메시지는 쉽고 분명해야 하는데, 독서를 통해 메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책에 담긴 핵심 메시지를 빠르게 찾아내고 내 언어로 정리하는 요령과 기술이 필요했던 거지요.

독서가 인생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 많고, 실제로 성공한 사람 중에는 독서 덕분임을 강조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독서는 분명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필수 도구인 것이죠. 중요한 것은, 그냥 마구 읽는다고 해서 그 만큼 효과를 보지는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독서에도 철학이 필요하고, 독서에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요약 독서법>은 그 해답을 정리한 책입니다.

사업 실패하고 인생 쫄딱 망했을 때, 책을 통해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책 속에 담겨 있는 메시지 덕분에 지금의 삶에 이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남은 삶을 통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제가 받았던 것보다 선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메시지가 비단 책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사실, 책보다는 우리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일상 모든 순간에 메시지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수많은 주변 메시지를 보지 못한 채, 당장 눈앞에 닥치는 현실을 감정적으로만 해석하는 태도가 그 소중한 가치를 놓치게 만드는 것이지요.

유튜브, 책, 숏츠영상, SNS, 사람들의 대화 등에 포함된 모든 메시지는 결국 삶에서 비롯된 겁니다. 만약 누군가 눈 씻고 매일 매 순간 메시지만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세상 위대한 사람이 남긴 어록 못지않은 메시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제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