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정하면 얼마든지 수습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주말만 되면 타 지역으로 등산을 가십니다. 가입한 동호회도 많고, 고향 친구들과 가기도 하고, 예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하기도 합니다. 여든 다섯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등산하며, 멀고 높고 험한 산도 기어이 정상을 밟고 오십니다.
어느 주말, 새벽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그 날도 아버지는 등산 계획 있었지요.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 오늘 비가 많이 온다는데 어지간하면 하루 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오늘 비 안 온다."
베란다 밖으로 비 내리는 모습이 훤히 다 보이는데도, 아버지는 끝까지 "비가 오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노인 질병이나 뭐 그런 종류가 아니라, 단순히 비가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거였습니다. 무조건 등산을 가야 하니, 뻔히 비가 내리고 있는 현실을 대놓고 거부하신 거지요.
비가 내리고 있는데,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그 날, 아버지는 결국 비 쫄딱 다 맞고 등산도 제대로 못한 채 감기까지 걸려서 돌아오셨습니다. 열흘 넘게 고열 시달리며 크게 고생하셨지요.
괜히 무안해 하실까 봐 아무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또 같은 일이 생기면 저도 봐드리지 않을 겁니다. 비가 오는데 비가 안 온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비가 제법 오는구나 인정하고, 등산 운영팀과 상의해서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목적지를 바꿔도 되고, 그게 어려우면 예정했던 산 근처 식당 잡아서 하루쯤 잘 먹고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등산이 불가할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데, 무리하게 산에 오를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건강 위해 등산하는데, 무슨 사고라도 나면 다 망치는 거지요.
사업에 실패한 날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제 사업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그보다 몇 달이나 앞서 있었습니다. 분명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도, 저 혼자 비 안 온다며 고집을 부렸던 거지요. 결국 저는 파산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뭔가 망가질 때는 조짐이 있습니다. 그 조짐은 당사자가 분명 감지합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닥치는 어떤 조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세상에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는 지금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겁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문제를 인정하는 용기가 이후 발생하는 엄청난 사건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큰 방패막이가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말의 뜻은, 스스로를 무슨 하자 있는 존재로 여기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고, 또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를 인정하자는 뜻입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이지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쉬쉬하고 감추고 모른 척한다고 해서 내리는 비가 안 내리는 비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수습할 방법을 찾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는 자세로 사는 것이 인생 큰 문제 막는 최선의 길입니다.
사실, 나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남들이 비웃을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못난 존재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 동안의 주장과 고집을 꺾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요.
그러나, 한낱 자존심 따위 때문에 진즉에 막을 수 있는 문제를 키워 감당하기 힘든 사태를 초래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 아니겠습니까. 문제를 인정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의 일과 삶을 책임지겠다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태도입니다.
문제를 인정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입니다. 문제를 인정하는 사람이야말로 책임감 있고, 나아가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이 무한한 사람이지요. 뻔히 문제가 있는데도 없다고 우기는 사람은 결국 사고 터지면 도망가거나 변명하거나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기 급급합니다.
일시적 비난이나 조롱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문제 수습한 후 더 크게 성장하고 나면 그런 비난과 조롱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사태를, 제가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인생 통째로 무너지게" 만들고야 말았지요. 후회 막심합니다.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도록 할 겁니다.
요즘 제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인정합니다. 첫째, 나를 귀하게 여겨주는 이들을 소홀히 대했습니다. 둘째, 또 다른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소 게으름을 부렸습니다. 셋째, 엉뚱한 데 마음 빼앗겨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습니다.
이렇게 문제를 인정하고 나니까,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뿌연 안개 속을 헤매다가 뻥 뚫린 맑은 하늘을 보는 듯합니다. 당분간 총력을 기울여 문제를 수습하고,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겁니다.
대부분 사람이 자신에겐 아무 문제가 없고 상대방에게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말합니다. 마치 어린 아이처럼 "난 가만 있는데 쟤가 자꾸 저래요!" 핑계와 탓만 하는 거지요.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수습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해도 성과 내기 힘듭니다.
지금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는 무엇입니까? 분명 지금 부슬비가 내리고 있을 겁니다. 당당하게 인정하고, 수습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 막으면 성장합니다. 지금 부정하면 폭우 맞을 겁니다. 문제를 인정하는 습관이 인생 뿌리 뽑히는 사태를 막아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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