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6회 이은대 문장수업 후기
뉴스 보도처럼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글이 있습니다. 책 읽거나 영화를 본 후 소감을 전하는 글도 있고요. 나에게 일어난 어떤 경험을 전함으로써 내가 느낀 감정을 독자들이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는 글도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글이든, "나는 슬펐다"라고 쓴다 하여 독자도 똑같이 슬퍼하길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나는 슬펐다"라는 문장은 단순히 감정 단어를 사용하여 내 감정을 "설명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타인이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단순한 설명만으로 그 감정에 공감할 수 없습니다.
"나는 아프다"라는 문장과 "급하게 일어서다 문지방에 엄지발가락을 콕 찧었다"라는 문장을 비교해 보세요. 단순히 "아프다"라고 말할 때는 그런가보다 싶기만 하지만, 상황을 제대로 묘사하는 순간 마치 내 엄지발가락을 찧은 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슬프다, 아프다, 힘들다, 괴롭다, 우울하다, 불행하다, 짜증난다, 마음 아프다, 외롭다, 서글프다, 서럽다.... 많고 다양한 감정 단어를 그냥 쓰는 것은 작가 입장에서 쉽고 편리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암흑 세계 글이 됩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어야 합니다. "억울하다"라고 쓰지 말고, "동생 챙겨주려고 반찬 옮기다가 떨어뜨렸는데, 엄마는 나 보고 장난 좀 그만 치라며 혼을 내셨다"라고 쓰는 거지요. 감정을 직접 쓰는 게 아니라, 독자가 내 글을 읽고 나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도록 써야 합니다.
글을 쉽게 써야 한다, 문장을 짧게 써야 한다 등등 글쓰기 원칙들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독자가 내 글을 읽고 감정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글이 "쉽고 명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15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256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는 글쓰기에 대해 시연과 함께 자세히 안내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열심히 참여하고 공부하는 우리 작가님들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여기서 최선이란, 책 읽고 글 쓰고 연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명확하게 글 쓰는 방법을 알려줄 것인가'를 찾아 전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합니다.
주 1회 실시간 퇴고 시연을 통해 글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고치는 것이 더 나은가 공부하는 수업. <문장수업>은 세상 하나뿐인 '라이브 퇴고 쇼'입니다. 초보 작가들의 글쓰기 공부, 퇴고 공부에 더 없습니다.
매주 목요일 밤 9시. 256주. 5년 넘었습니다. 목표와 계획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꾸준히 지속"하는 힘이 가장 위대하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문장수업 함께 하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