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성격은 일하는 데 도움 되는가

각자의 성향대로

by 글장이


예민하지 않았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었다. 일을 하지 않거나 게으름을 피웠다는 말은 아니다. 주어진 일에 책임감 느끼며 일했다. 하지만, 일이 잘못되거나 문제가 발생할 거란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성격은 아니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내 성격은 점점 예민해졌다. 내가 다루는 일의 중요도가 커졌고, 함께 하는 이들의 직위가 높아진 탓이다. 사원 때는 보고서에 실수 하나 들어가도 프로젝트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 아니었다. 대리가 되고 나서는, 나의 실수 하나가 회사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나름 책임감 더 가졌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으나, 과장이나 부장으로부터 혼날까 봐 더 주의했다는 말이 맞는 표현이겠다. 아무튼 나는 갈수록 예민해졌고, 두 가지 나쁜 결과를 낳게 되었다.


첫째, 나보다 후배인 친구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연히 실수할 수 있다. 내가 예민해진 탓에 그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못했다. 주변 후배들이 나를 어렵게 대하기 시작했다. 소통의 어려움은 일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둘째, 나의 정신과 몸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었다.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들은 잘 알겠지만, 촉이 날카로워질수록 잠도 잘 못 자고 먹는 것도 시원찮다. 매 순간 업무에 관해 신경 쓰다 보니, 주말에 집에 있어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갈수록 몸과 마음이 상했다.


예민한 성격이 일의 성과를 더 낫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같이 일하는 후배들과 미묘한 문제가 발생했고,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사실만 보자면, 예민한 성격은 일하는 데 별로 도움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겠다.


두 번째 인생에서는 혼자 일한다. 일인 기업이다. 나 혼자 기획하고, 나 혼자 추진하고, 나 혼자 결과에 책임진다. 누구 눈치 볼 일 전혀 없다. 그래서 덜 예민한가? 전혀 아니다. 나는 과거 직장에 다닐 때보다 훨씬 더 예민해졌다.


혼자 일하기 때문에 예민한 성격이 다른 사람한테 피해 줄 일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라서 예민한 성격이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도 없다. 적어도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예민한 성격이 일인 기업 운영에 문제 되지 않는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자면, 예민한 성격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지만 않는다면, 일하는 데 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


글을 쓰자 했더니, "저는 좀 예민한 성격이라서"라며 쓰기 어렵다고 한다.


모임에 같이 나가자 했더니, "저는 성격이 좀 예민해서"라며 거절한다.


점심에 재래시장 가서 국수 먹자 했더니, "저는 좀 예민해서"라며 다른 곳에 가자고 한다.


화면 켜고 강의 들으라 했더니, "제가 좀 예민해서"라며 기어이 화면을 끄고 듣겠다 한다.


성격이 예민한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질 않는다. 다만, 자신의 성격이 예민하다는 걸 핑계나 이유로 삼아 소극적인 삶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신에게도 손해이고 남에게도 불편을 준다.


예민한 성격이 문제라면 바꿔야 한다. 문제 될 것이 없게끔 살면 바꿀 이유도 없다. 예민한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예민한 성격을 방어막으로 삼으려는 태도가 문제이다.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리더십 발휘하며 살면 된다. 내향적이라면, 혼자 있는 시간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면 그만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성향이 있다. 자기 성향에 맞게 삶의 태도를 맞추고 나름의 행복과 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굳이 자기 성향을 바꾸려고 애쓸 필요가 있겠는가. 나는 반대한다. 자기 성향은 곧 정체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장 나다운 모습. 성향이 바로 근원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기 성향을 어떤 일이나 관계에서 회피나 외면의 도구로 사용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외향적이라 못하고, 내향적이라 어렵고, 예민해서 힘들다 하면, 결국 다른 성향 가진 사람들이 알아서 하란 소리밖에 더 되겠는가. 예민해서 그렇다고?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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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더 더 철저히 예민해질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나 자신의 몸과 마음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더 열심히 예민하게 일할 작정이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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