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하고 가치 없는 것들에서 벗어날 결단
금요일입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도 적당히 내립니다. 아침 8시부터 지금까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강의 준비하고 글 쓰고 책 읽고 있습니다. 저한테는 일이기도 하고 여가를 즐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금요일 밤마다 술을 마셨습니다. 사실, 금요일뿐만 아니라 거의 매일 술을 마셨지요. 한두 잔 입만 적시는 게 아니라, 아주 작정을 하고 온 몸과 온 정신을 다 적셔버렸습니다. 흥청망청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기억을 죄다 잃을 정도로 만취했습니다.
2019년 9월 8일. 서울에서 작가 탄생 300호를 기념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금주를 선언했지요. 특별한 이유가 있긴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 방울도 술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오늘이 9월 12일이니까, 만 6년이 지났습니다.
제 삶에서 술이 사라졌고, 그 자리에 글쓰기와 독서와 강의 준비가 채워졌습니다. 사람들은 저한테 "술 끊었으니 심심하겠다, 재미 없겠다, 무슨 낙으로 사느냐" 따위 말을 합니다. 글쎄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저는 도대체 그 많은 세월 동안 왜 술을 퍼마셨는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첫째, 정신이 맑습니다. 사람이 원래 머리가 아픈 게 아니었구나.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이토록 머리가 맑고 개운한 것이 정상이구나. 정신이 맑으니 판단과 선택과 결정을 바르게 할 수 있습니다. 물건 잃어버리는 일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둘째, 사람 보는 힘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같이 술 나눠마시면서 부어라 마셔라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나면, 마냥 좋은 사람들이라 여겼습니다. 이제는 상대의 속셈이나 거짓부렁을 금세 알아차립니다. 사람한테 뒷통수 맞는 일 가끔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속절없이 당하지는 않습니다.
셋째, 온전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술 마실 적에는, 술 마시는 당일 시간 다 날리고, 다음 날도 숙취 때문에 절반 이상 날려버리곤 했습니다. 한 번 마실 때마다 이틀씩 제 삶에서 사라졌으니, 허공에 날려버린 인생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지금은 하루 모든 시간을 온전히 제 것으로 품습니다.
넷째, 저를 망치던 시간을 저를 성장시키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계속 술을 마셨더라면, 글 쓰고 책 읽고 강의 준비하면서도 얼마나 머리가 지끈거렸겠습니까.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다섯째, 삶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술 마시던 시절에는 그냥 오늘 하루 실컷 퍼마시고 즐기면 그만이란 생각으로 살았는데요. 지금은 어제와 내일을 살피면서도 오늘에 집중하며 살아갑니다. 제 삶의 큰그림을 늘 머릿속에 떠올리며, 하루하루 인생 목표에 근접해간다는 느낌으로 벅차게 살아가는 것이죠.
매일 술을 퍼마시는 사람들한테 당장 술 끊으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제가 그런 말 해 봐야 잔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테니까요. 술에 절어 사는 사람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오직 스스로 깨우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이것 한 가지는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사실이죠. 술 마시며 흥청망청 취하는 것도 일종의 쾌락이겠지만, 자기만의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 실행하며 인생을 조각해 가는 것도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입니다.
놀이공원에 가서 굳이 하나만 고집하며 탈 필요 뭐가 있겠습니까. 이것도 타 보고 저것도 타 보면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가장 신나는 놀이기구를 찾는 것이 현명한 태도겠지요. 잠시라도 술을 접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또 다른 인생 즐거움이 무엇인가 찾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제 삶에서 술타는 금요일이 사라졌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아무 쓸모도 없는 이야기 주절거리면서 부어라 마셔라 흥청망청 인생을 낭비하는 그런 시간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술을 적당히 해롭지 않을 정도로 마시면서 자기 할 일 똑바로 하는 사람도 많을 테지요. 그런 사람들에게 술은 인생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즐기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사람과 술의 주객이 바뀐 경우입니다.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이 사람을 마시는 상황이지요. 이런 사람은 위험합니다. 자기 삶도 잃게 되고, 정신도 온전치 못하며, 소중한 시간도 다 날리게 되니까요.
무슨 일이든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과음, 폭음하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자기 삶을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겠지요. 술을 끊은 후에 만난 멋진 삶을 한 번쯤 전하고 싶었습니다. 불필요하고 가치 없는 것들에 매달리는 때가 있습니다. 벗어나겠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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