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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못쓴다는 말을 다양하게 풀이하기, 어휘력

정확하게 무슨 말인가

by 글장이


"글을 잘 못쓰는데, 어떻게 하면 잘쓸 수 있나요?"

이와 같은 질문을 수도 없이 받습니다. 저는 글 쓰는 삶을 전하는 존재라서, 어떻게든 그들로 하여금 자신감 갖고 글 쓸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쓸 수 있는가 그 방법을 조목조목 알려주고 싶은 거지요.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른다는 겁니다. 상대는 자신이 글을 못쓴다 하였는데, 저는 그의 글이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물어야 합니다.


분량 채우기가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제 정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글감은 어디에서 찾나요?

한 편의 글을 좀 빨리 쓸 수 있는 방법 없나요?

남들이 내 글을 보고 뭐라 할까 두려워요.

시간 내기가 힘듭니다.


뭐가 됐든, 자신이 글을 쓰는 데 있어 어떤 문제과 고민이 있는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짚어 물어야만 제가 그에 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화가 나 있습니다. 왜 화가 났느냐고 물으니, "몰라! 그냥 화가 나!"라고 대답합니다.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화가 난 이유를 명확히 알면, 달래기가 한결 수월하겠지요. 그 이유를 모르면, 별 재롱을 다 떨어도 마음을 풀기가 힘듭니다.


글쓰기도 똑같습니다. 내가 정확히 어떤 점을 놓치고 있는가, 무엇이 가장 힘든가, 어떤 부분이 고민인가 정확히 짚어야 해결이 가능합니다. 그냥 "못쓴다" 이래버리면 어떤 조언도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표현은 중요합니다. 짜증 난다? 이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요? 속상하다, 서운하다, 섭섭하다, 억울하다, 분하다, 우울하다, 화가 난다, 배신감 느낀다, 서럽다, 서글프다, 슬프다, 괴롭다, 마음이 아프다, 답답하다, 막막하다, 실망이다, 절망스럽다, 고통스럽다, 덥다, 배고프다, 귀찮다.... 수도 없이 다양한 표현 중에 정확히 무엇인가 골라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표현이 정확해야 대안도 찾을 수 있습니다.


<아픔공부>라는 책을 출간한 적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아프다"라고 말하는데, 제가 보기엔 아픈 게 아니라 그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한 정도에 불과한 것 같았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무조건 "아프다" 해버리니까 마치 무슨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아프다"고 말하지 말고, 정확히 무엇이 어떠하다 표현을 바꾸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훨씬 덜할 수 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출간했던 거지요. 글쓰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무조건 "못쓴다" 단정짓지 말고, 정확히 어떤 점을 어떻게 어려워하는가 궁리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이 어려운가 하나하나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 과정을 귀찮아하고, 그 시간이 아무 의미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정확한 현상을 짚어내지 못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원인이 명확해야 해결책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작가는 단어를 다루는 사람입니다. 어휘를 가지고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문장으로 노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무조건 내용만 가지고 논할 것이 아니라, 단어 하나 문장 하나 꼼꼼하게 선택하고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연습을 해야겠지요.


최고는 역시 독서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어휘를 체득하는 것이 가장 바른 방법이고요. 아울러, 글을 쓰면서도 '이보다 더 적확한 어휘가 없을까' 고민하고 궁리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사전 찾아 보는 습관도 가져야 하겠지요.


이제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나는 글을 못쓴다."라는 표현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제 헷갈리지요? 잘 모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글을 못쓴다는 표현을 아무 생각없이 쓰다 보니, 정작 그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글을 잘쓴다 못쓴다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히 무엇인가, 그 메시지가 작가 의도 대로 전해지고 있는가,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가, 독자의 마음이 움직이는가, 독자가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명확한가. 이러한 것들이 훨씬 중요합니다.


막연히 "못쓴다"라는 말로 스스로 위축되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보다는,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하면 되는가 구체적으로 밝혀 공부하는 편이 지혜롭고 현명한 태도입니다.


표현을 명확하게 해야 생각도 분명해집니다. 생각이 분명해져야 행동도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정확치 않은 생각만으로 괜히 힘빠지면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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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못쓴다는 말을 정확하게, 다양하게 풀이해서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가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아는가, 이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앎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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