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이겨낼 힘이 있다
"죽고 싶다" 이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실제로 못할 짓을 스무 번 가까이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미치겠다, 환장하겠다, 못살겠다, 다 끝났다....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더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요. 결국은 다 견뎌냈습니다. 제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발휘해서 이겨낸 게 아니라, 시간 흐름에 따라 하루하루 살다 보니 결국 다 버텨냈던 겁니다. 그러니까, 제 입에서 나왔던 "도저히 못 견디겠다"라는 말은 실제로 아무 의미도 없었던 겁니다.
못 살겠다는 말이 오히려 저를 더 힘들게 했던 셈입니다. 차라리 그냥 "한 번 견뎌 보자!"라고 했더라면, 훨씬 덜 참담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여간해서는 뿌리째 뽑히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버텨내지 못할 것처럼 느낄 뿐, 실제로는 다 견딜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감옥, 그리고 막노동 현장을 전전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대체 사람이 어떻게 이런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는가 싶은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들, 결국은 다 견디고 버티면서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 말고도, 세상에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상처와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버티고 견디고 이겨내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과거의 저처럼 "죽고 싶다"라는 말을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그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강함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겁니다. 자신이 얼마나 강한 존재인가를 말이죠.
말을 바꾸는 순간부터 인생도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적어도, 지금을 견디는 힘이 더 솟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프고 힘들다는 이유로, 자꾸만 아프고 힘들다 말하면, 그 삶의 무게가 실제보다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는다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게 낫습니다. 생각이든 말이든, 나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 되지 않는 것은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해가 되는 생각이나 말은 더 얘기할 것도 없겠지요.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자면요. 제가 지금껏 살면서 겪었던 일과 일론 머스크의 그것이 객관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생각해 본 적 있습니다. 그가 이룬 업적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제 삶이지만, 각자에게 일어난 주관적 고난의 크기는 비슷할 겁니다.
저도 많이 힘들다 느꼈고, 그도 많이 고달프다 느꼈을 겁니다. 차이가 있다면, 저는 매 순간 힘들고 어렵다며 징징거렸는데 반해, 그는 (속으로야 무슨 생각을 했든) 겉으로는 의연하고 당당한 말만 했다는 사실입니다.
삶의 무게가 가볍다고 여기는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극복하고 이겨내는 사람들은 시련이 시련 같지 않아서 성취한 게 아니라, 칭얼거리지 않고 나아갔기 때문에 성공한 겁니다. 제가 투덜투덜 삶에 대해 비관적인 이야기를 쏟아내는 동안, 그들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간 것이지요.
힘든데 힘들다는 말도 못하냐?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테지요. 말해도 됩니다. 얼마든지 투덜거리고 한숨 내쉬어도 됩니다. 다만, 더 나은 자신이 되길 바란다면, 불평 불만 내뱉는 만큼 초긍정의 생각과 말도 못지않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허구한 날 자기 비하만 하고, 틈만 나면 자기 인생 비난만 하는 사람이 어떻게 더 나은 인생을 만들어가겠습니까. 아프고 힘든 순간에 힘 빠지는 거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그 와중에도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보자는 결의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떵떵거리며 살아도 봤고, 바닥에서 헤매기도 했고, 그리고 다시 일어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온 경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겁니다. 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든 상관없이,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결국 인생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작년 5월, 척추와 신경에 문제가 생겨 온몸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죽겠다 죽겠다 하니까 통증이 더 심해지는 듯했습니다. 마음 달리먹고 강의 시간 맞춰 집중하니까, 상대적으로 통증은 덜했었지요.
고난과 시련에 집중하면 더 힘듭니다. 주어진 몫의 다른 일에 집중하면 충분히 견딜 수 있습니다. 얼굴에 뭐 났다고 계속 신경 쓰면서 쥐어짜고 만지고 터트리면, 더 보기 흉하게 상처만 심해집니다. 무심하게 약만 발라놓고 다른 일에 신경 쓰면 상처도 서서히 줄어듭니다.
"아이고 죽겠다" 이 한 마디가 삶을 실제로 죽을 만큼 힘들게 몰고 가는 겁니다. 입 딱 다물고,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인생이라도 길이 트이게 마련입니다.
"죽겠다" 소리 좀 그만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충분히 강한 존재가 투정부리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습니다. 자신이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럴 만한 힘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 먼저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