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에서 살아가는 방법과 글 쓰는 법을 배운다
매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제법 길 때도 있고, 마침 제 시간에 맞춰 딱 도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름 사람들과 함께 타는 경우도 있고, 저 혼자 탈 때도 많습니다. 거울이나 스마트폰 보는 경우도 있고, 멍하게 있기도 하고, 어떤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트는 책을 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엘리베이터와 관련 있는 생각들이 글 쓰기에 도움 된다는 의미입니다. 일상 주변 모든 것들을 글쓰기/책쓰기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엘리베이터와 한 번 연결해 보겠습니다.
첫째, 층수 버튼부터 눌러야 합니다. 엘리베이터 타면서 층수 버튼을 누르지 않는 사람 있을까요? 몇 층 갈 것인가 누르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책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부터 정해야 합니다.
어떤 책을 쓸 것인가, 언제까지 쓸 것인가, 얼마나 쓸 것인가 등. 책 한 권을 쓰는 일, 마라톤과 비유하곤 합니다. 금방 끝낼 일이 아니죠. 긴 시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최종 목표와 중간 목표를 명확히 정해야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목표는 선명해야 합니다. 구체적이어야 하며, 기간이 명시되어야 하고, 결과를 가부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열심히 쓴다" 이런 건 목표가 아니라, 허상에 가깝습니다. 과녁을 쏘려면, 과녁이 선명할수록 좋겠지요.
둘째, 대기 시간을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 많은데요. 메모를 하거나, 생각을 정리하거나, 메시지를 중얼거리는 등 의미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책을 집필한다 해서 종일 글만 쓰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개인적인 일상도 있을 테고, 가족 문제나 직장 업무도 많을 것이며, 감정적인 문제에 휘둘릴 때도 없지 않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미루고 팽개치면, 글도 책도 결코 쓸 수 없습니다. 하루 중, 내게 어떤 일이 생기든 최소한의 쓰는 행위는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딱 세 줄이라도, 매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쓰지 않는 시간에도 글쓰기/책쓰기 생각을 붙잡고 있어야, 쓰는 시간이 수월해집니다.
셋째, 층마다 쪼개야 합니다. 20층에 가고 싶다 하여, 1층에서 20층으로 '순간 이동' 하는 엘리베이터는 없겠지요. 모든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 출발해 한 층씩 이동합니다.
책을 쓸 때도 다르지 않습니다. 총 40꼭지를 써야 한다면, 우선 한 꼭지씩 분리해야 하고요. 개인 사정에 따라, 하루 집필 분량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책 한 권 써야 한다는 생각은 부담스럽지만, 오늘 써야 할 분량만 따로 떼내 생각하면 부담이 한결 줄어듭니다.
무슨 일이든 나누고 쪼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꺼번에 다 해치우려는 욕심이 강박과 부담을 만들어냅니다. 최소 단위로 쪼개어, 매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성과 내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넷째, 엘리베이터를 '매일' 이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20층에 사는 사람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번갈아 이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일상처럼, 집을 나서면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는 거지요.
글쓰기/책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매일 써야 한다'라는 사실입니다. 초보 작가의 경우, 하루를 쉬면 그 하루 만큼 실력이 줄어듭니다. 헤밍웨이 같은 거장이야 3년을 쉬어도 얼마든지 다시 글을 쓸 수 있겠지요.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런 상황이 몇 가지나 있을지 의문이지만, 분량을 줄여서라도 매일 써야 합니다. 건너뛰는 날만 없으면 됩니다. 하루 딱 세 줄이라도, 매일 쓰는 습관을 들여야만 마라톤 완주 가능합니다.
다섯째, 지금 몇 층에 이르렀는가 확인해야 합니다. 3층, 5층, 10층, 17층... 그리고 20층. 엘리베이터 측면에 부착된 층수 안내판을 통해 지금 몇 층인가를 확인하는 거지요.
책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 집필했는가, 진도를 확인하며 쓰는 습관 가져야 합니다. 얼마나 썼는가 성취감 느끼고, 얼마나 더 쓰면 책이 되는가 동기 부여도 됩니다.
무슨 일이든 성취의 진도를 확인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그냥 막무가내로 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이를 '체계'라고 표현합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으로 하는 습관을 가져야 인생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글쓰기와 인생이 닮아서 <작가의 인생공부>라는 책을 출간했었지요. 일상 곳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마땅한가' 공부할 수 있고, 단 하루를 살면서도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가' 배우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