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쓰는 사람이다, 뇌에 각인하는 행위
어느 장소에서, 어느 순간, 떠오르는 단어나 구절을 그냥 적습니다. 예쁘게 잘 적을 필요도 없고, 삼색 볼펜으로 구색 갖출 이유도 없습니다. 메모는 일단, 그냥 메모일 뿐입니다. 메모하는 습관 없는 사람은 처음에 일단 '마구' 적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매일, 혹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자신이 메모한 내용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구 적은 단어나 구절 중에서, "확장 가능한" 것들은 따로 추출합니다. 나머지는 다 버립니다.
확장 가능한 것들은 문장으로 바꿔 씁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쓴 문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메시지"로 바꿉니다. 이 부분을 능숙하게 잘하기 위해서는 평소 독서를 많이 해야겠지요.
메모하는 이유는, '다시 보기 위함'이며 '확장하기 위함'입니다. 다시 보지 않고 확장하지 않을 거라면, 굳이 메모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메모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메모 습관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다시 보기'와 '확장'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글 쓰는 사람이라면 메모는 필수입니다. 종일 다른 일을 하고, 종일 다른 생각을 하면서, 밤 10시에 글 쓸 때에만 '작가 모드'가 된다면, 매번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질 없는 형편없는 기자들을 '기레기'라고 부릅니다. 그들조차 수첩 다 들고 다니는데, 작가가 꿈이라는 사람이 수첩 하나 들고 있지 않다면 생각해 볼 문제겠지요. 오늘부터 당장이라도 메모 습관 장착하길 바랍니다.
수요일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57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88기, 2주차" 함께 했습니다. 메모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메모를 한 편의 글로 연결하는 요령에 대해서도 시연을 포함하여 강의했습니다.
메모는 스스로 쓰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자각하는 도구입니다. '나는 쓰는 존재야'라는 사실을 뇌에 입력하는 수단입니다. 메모하다 보면, 사고력과 창의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정리할까 체계적으로 사고할 수 있기도 하고요.
글 쓰는 사람에게 메모는 만병통치약입니다. 메모하는 사람의 글은 다릅니다. 메모하지 않는 사람의 글에 비해 훨씬 정교하고 탄탄합니다. 무엇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일이지요.
다이소에 가면 참하고 저렴한 수첩 쌓여 있습니다. 다른 용도는 모르겠지만, 메모용 수첩은 절대 고급스러운 걸 살 필요가 없습니다. 생각 난 김에 다이소 쇼핑 한 번 다녀오면 어떨까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