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다는 기쁨
감옥에서 인생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글쓰기 분야 '바보'였습니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주제 정하는 방법도 몰랐고, 한 편의 글을 구성하는 법도 몰랐으며, 일상 경험과 메시지의 연결 고리를 찾을 줄도 몰랐습니다.
제법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당시의 저와 제 글을 보았더라면, 아마도 제가 작가와 강연가가 될 거란 말에 고개를 저었을 겁니다. 저는 부족하고 모자랐으며,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꿈을 꾸고 있었던 '초보자'에 불과했습니다.
만약,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초보 작가가 있다면, 꼭 한 번 물어 보고 싶습니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세상 어떤 분야에서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똑똑한' 경우가 있을까요?
맨 처음 볼링장에 갔을 때, 맨 처음 자전거를 탔을 때, 맨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맨 처음 헬스클럽에 갔을 때....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을 처음 시도할 때는 누구나 '멍청한 상태'가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시도라고 하고 도전이라 부르는 거겠지요.
'똑똑한 시작'은 없습니다.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 있습니까. 천재 혹은 영재라 불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희박한 확률을 일반화 하는 것은 성공을 로또 당첨에 비유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전혀 모르는 새로운 분야 일을 시작할 때, "멍청한 상태에서 조금씩 똑똑해져 간다"라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일수록 실력 쌓기 수월합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은 나아지기 힘들고요. 그렇다고, 자신을 계속 바보 취급하는 사람도 좋아지기 힘듭니다. 시도와 도전은 언제나 "나아지는 과정"입니다.
글쓰기/책쓰기 정규과정에 입과한 초보 작가들 중에는, 자신이 글을 잘 못쓴다는 사실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하는 사람 종종 있는데요. 만약 그들이 처음부터 글을 멋지게 잘쓴다면, 저처럼 10년 넘게 글 쓰면서 공부하고 노력한 사람이야말로 절망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시작은 늘 초라합니다. 그것은 실망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초보자로서의 특권입니다. 면허증 갖 따고 도로에 나오는 운전자들이 차 뒤에 "초보 운전"이라고 붙이는 건 일종의 특권이지요. 실수해도 용서 되는 것. 깜빡이를 켜지도 않은 채 차선을 변경해도 욕 먹지 않을 권리입니다.
초보자가 자신의 특권을 좌절로 여기는 것은 성장의 가능성을 스스로 뿌리뽑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마음을 좀 편안하고 느긋하게 먹을 필요가 있지요. 이제 막 시작했으니, 당장은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앞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저는 도통 머리가 나빠서 10년도 더 걸렸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1년 정도만 공부하고 연습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저처럼 10년 넘게 걸려도 사실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10년 내내 매일 조금씩 성장했으니까요. 그 모든 날들이 기쁨이었고 뿌듯함이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처음부터 제법 잘하는 사람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연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모든 사람은 모든 분야에서 초보자로 시작해 성장과 성숙을 거쳐 프로가 됩니다.
초보자는 모르고, 부족하고, 모자라고, 실수하고, 잘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초보자의 특권입니다.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자마자 갈비를 뜯거나 유창하게 말하는 아기가 있다면, 그것은 멋진 게 아니라 병원에 가 봐야 하는 거지요.
똑똑한 시작은 없습니다. 멍청함의 권리를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초보 작가라면, 어제보다 딱 한 가지 좋아진 점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하는 습관 가져야 합니다.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만큼 기쁜 일은 없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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