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외면하고 글쓰기
이유가 뭐가 됐든,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할 때는 무조건 글을 씁니다. 더러워진 기분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적습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인생 조언이나, 과거 저의 성취 또는 성장 경험을 주로 다룹니다.
이렇게 한 편의 글을 쓰고 나면, 조금 전 화가 나고 속상했던 기분은 거짓말처럼 가라앉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마음속에 가득 찹니다.
기분이 엉망진창인데 어떻게 글을 쓰는가.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 많을 겁니다. 질문을 바꿔 보겠습니다. 그럼, 글을 쓰지 않고 계속 엉망인 기분 상태 그대로 있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의미인가요?
자기 감정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실제로 그런 완전한 통제가 가능이나 할까요? 격한 감정에 휩싸이면 스스로 감정을 다룰 수 없어서 휘둘리게 마련입니다.
일단, 어떤 감정이 일어나면, 그 감정은 그대로 인정하고 그냥 둡니다. 나의 행동에만 집중하는 것이죠.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감정은 감정 대로 그냥 두고, 머리와 손을 글쓰기에 집중하는 것이죠.
기분 나쁜 상태로 밥은 먹을 수 있습니다. 기분 더러운 상태로 달리기도 가능합니다. 기분 더러운 상태로 어떤 행위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도 그런 행위의 일종입니다. 속상하고 화 날 때, 또는 다른 여러 가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일 때, 그냥 노트북을 열고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글 한 편을 적는 겁니다.
힘들고 아파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면, 그에게 어떤 말이라도 건넬 수 있겠지요. 힘 내라고 할 수도 있고, 나도 예전에 힘들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테고, 재미 있는 이야기로 웃길 수도 있을 겁니다. 뭐가 됐든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말을 건넬 수 있습니다.
그 말을 글로 적는다 생각하면 됩니다. 잘 쓰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멋진 말을 해야 한다는 강박도 가질 이유 없습니다. 힘든 사람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넨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만 하면 됩니다.
감정 격할 때는 쓰는 글은 책으로 낼 것도 아니고, 어디 공모전에 출품할 것도 아닙니다. 그냥 글쓰기 연습 정도로만 생각하면 됩니다. 글의 수준이나 형식 따위 전혀 생각할 필요 없고, 화 내거나 속상한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 될만한 글 쓰는 것이 낫다는 생각만 하면 충분합니다.
저는 욱하는 성격이 심했고, 누구보다 성질이 더러운 편이었습니다. 뭐 지금도 저를 보면서 여전하다 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요. 예전에 비하면 저 진짜 천사 다 됐습니다. 이렇게 격한 감정 가라앉히기까지 글쓰기가 큰 몫을 한 거지요.
감정에 휘둘릴 때 제일 힘든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글 쓰면서 마음 추스리게 되면, 인생 다른 분야에서도 효과가 나타납니다. 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일상 모든 곳에 적용되는 것이죠.
내가 내 삶을 주도할 수 있는,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감정이든 뭐든 휘둘렸다 하면 그건 노예의 삶이거든요. 내가 판단하고,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면 됩니다. 그것이 주도권입니다.
화가 나는데 어쩌란 말이야!
속상한데 어떻게 공부를 해!
짜증나 죽겠는데 글은 무슨 글이야!
이러한 표현이 바로 노예 근성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화, 속상함, 짜증 등의 감정이 나를 막아서는 것이고요. 나를 막아서는 그것들 때문에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거지요. 화, 속상함, 짜증이 주인이고, 내가 종입니다.
감정을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주 잠시라도 외면은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글부터 한 편 쓰고, 그 다음에 화를 내든 짜증을 내든 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글부터 한 번 써 보세요. 그러면, 다 쓰고 난 후에 감정이 확 줄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술을 비롯해서 과거 제 삶을 망쳤던 여러 가지 습관들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감정에 휘둘리는 거였습니다. 두 번째 인생 만나 지금까지 삶을 잘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은 것은 오직 글쓰기 덕분이고요. 그래서 저는, 더 많은 사람이 저처럼 글을 쓰면서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인생 주인으로 살아가는 기분이 썩 괜찮거든요.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글을 잘 써야 한다'라는 강박 때문에 쓰지 않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꼭 책을 출간할 목적으로만 글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책 출간은 글쓰기의 가치 측면에서 보자면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글쓰기는 나를 삶의 주인으로 만드는 도구입니다. 인생 주도권을 쥐게 만들어줍니다. 내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이 인생 모든 분야에서 자신감과 자존감 빵빵하게 키워주는 것이죠.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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