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마음을 푸는 일
수강생이 쓴 글에서 위 두 표현을 만났습니다.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음이 위축되었다, 마음을 치유하다'라고 쓰지 않고, '쪼그라들었다, 풀다'라고 썼기 때문입니다.
글을 글처럼 쓰기 위해 평소 사용하지도 않는 어색하고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경우 많은데요. 세상 가장 쉽고 편안한 어휘는 평소 입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표현입니다.
물론, 문학적인 글에서는 온갖 다양한 수식어나 수려한 표현을 쓰기도 하겠지요. 우리가 쓰는 글의 독자는 일반 대중입니다. 나와 비슷한 평범한 사람이 내 글을 읽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쉽고 편안한 어휘를 쓰는 것이 마땅합니다.
실제로 초보 작가의 경우 어휘가 그다지 풍부하지도 않습니다. 독서 등을 통해 어휘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도 틀리지 않았지만, 지금 내가 가진 어휘 수준으로 쉽고 편안한 글을 쓰는 것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글은 언어입니다. 언어의 본질은 전달입니다. 어떻게 해야 내 경험과 철학과 감정과 신념을 잘 전달할 수 있을가 고민해야겠지요. 그럼에도 많은 초보 작가가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말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글을 쓸 때에는 막막해합니다. 이는, 글을 글처럼 써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일단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백지를 채우고 나서, 나중에 퇴고할 때 구어체를 문어체로 약간만 수정하면 됩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28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263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쉽고 편안한 입말로 글을 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럴 듯한, 멋진, 아름다운, 세련된, 우아한, 그런 문장을 쓰려고 애쓰는 순간, 글은 어색하고 불편해집니다.
"심적 고통으로 말미암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마음이 아파 잠이 안 온다"
두 문장의 의미는 같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문장은 겉멋이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지도 않는 '심적 고통, 말미암아, 시달리고' 따위의 표현을 쓰는 바람에, 마치 헝겊으로 문장을 덕지덕지 붙여놓은 느낌입니다.
반면, 두 번째 문장은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읽힙니다. 속이 후련합니다. 해석할 것도 없습니다. 쉽고 명확합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초보 작가라면, 문장을 꾸미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에 집중해야 합니다.
초보 작가 마음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야 하는 단어는 '독자'입니다. 독자를 위하는 글, 독자를 돕는 글,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 독자가 술술 잘 읽을 수 있는 글, 독자가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글. 오직 독자만 생각할 때, 글쓰기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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