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어리석은 짓
수감 생활, 막노동, 그리고 폭음. 이 세 가지 원인으로 제 몸 속에는 염증이 많이 생겼습니다. 나이 들수록 몸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약해져, 피부 밖으로까지 염증이 발생하기 시작했지요. 일 년 중, 제 얼굴이 말끔한 때는 불과 며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강의하는 사람입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수강생들이 제 얼굴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직업입니다. 그런 제가, 얼굴에 자꾸만 상처와 염증이 생기니까, 제 입장에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곤 했습니다.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고, 염증에 좋다는 온갖 약과 음식을 먹기도 하고. 그렇게 염증을 가리기 위해 애쓰다 보니, 오히려 스트레스가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남들처럼 말쑥한 얼굴로 강의하고 싶은데, 자꾸만 여기저기 상처가 생기니까 곤혹스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일전에 아들이 화장대 거울 앞에서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 본 적 있습니다. 씻고, 드라이하고, 뭘 잔뜩 바르면서 모양을 냈습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저는, 내 아들이지만 제법 잘생겼구나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한참 거울 앞에서 머리 모양을 내던 아들이 갑자기 다시 머리를 감아야겠다고 하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뒷머리 아랫부분이 약간 삐뚤어졌다고 하는 겁니다.
암만 들여다봐도 어딘지 알아차릴 수가 없었고, 또 그만한 일로 뭘 다시 감으려고까지 하는지. 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야! 아무도 니 뒷머리 아랫부분에 관심 없어! 별 걸 다 신경 쓰고 난리야!"
미국 코넬 대학교 사회심리학자인 토머스 길로비치가 제안한 심리학 이론 중에 '조명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언제나 자신을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나 연예인처럼 불특정 다수에 의해 평가받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생각은 자신의 뇌가 만들어 낸 과장된 걱정이며, 실제로 다른 사람들은 나를 볼 때 내 생각만큼 나에게 관심을 많이 갖지 않는다는 것이 사회 실험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네, 맞습니다. 남들은 생각만큼 내게 관심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만 관심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학예회를 하면, 관객석에 앉은 부모는 '학예회'를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새끼'만 쳐다봅니다. 다른 애기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 아예 관심조차 없습니다. 오직 자신과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만 관심 있다는 뜻이지요.
'조명 효과'는 일종의 착각입니다. 다들 나만 쳐다볼 것 같고, 다들 내 흠만 볼 것 같고, 다들 나에 대해 평가할 것처럼 느끼는 심리 현상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전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수강생을 만나 "지난 번 강의 때 제 얼굴에 상처 크게 났던 거 기억하시죠?"라고 물어 보면, 기억한다고 답변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강의장에서 마주하는 그 순간에 상처를 보기는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강의를 듣는다는 얘기지요.
수강생들이 관심 가지는 건 제 얼굴이 아니라 강의 자료와 내용입니다. 그들은 공부를 목적으로 제 강의를 듣는 것이지, 제 얼굴 보려고 강의 듣는 게 아닙니다. 괜히 저 혼자 연예인병 걸려가지고, 남들이 내 얼굴 쳐다볼 거라며 혼자 스트레스 받고 난리 쳤던 겁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아무도 나한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무도 나를 연예인 보듯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최근에 만난 사람들의 외모에 대해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옷차림, 얼굴, 상처, 신발, 헤어스타일 등. 아마 정확하게 그 모습이 떠오르는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대부분 어렴풋하게 그냥 그 사람이었다 정도만 기억 날 테지요.
남들은 아무 관심도 없는데, 혼자서 '조명 효과'에 빠져 스트레스 받아가며 '남들이 나에게 주목할 것이다'라는 착각으로 살아가는 태도. 참으로 어리석은 짓 아니겠습니까.
얼굴에 난 상처와 염증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 시간에 강의 내용 하나라도 더 챙기고 강의 자료 한 장이라도 더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로 약 4년 흘렀는데요. 얼굴 상처는 여전하지만, 수강생은 배로 늘었습니다. 라이팅 코치, 자격 과정 등 사업도 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와 강연가의 본질은 남을 돕는 데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 인기 끄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나의 경험과 지식으로 다른 사람 인생을 돕는 것이 유일한 목적입니다. 본질과 목적에 반하는 엉뚱한 곳에 신경 쓸 때, 인생 공허해지는 것이죠.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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