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맨 처음 글을 쓸 때, 뭔가 찝찝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이야기를 대놓고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 과연 마땅한 일인가. 가족 생각은 않고, 너무 내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고 글을 썩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뭐 이런 잡다한 생각들이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도 찝찝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한가하게 책이나 읽고 있을 때인가. 읽고 나면 하나도 기억 나지 않는 이런 독서를 계속할 이유가 있는가. 책 읽는다고 무슨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잖는가. 별별 생각이 다 들어서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블로그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가 무슨 블로그를! SNS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소통을 한다고? 익숙지 않은, 태어나 처음 해 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영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마치 발가벗은 채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처음 하는 일치고, "앗싸!"만 가득한 일은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런 일이 있다고 우긴다면, 그건 그 사람이 큰 착각을 하고 있는 상태라서 실패할 확률이 매우 크다고 봐야 합니다.
해 보지 않은 일, 경험 없는 일, 잘 못하는 일, 어색하고 불편한 일. 이런 일을 시작할 때 찝찝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것은 신이 우리를 선별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하는가. 아니면 주저하고 망설이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하는가. 아니면 중도 포기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장을 보는가. 아니면 결국 물러서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 기어이 성공해낼 수도 있고 중도에 실패하거나 물러설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당연한 결과일 테지요. 허나, 주저하고 포기하고 물러서는 이유가 '찝찝한 기분'이어서는 안 됩니다.
불편한 감정은 새로운 도전에 착 달라붙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그런 감정을 핑계로 도전을 그만둔다면, 앞으로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역량과 소질, 비전 등에 따라 판단할 문제입니다.
어떤 일에 관심이 있고, 새로운 도전을 펼쳐 보고 싶다면, 시작과 동시에 불편한 감정이 들 거라는 짐작을 미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이걸 시작하면 당연히 빌런이 붙을 거야! 나는 그런 불편한 감정 따위에 휘둘리지 않겠어! 미리 결단하면 한결 수월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감정은 뇌에서 발산하는 일종의 신호입니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니까, 그걸 위험으로 인식하는 것이죠.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갑자기 새벽 5시에 일어나면, 두통부터 시작해서 몸이 찌뿌둥하고, 굳이 5시에 일어날 필요가 있는가 별 헤괴한 생각마저 들 겁니다.
실제로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뇌가 변화를 감지하고,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보내는 정상적인 신호일 뿐입니다. 그러니, 좀 찝찝하다 싶으면, '아! 뇌가 나를 지키기 위해 보내는 신호이구나!' 정도로 여기면 될 일이지요. 그냥 계속하면 됩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것은 신호를 잘못 알아차리는 현상입니다. 찝찝한 기분을 설렘과 기대 또는 흥분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무조건 성공할 거라고 생각지 말고, 그 일을 해 나가는 모든 과정이 기쁘고 행복할 거란 생각을 하는 것이죠.
새로운 도전이 나를 거듭나게 합니다.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일만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인생은 수월할지 모르나 활력은 찾을 수가 없겠지요. 뜨거운 열정 되찾고 활력 넘치는 오늘을 살기 위해서는,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