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제한적 신념, '영구화' 극복하기
제 글쓰기 실력은 형편없었습니다. 감옥에서 열 명이 함께 생활했는데요. 제가 쓴 글을 좌우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대답했었지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그들의 문해력은 지극히 낮았습니다. 학력도 낮았고, 독서 경험도 부족했습니다. 허나, 그들의 실력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노트 한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건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제가 글을 못썼기 때문입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불명확했고, 앞뒤 문맥도 엉망이었으며, 구성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제가 글을 쓰면서 저 자신조차 뭘 쓰는지 몰랐다는 뜻입니다.
글쓰기 실력은 변화합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아무리 형편없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 하더라도, 매일 꾸준히 읽고 쓰기만 한다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사람은 오감의 동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각이 발달해 있지요.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텍스트 정보가 뇌에 쌓이게 됩니다. "방과 후"라는 말을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꾸준히 읽고 쓰면서 자주 접하게 되면, 내가 내 글을 쓸 때에도 "방과 후"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다루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네, 맞습니다. 글쓰기 실력은 향상될 수 있습니다. 지금 내 글쓰기 실력이 아무리 형편없다 하더라도, 전혀 기죽을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글을 잘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쓰고 읽고, 읽고 쓰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실력을 쌓아나가면 됩니다.
단,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무작정 읽고 쓰기만 한다 하여 실력이 팍팍 느는 것은 아닙니다. 읽는 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이 있고, 쓸 때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글을 잘쓰기 위해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고 써야 합니다. 인간의 뇌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를 낳습니다. 그냥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잘쓰겠다 작정하고 읽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둘째, 의도적인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합니다. 책 한 꼭지를 읽었다면, 그와 비슷한 주제나 표현으로 내 글을 한 편 써 보는 거지요. 어느 작가가 '사과'에 대한 글을 썼다면, 내 삶의 경험에도 '사과'에 관한 내용이 있게 마련입니다. 의도적으로 읽고 써야만 실력이 좋아집니다.
셋째, 어느 정도 쓸 줄 안다 하여 학습을 게을리하면, 더 이상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너무나 많은 초보 작가가 이 단계에서 멈춥니다. 수 년 동안 글쓰기를 배우고 책을 몇 권이나 출간했어도 도무지 글쓰기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있는데요. 자신이 어느 정도 쓸 줄 안다고 생각한 탓에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은 탓입니다.
넷째, 공부를 멈추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글쓰기는 자전거 타기와 비슷합니다. 속도가 나면 힘이 덜 들지만, 멈췄다 하면 다시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글쓰기 공부는 일정 시점까지만 하는 게 아니라, 평생 지속해야 할 과제입니다.
다섯째, 자기보다 잘쓰는 사람 앞에서 겸손하게 배워야 하고, 자신보다 못쓰는 사람 기꺼이 가르쳐주는 태도로 임해야 합니다. 잘쓰는 사람 앞에서 자존심 상해 하고, 못쓰는 사람 앞에서 자랑질 하고. 이런 태도로 글 쓰는 사람은 실력도 늘지 않을 뿐더러 독자들 마음 얻지도 못합니다.
사람을 망치는 세 가지 습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나는 그저 글을 못쓸 뿐인데, 다른 일도 다 못한다고 판단해버리는 습성이고요. 둘째는, 나는 그저 글만 못쓸 뿐인데, 나 자신을 '글 못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습성입니다. 마지막은, 나는 그저 지금 글을 못쓸 뿐인데, 앞으로도 영원히 글을 못쓸 거라 단정짓는 습성입니다. 일반화, 개인화, 영구화 라고 합니다.
지금 제다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위 마지막 습성인 '영구화'에 해당합니다. 오늘 내가 쓴 글은 형편없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테고, 다음 달에는 훨씬 좋아질 것이며, 내년에는 더 없이 훌륭해질 겁니다. '영구화' 오류를 극복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시작하거나 아직 익숙지 않은 일을 할 때는 힘들고 어렵고 초라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요. 그러나, 멈추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고 훈련하며 이를 반복하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조금 시도해 보고 포기하는 사람들 보면 안타깝습니다. 저는 과거 크게 실패한 인생을 통째로 바꾸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한 일이라고는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강연뿐입니다. 엄청난 실력 덕분 아니고요. 그저 멈추지 않고 지속했던 게 전부이거든요.
달라지고 싶다면, 성공하고 싶다면, 어느 한 분야를 딱 정해서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속하길 권합니다. 아무리 세상 달라졌다 해도, 매일 반복하는 사람 이길 재간은 없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 요약 독서법 강사 자격 과정 : 제 2기 모집 - 11/22(토), 11/23(일) 각 시간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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