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지 말고 기록하세요
많은 사람이 새해 다짐이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지나치게 의욕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매일 A4 용지 한 장을 쓰겠다", "하루에 원고지 10매를 채우겠다" 등과 같은 목표가 대표적이죠.
목표 자체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우리 삶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가득 차 있으며, 이 변수 앞에서 거창한 목표는 오히려 글쓰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주범이 됩니다.
글쓰기 습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매일 쓰는 습관'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바로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최소 분량'을 설정하는 것이죠.
우리 뇌는 변화를 싫어합니다. 특히 매일 하던 일이 아닌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면, 뇌는 이를 에너지 소모가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강한 저항을 일으킵니다. 이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저항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작은 단위로 시작하는 겁니다.
글쓰기라는 행위가 뇌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는 '숨 쉬기'나 '양치질' 같은 일상적인 루틴으로 자리 잡아야 성공적인 습관이 됩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최소 분량'은 단순히 '조금 쓰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도저히 실패할 수 없는 분량'을 뜻합니다. 아무리 피곤하고, 아무리 바쁘고, 심지어 감기 몸살에 걸려 정신이 없더라도, 3분 이내에 해치울 수 있는 분량이어야 합니다. 이 분량은 의지력이 바닥났을 때, 오직 관성만으로도 실행 가능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이 최소 분량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10년 넘게 코칭한 결과를 통해 가장 강력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확인한 '최소 분량 설정 공식'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물리적 최소 분량은 단 3줄, 혹은 100자 이내입니다. 매일 써야 하는 물리적인 분량은 '단 3줄' 혹은 '100자'를 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분량은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쓸 준비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에 작성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3줄이라면,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단상일 수도 있고, 내일 쓸 글의 핵심 키워드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입니다.
이처럼 분량을 극도로 낮추면 얻게 되는 심리적 이득이 있습니다. '시작의 장벽'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글의 내용이나 질이 아니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 자체입니다. 3줄이라는 분량은 이 부담감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고, 일단 손가락을 움직이게 합니다.
둘째, 시간적 최소 분량을 5분 이내로 잡아야 합니다. 글쓰기에 할애하는 시간 역시 최소화해야 합니다. 하루에 글쓰기를 위해 '단 5분만' 투자하겠다고 약속하는 거지요.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5분, 잠들기 전 5분, 커피가 내려지는 5분 동안만 글쓰기 파일을 여는 것입니다.
5분이라는 시간은 일상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 완벽하게 통제 가능한 시간 단위입니다. 심지어 이 5분 동안 3줄 이상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5분 동안 쓴 글이 100자를 넘지 않아도 성공입니다.
목표는, '5분 동안 글쓰기 도구를 만지작거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5분이 지나면, 그날 글쓰기 목표를 100% 달성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아예 실패를 할 수 없는 목표를 잡는 것이 습관 잡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초보 작가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최소 분량을 설정하면 '성의 없는 글'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습관 형성 단계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최소 분량 설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연속된 기록'을 이어가는 것뿐입니다.
글쓰기 1일차, 2일차, 그리고 30일차에 걸쳐 달성 기록을 눈으로 확인해 보면 깜짝 놀랄 겁니다. 달성률 100%가 쌓여나가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됩니다. 우리 뇌는 '실패하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는 성공 경험을 통해 글쓰기를 긍정적인 행위로 인식하게 되거든요.
일단 키보드를 잡거나 펜을 들면 저항감이 사라져 5분이 30분으로, 3줄이 한 페이지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관성의 힘입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이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면 '계속하는 작업'은 훨씬 수월해집니다.
최소 분량 습관을 100일 동안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실천 팁을 알려드립니다.
첫째, '오늘의 3줄'을 위한 단 하나의 질문을 정해야 합니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마다 오늘 무엇을 써야 하나 고민하면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매일 동일한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최소 분량을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인가?
내일 글에 쓸 핵심 키워드 3개는 무엇인가?
현재 가장 고민되는 문제와 그에 대한 나의 단기적인 생각은?
단 하나의 질문에만 집중하면, 3줄/5분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사고의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오직 글 쓰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글쓰기 도구'에 대한 접근성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위해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면, 그것 자체가 저항이 됩니다. 스마트폰 메모 앱을 미리 깔아두거나, 혹은 노트북 바탕화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글쓰기 파일을 두는 게 좋습니다. 도구에 대한 접근성이 높을수록 습관은 쉽게 형성됩니다.
셋째, '성공 기록'을 시각화해야 합니다. 달력이나 앱에 매일 글쓰기를 완료했음을 체크하는 거지요.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든, 디지털 스탬프를 찍든, '연속된 줄'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줄이 끊어지는 것을 피하고 싶은 심리가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됩니다. 만약 하루를 건너뛰었다면, 다음 날 2회분을 몰아서 하려는 무리한 시도 대신, 다시 최소 분량으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시작하는 회복 탄력성입니다.
글쓰기 습관은 의지력이나 재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행동 경제학'의 문제입니다. 뇌가 가장 적은 에너지로 글쓰기를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금 당장, '도저히 실패할 수 없는' 물리적, 시간적 최소 분량을 설정하십시오. 그것이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주하고, 궁극적으로 책을 쓰는 작가로 거듭나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첫걸음이 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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