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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이 되기도 하고, 나쁜 세상이 되기도 하고

내가 사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

by 글장이


최씨 아저씨는 아버지 친구입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우리집 대소사를 다 챙겨주신 고마운 분이죠.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부터 "최씨 아저씨"라는 호칭이 입에 붙어 아직까지도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연락이 뚝 끊어졌다가, 최근 1년 사이 기적적으로 다시 소식이 닿았습니다. 합천 해인사 인근 산골에서 아주머니와 함께 '자연인'으로 지내고 계셨지요. 세 번 찾아가 뵈었습니다.


문중에서 내려준 최씨 아저씨 소유의 땅이 있는데, 외지 사람들이 시비를 붙여 지난 30년 소송에 휘말렸다 합니다. 결국 재판에서 이기긴 했으나, 오랜 세월 돈도 정신도 모두 말라버렸다 하네요.


더 추워지기 전에 부모님 모시고 다시 한 번 찾아뵐까 연락을 드렸습니다. 아주머니가 심장을 비롯해 여기 저기 건강에 문제가 생겨 서울에 있는 큰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어려울 것 같다"라는 말까지 들었나 봅니다. 아저씨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은대야. 내가 살아보니까 말이다. 내 마음이 편안하고 좋으면 세상도 참 참하게 보이는기라. 그런데, 내 마음이 불편하고 속상하고 화나면 세상이 지옥이 되는기라. 좋은 세상도 내가 만들고, 나쁜 세상도 내가 만드는기라. 니는 좋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데이."


오늘 아침에는 찬바람이 훅 불어왔습니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고작 도보로 5분 거리인데, 손이 시렵고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아 몸을 한껏 움츠린 채 걸었습니다.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는데도, 어떤 날에는 휘파람이 절로 나오고요. 또 어떤 날에는 속에서 천불이 나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오늘은 좋은 일이 많다,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이다"라며 중얼거립니다.


사실은, 내 마음이 좋아서 좋은 날이고, 내 마음이 불편해서 나쁜 날인 거지요. 신나고 즐겁고 행복한 날에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거슬리지 않습니다. 내 몸이 찌뿌둥하고 기분도 축 처진 날에는 누가 한 마디만 던져도 불같이 화가 납니다.


오늘이 좋은 날이 될 수 있는 건, 오늘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모두 내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만 마음을 주었지요. 그 마음으로 오늘을 만들고 세상을 만들고 인생을 만들라는 뜻이었습니다.


30년 동안 집도 절도 다 날리고 소송에 휘말렸던 아저씨의 삶을 짐작조차 하기 힘듭니다. 그 세월 동안 아저씨의 세상은 결코 환하지 않았을 겁니다. 마음고생 많이 해서 아주머니가 병에 걸렸다고, 아마도 그리 생각하실 듯합니다.


삶의 막바지에 이르러 지난 세월 후회로 가득하면, 그 인생 얼마나 아프고 괴롭겠습니까. 비록 재판에 이겼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악착같이 내 것이라 우길 것도 없고, 집착하며 지키려 애쓸 것도 없습니다. 마음 편한 인생이 최고입니다. 내가 사는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은, 내 마음을 지키는 것뿐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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