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때나, 시시때때로, 아주 조금씩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일단 책상부터 치워야 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하고, 수첩과 필기구를 옆에 두고, 바른 자세로 앉아 책을 펼쳐야만 독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래야 집중할 수 있고, 독서다운 독서를 하는 거라고 믿었습니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책상 위에 노트북 딱 펼쳐놓고, 반듯하게 앉아 초집중 모드로 키보드를 두들겨야만 글다운 글이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독서나 글쓰기를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을 반드시 내야만 했습니다. 틈새시간? 그런 건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자세 잡고 앉아서 집중해서 읽어야만 독서이고, 그렇게 써야만 글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4년쯤인가 전에, 아버지와 어머니 연달아 큰 수술을 받은 적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 한 명만 병원 출입이 가능했었지요. 당연히 제가 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곁을 지키는 동안 제 눈에 가장 많이 들어온 모습은 간호사들이었습니다.
볼펜을 여러 자루 가지고 다녔습니다. 아무때나 환자 만나면 그냥 적습니다. 병실이건 복도건 접수대건, 어디를 막론하고 그냥 수첩 꺼내 적습니다. 물론, 환자 상태를 면밀하게 적어두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겠죠.
이후로 저의 습관도 바뀌었습니다. 아무때나 틈 나면 그냥 읽습니다. 서서도 읽고 누워서도 읽고 앉아서도 읽고 화장실에서 볼 일 볼 때도 읽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때나 씁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열차, 버스, 길거리, 카페 등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그냥 씁니다.
11권 출간 저서 중에서, 앞서 출간한 6권은 자세 잡고 앉아서 쓴 책이고요. 나머지 5권은 언제 어디서나 틈만 나면 적어서 출간한 책입니다. 독자들 입장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틈새시간 이용해서 쓴 책이 부족하다는 생각 전혀 하지 않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준비하고 자세 잡는 사람 있습니다. 과거 저처럼 말이죠. 모든 준비가 확실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거지요.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책도 읽고 싶고 글도 쓰고 싶은데, 매번 그렇게 자세를 딱 잡아야 하는 거라면, 아마 평생 제대로 시간 못 내게 될 겁니다. 조금은 가볍게 여길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는 책만 있으면 되고, 글쓰기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됩니다. 그냥 쓰는 거지요.
독서에 있어 핵심은,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내 삶에 적용하는 겁니다. 백날 책 읽고 지식 쌓아도, 아무런 실행도 하지 않으면 읽지 않는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하철에서 서서 책 읽어도, 그 한 줄의 내용을 삶에 적용한다면 훌륭한 독서라 할 수 있지요.
글쓰기에 있어 핵심은, 언제든 고치고 다듬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른바 '퇴고'라고 하지요. 시시때때로 생각나는 내용을 몇 줄 쓰고, 나중에 따로 시간 내어 틈틈이 쓴 글들을 모아 정리하면 됩니다.
인생은 오직 '행동'으로만 결실을 만들어내는 여정입니다. 생각도 좋고 결심도 좋고 각오도 좋고 의지도 좋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이 다 무용지물입니다. 오직 행동뿐입니다. 재고 따지고 준비하지 말고, 지금 그냥 몇 줄 읽고 쓰는 거지요. 이것이 1년만 쌓여도 엄청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굳이 자세 잡고 앉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중요한 일을 할 때에만 제외하고, 아무때나 틈 날 때마다 조금 읽고 조금 쓰는 거지요. 그러다보면, 읽기와 쓰기가 습관이 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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